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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브랜더's 다이어리 #32.

이름처럼,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하나도 특별할 것 없는 익명의 사람들.

그런데도 빠져든다.

특별하지 않아서 차별화된다.


내가 글을 쓰기 위해선

누군가의 글에 댓글을 남기고,

그 댓글이 공감을 얻어야만 한다.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글을 읽게 되고

댓글을 달게 된다.

공감을 얻을만한 '착한' 댓글을.


익명이라서

무슨 얘기든 할 수 있게 된다.

아무말이나 하게 될 것 같지만

공감어린 댓글이 달리는 구조라 정반대로 간다.

착하고 따뜻하고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는 글들이다.


동의하든 하지 않든 '헬조선'으로 불리는 세상에서

이런 '착한' 서비스가 뜰 수 있을지 몰랐다.

겨우 출시 한달, 데이터를 본 일은 없지만

글 하나에 수천 개의 공감이 달리는 걸 보면

분명 성공이나, 작지만 큰.


글을 하나 올려봤다.

'가장 당신다운 적은 언제인가요?'라고.

하루 종일 알람이 울린다.

누군가 답한다.

'날 나답게 만들어준 그 사람을 만났을 때'라고.


나도 모르게 깊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답다는 건 내 안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무언가로 남을 수 있을 때 '진짜 내'가 된다.

혼자만의 생각을 정리하고

글이나 기록으로 남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상 속 사람들에게 나를 던질 용기가 있을 때

비로소 진짜 내가 누구인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그건 몰랐다.

익명의 나로도 익명의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음을.

누군가를 의식하지 않을 때 가장 나다워질 수 있음을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Around...

주위를 둘러보자.

나보다 힘들고 당신보다 벅찬 삶들,

그리고 기꺼이 그 삶들의 바다 속에 뛰어들어보자.

앱은 그저 작은 시작,

혹 아는가.

그 작은 시작 속에서

당신도 몰랐던 새로운 당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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