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대화는 티키타카다

축구에서는 짧고 정확한 패스를 '티키타카'라고 한다. 좁은 공간을 정교하게 헤집고 나아가는 이 기술은 멋진 슈팅만큼이나 아름답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선수들간의 '호흡'이리라. 오랜 훈련으로 단련된 강팀들은 패스를 하기 전에 돌아들어가고, 크로스를 날린 자리에 정확히 머리를 갖다댄다. 단 한 번의 터치로 공간을 만들어내는 패스는 경이로울 정도로 매력적이다.


대화도 마찬가지다. 쉴새 없이 이어지는 수다, 영혼이 오가는 대화는 아름답다. 티키타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 하면 '어'하는 대화는 프리미어 리그를 뛰는 선수들의 패스와 비슷하다.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듯 매끄러운 대화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말이 통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그래서 남녀를 불문하고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이 분야의 젬병이다. 내가 브랜드 전문지에서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받았던 피드백이 있다. 그것은 '점프'가 심하다는 것이다. 논리적으로 단계를 밟아 남을 설득하는 것이 아닌, 어느 순간 A를 말하다가 B를 말하는 비약을 많인 동료들이 지적하곤 했다. 그런데 똑같은 이야기를 아내와 친구들도 했다. 자주 맥락을 벗어난 주제를 던진다는 거였다. 그것을 온몸으로 깨닫게 된 것은 사실상 최근의 일이다.


그렇다면 이런 일은 왜 벌어졌을까? 나는 이 문제의 핵심이 '이기심'이라고 본다. 나에게만 몰두했을 때 이런 일이 벌어진다. 티키타카의 상대인 동료를 바라보지 않고 혼자만 드리블을 하는 것이다. 나의 동료가 어디로 패스할지를 알고 뛰어가는 사람을 우리는 '클래스가 다르다'고 말한다. 친구가, 동료가, 아내가 어떤 말을 할 지를 아는 사람은 영혼이 오가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올해는 나도 '대화의 티키타카'를 연습하고 싶다. 글을 쓰는 것처럼 말하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싶다. 가장 가까운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고 싶다. 그들과 마음이 뻥 뚫리는 유쾌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 결국 브랜딩도 사람들의 욕구와 욕망을 읽어내고 제품과 서비스로 채워주는 작업 아닌가. 세상 살아가는 이치는 어찌 이리도 단순하고 명확한 것인지.


왕도는 없다.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은 필연적으로 관심을 부른다.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무슨 말을 들을 때 행복해하는지, 지금 무엇에 목말라 있는지를 아는 것이 사랑 아닐까? 그런 사람들이 나누는 사랑의 대화가 티키타카다. 그것이 가능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름답다. 힘을 들이지 않는다. 와이프가 얼마 전 내게 한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나랑 이야기할 땐 힘을 빼. 너무 진지하지 말고. 공을 던질 때도, 노래를 할 때도 힘을 빼야 잘할 수 있대..."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