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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타스브랜드'를 아시나요?


부동산 투자회사로부터 브랜드북 제작 의뢰를 받았다. 업력이 17년이나 된 회사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프로젝트들이 보인다. 무엇보다 의뢰한 사람이 내가 일했던 '유니타스브랜드' 에디터로 일했다고 한다. 일하는 시기는 달랐지만 묘한 동지애가 싹터서 반가웠다. 동병상련이라고, 독하게 일했던 기억들이 묘하게 겹쳐지는 기분이었다. 아마도 신,구 에디터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나와 함께 일했던 에디터들과도 만나기로 했다. 그들과 헤어진지도 벌써 10년을 헤아린다니 만감이 교차한다. 그들의 생각이 궁금했다. 우리가 그토록 치열하게 이야기했던 브랜드에 관한 '달라진' 그들이 생각을 듣고 싶다. 이론과 인터뷰로 배우고 익혔던 내용들이 현업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새벽도, 주말도 없이 치열하게 일했던 그때의 기억들이 다시금 떠오른다. 저마다 쟁쟁한 브랜드에서 한자리씩 하고 있는 모습들이 대견하기도 하고.


추억팔이에 머무를 생각은 없다. 그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브런치에 연재하고 싶다. 뜻이 맞는다면 공저로 책도 써보고 싶다. 같은 회사에서 다른 시기에 일한 이들에 한 권의 책으로 만나 브랜딩을 이야기하는 것도 뜻깊지 않을까? 물론 요즘 마케터들은 유니타스브랜드를 모른다. 하지만 40대 이상의 마케터나  브랜더들은 분명 이 매거진의 이름을 기억할 것이다. 그들도 달라졌고 우리도 달라졌다. 그 적지 않은 시간의 간극을 메울 지혜나 인사이트는 과연 존재할까?


나이 50을 코앞에 두었지만 나는 30대의 나보다 지금의 내가 훨씬 좋다. 가슴뛰는 일과 만남이 이어지니 행복하다. 새벽마다 일어나 키보드를 두드려야 하지만 힘든지를 모르겠다. 요일별로 다른 일을 해야 하지만 부담은 훨씬 적어졌다. 그건 아마도 '나다운' 일을 찾아서겠지.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 행복한 일이다. 그 행복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그때 알았고 지금은 모르는 것, 지금은 알지만 그때는 모르는 것들, 그것들을 '브랜드'란 주제로 엮어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다. 우리 이야기를 들어줄 독자들이 아직 존재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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