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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당신에게 가장 재밌었던 일이 뭔가요?

"오늘 뭐 재밌는 일 없었어?"


한동안 와이프는 집으로 돌아온 내게 묻곤 했다. 하지만 단 한 번도 그 기준에 맞는 좋은 일을 이야기하지 못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와이프는 이후 나에게 묻는 대신 '웃대'와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를 수시로 드나들며 킥킥대기 시작했다. 요즘은 트랜스젠더인 '풍자'나 '권감각' 같은 유튜버의 방송을 틀어놓고 깔깔댄다. 언제나 결핍은 그것을 채울 방법을 찾게 마련이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달라졌다. 매일 세줄 일기를 쓰고, 감사일기를 쓰고, 감정일기를 쓰기 때문이다. 필사를 위해 밀리의 서재를 뒤적인다. 이 과정에서 나는 필연적으로 '어제'의 일들을 떠올린다. 어느 날인가는 감사할 일 한 가지가 떠오르지 않아 30분 이상 고민을 하기도 했다. 하루 중 감사할 일 세 가지를 찾지 못하다니... 그러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하루를 얼마나 '막' 살고 있는지를 말이다.


'관찰'은 꼭 대단한 작가나 마케터의 일만은 아닌 듯 하다. 중요한 것은 호기심과 기대 아닐까? 오늘은 무슨 재미있는 일이 있을까, 하고 기대하는 사람에겐 그 장면이 반드시 목격되기 마련이다. 신발을 사고 싶을 때 다른 사람들의 신발만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우리가 반드시 찾아야 할 것들 중 하나가 '재밌는 일'이 아닐까 싶다. 하루를 살면서 재밌는 일 하나 없는 삶은 그 자체로 불행한 일 아닐까? 아무리 화려하고 풍족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그래서 이 글을 읽는 여러분께 이렇게 묻고 싶다.


"요즘 당신에게 가장 재밌었던 일이 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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