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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B자 배우기' - 프롤로그

안녕하세요, 여러분. ‘브랜드 B자 배우기’의 저자 박요철입니다. 우선 와디즈를 통해 이 전자책을 펀딩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틀에 박힌 종이책이 아닌, 실시간으로 함께 완성해가는 이 책을 만드는 작업이 저 역시 즐거웠음을 이 자리를 빌어 꼭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아울러 이 책이 한 번의 작업으로 그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도록 계속 써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2008년의 어느 날이었습니다. 저는 ‘유니타스브랜드’란 브랜드 전문지에 에디터로 취업을 했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포털 사이트의 웹기획자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나이도 30대 중반, 말 그대로 브랜드의 ‘B’자도 모르면서 이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니 고생하는 건 당연했습니다. 주말에도 새벽에도 고민하며 글을 써갔지만 힘들고, 어렵고, 괴로웠습니다. 모르는 걸 쓰려니 어찌 그리 힘들던지요. 사실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되는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브랜딩이란 이론으로 배울 수 있는게 아니었으니까요.


이후 회사를 나와 ‘마리몬드’라는 스타트업에서 일했습니다. 정직원은 아니고 임시직 브랜드 컨설턴트로 회사를 도왔습니다. 그리고 2016년 12월, 저는 뜻하지 않은 독립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날의 생생합니다. 갑작스런 퇴사 소식에 와이프가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봐주었거든요. 판교에 있는 편의점에서 주말 밤샘 알바를 하는 자리였습니다. 월급은 90만 원, 생활력 강한 와이프 역시 일을 하고 있었기에 저는 그 다음 날로 어느 화장품 브랜드를 찾아갔습니다. 2,3년 전 회사로 ‘브랜드 스토리텔링’ 작업을 의뢰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는 회사에 의뢰한 의뢰라 비용이 맞지 않았지만 독립한 그때는 가능한 금액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회사 대표님은 제게 일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교육과 컨설팅, 브랜드북 작업까지 병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후로도 서너 개의 회사를 소개시켜주었지요. 제겐 정말 잊을 수 없는 은혜를 준 브랜드였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6년이 지났습니다. 햇수로는 7년차 브랜드 컨설팅 회사의 대표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4,50개 정도의 브랜드를 컨설팅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브랜드 네이밍에서부터 카피 라이팅, 스토리텔링, 브랜드북 제작까지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야말로 9년 간 배운 브랜드 이론을 현실에 적용하고, 확인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프로젝트가 성공직이었던 건 아닙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캔슬되거나 드롭되는 프로젝트도 몇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경력으로는 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회사 대표님들과 직원들과의 협업으로 해결하는 기쁨과 보람도 맛보았습니다. 걔중에는 아모레퍼시픽이나 LG하우시스, 키자니아와 같은 규모 있는 브랜드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우리가 이른바 ‘스몰 브랜드’라 부를 수 있는 작은 회사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이 책은 그들과의 브랜딩 과정을 통해 배운 지식을 총망라한, 저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 브랜드 관련 실전 경험서라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브랜드란, 브랜딩이란 일부 돈 많고 규모 있는 회사들의 전유물이 아니란 것입니다. 오히려 작고 이름없는 회사들이지만, 제가 배운 브랜드 이론을 현장에 적용하고 성과를 내는 스몰 브랜드들을 너무나 많이 만났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돈 없이도, 화려한 스펙을 가진 인력 없이도 충분히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입니다. 이 책은 그런 확신의 배경이 되는 다양한 이론과 실제 브랜딩의 경험을 가감없이 적은 책입니다.


주눅 들지 않았으면 합니다. 브랜드란 단어가 주는 ‘있어 보이는’ 어려운 용어에 압도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골목 깊숙한 곳에서 작은 카페 하나를 해도, 식당을 운영해도 브랜딩이 가능합니다. 왜냐하면 ‘브랜딩’이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이를 소비하는 소비자들의, 일종의 ‘관계 맺기’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사라아는 남녀가 만나서 서로를 알아갑니다(커뮤니케이션). 결혼을 합니다. (구매) 기념일을 채익거나 부부싸움을 합니다 (리뷰), 때로는 다른 브랜드로 옮겨 가기도 합니다. (이혼) 그리고 다시 그 브랜드로 돌아오기도 하지요. (재구매) 이처럼 어느 브랜드를 알아가는 과정은 결혼과 이혼, 재결합에 이르는 일련과 과정을 닮았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요? 재력 (가성비)도 중요하지만 신뢰와 진정성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가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만족한다면 그건 아마도 그 브랜드와 특별한 관계를 맺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여러분은 브랜드란, 브랜딩이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브랜드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이를 구매하고 소비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만들어낸 교집합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이 교집합을 효과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 회사는 제품과 서비스의 아이덴티티를 정립하고, 컨셉을 도출하고, 네이밍과 스토리를 만들어갑니다. 이 전자책은 이러한 일련의 브랜딩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할 것이며, 이를 설명할 다양한 케이스스터디와 관련 기사, 아티클을 함께 제공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이 책을 덮었을 때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리라 확신합니다. 그 결과 규모와 업력에 상관없이 강력하고 진정성 넘치는 브랜드가 더 많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저는 이 책의 마지막 작업, 즉 프롤로그를 쓰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분, 한 가지만 더 말씀드리고 이 책의 긴 서문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그것은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란 사람도 작지만,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평범하기 그지없던, 어쩌면 루저였던 저는 일상의 소소한 습관 만들기를 바탕으로 브런치에 글을 썼습니다. 이 글들은 나중에 ‘스몰 스텝’이란 책으로 엮어져 10쇄를 찍게 됩니다. 아울로 세바시 출연을 통해 이 책은 더욱 널리 알려지고, 이에 공감한 수많은 독자들과 컨설팅 의뢰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스몰 스텝’이란 키워드로 대표되는 ‘비버커뮤니케이션’이란 회사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비버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건축술을 가진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은 나뭇가지를 모아 강의 하구에 집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결과 유속이 느려진 주변은 다른 동물들이 살기에 풍요로운 환경이 됩니다. 제가 만든 회사는 이런 마음으로 네이밍되었습니다. 여기서 가지는 아주 작은 브랜드 하나하나를 의미합니다. 저는 이 브랜드들의 스토리를 수집해 글을 쓰고 책을 만듭니다. 그 결과 더 좋은 브랜드들이 더 많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그 결과 제가 꿈꾸는 좋은 브랜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이 생태계는 점점 더 넓어집니다. 제가 이 전자책을 쓴 이유는 이렇게 좋은 브랜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데 일조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우리도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우리는 세상에 내놓을만한 가치를 고민해야 합니다. 제품과 서비스 이상의 가치를 브랜드에 담아야 합니다. 그저 싸게 만들어 많이 파는 것은 마케팅입니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에 의미를 담아 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고 전달하는 것이 브랜드입니다. 그러니 이 책을 통해 우리 함께 그 ‘가치’를 고민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란 ‘인간의 욕구’입니다. 세상의 모든 브랜드는 인간이 가진 이 욕구를 채우기 위해 존재합니다. 만 원짜리 은반지 대신에 티파니의 실버링을 구매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티파니는 은으로 만든 반지가 아니라 평생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약속’이라는 가치른 전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댓가로 10배, 100배의 가격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숨은 욕구를 이해하고, 이를 제품화하고, 소비자들과 신뢰에 기반한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만들어간다면, 우리도 여느 대단한 글로벌 브랜드들처럼,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책이 그러한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작은 나뭇가지 하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바라는 세상은, 그렇게 우리가 갖고 싶은 좋은 브랜드가 많은, 선택지로 충만한 세상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 중 하나의 브랜드로 사랑받고 싶습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저를 ‘신뢰’하고 ‘관계’를 맺고, 심지어 ‘구매’까지 해주신 것처럼 말입니다. 여러분의 브랜딩 과정에 기쁨과 행복과 보람이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하는 바입니다. 감사합니다.





Contents


프롤로그


1장. 시장의 발견

1-1. 시대의 욕망을 읽어라

1-2. 나다운 것에 대하여

1-3. 라이프스타일을 판다는 것

* 브라운백 스토리

[부록] Trend in Article


2장. 컨셉 도출법

2-1. 컨셉이란 무엇인가?

2-2. 컨셉과 Do’s & Don’ts

2-3. 이기는 컨셉 도출법

* 룰루레몬 스토리

[부록] Cocept in Article


3장. 실전 네이밍 & 슬로건

3-1. 네이밍의 탄생

3-2. 사랑받는 이름의 조건

3-3. 네이밍의 실제

* 카페 진정성

[부록] Naming in Article


4장. 브랜딩 전략

4-1. 전략의 기원

4-2. 시장을 쪼개라, 최고가 되라

4-3. 꾸준함은 힘이 있다

[부록] Strategy in Article


5장. 브랜드 스토리

5-1. 그 누구도 아닌 당신의 이야기

5-2. 만들거나, 발견하거나

5-3. 고양이를 부탁해

[부록] Story in Article


6장. 브랜드 경험 (Brand Experience)

6-1. 스타벅스, 셰이렌의 유혹

6-2. 당신의 당근 온도는?

6-3. 그날 저녁의 연남동

* 룰루레몬 스토리

[부록] Brand Experience in Article


7장. 온라인 브랜딩 (Onlie Branding)

7-1. 호미에 열광하는 사람들

7-2. 유니타스브랜드와 5만 번의 ‘좋아요’

7-3. 당신의 브랜드는 안녕하신가요?

[부록] Online Branding in Article




* 이 전자책의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의 이메일 주소로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

hiclea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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