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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심장병에 걸린다구요?

닥터 키니의 다이어트 이야기 #01.

혹시 미국의 안셀 키즈란 사람을 알고 계세요? 지방과 심장병 간의 상관 관계에 관한 학계의 정설을 만들어어낸 사람입니다. 쉽게 말해 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심장병에 걸린다, 이런 굳건한 믿음을 만들어낸 사람이에요. 그는 유럽의 7개국 사람들의 식사를 연구한 결과, 과도한 육류(지방) 섭취로 인해 체내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그 결과 심장마비에 걸린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 가설은 미국 정부에 의해 채택되어 사람들의 식단을 바꿨습니다. 해산물과 야채를 주로 섭취하는 '지중해식 식단'이 유행한 것도 이 사람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연구에는 문제가 많았습니다다. 그는 훨씬 더 많은 나라의 연구 데이터를 갖고 있었지만, 자신의 가설에 맞지 않는 결과들은 모두 제외해 버렸습니. 그런데 영국의 유드킨 박사는 생각이 달랐습니다. 그는 폴란드와 독일 두 나라 모두 고기를 많이 먹음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사람들이 심장병에 훨씬 더 많이 걸린다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폴란드 사람들의 설탕 섭취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결국 지방이 아닌 과다한 당의 섭취가 심장병 유발의 진짜 원인임을 밝혀낸 것이죠.



이처럼 지방은 오랫동안 오해를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심장병의 주범은 지방이 아닌 탄수화물, 설탕 등에 포함된 과당이라는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점점 더 명확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연구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는 선명합니다. 건강한 식단을 통해 건강한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원래 다이어트란 말은 올바른 식습관을 말하는 단어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살을 빼기 위한 운동 정도로 그 의미가 퇴색해 버렸죠. 우리가 굳이 안셀 키즈와 유드킨의 연구 결과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콜레스테롤이 심장병 같은 혈관 질환의 주범이라고 믿어왔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기름기 있는 고기나 버터처럼 지방이 함유된 음식을 극도로 꺼려해왔습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는 이런 우리의 상식과 많이 다릅니다. 특히 콜레스테롤 그 자체 보다는 콜레스테롤의 '산화'가 더 큰 문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콜레스테롤의 산화는 포화지방산(삼겹살 같은 동물성 지방)보다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불포화지방산(식용유 등 식물성 기름)에서 더 쉽게 일어납니다.



불포화지방산은 빛과 열로 인해 산화가 쉽게 일어납니다. 이 과정에서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쌓이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어 미역국을 끓일 때 참기름으로 고기를 볶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차라리 버터로 하는 것도 맛도 있고 더 안전하죠. 하지만 사람들에게 이런 얘기를 해주면 기겁을 합니다. 지방 섭취로 인해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고, 그로 인해 심장병과 같은 혈관 질환을 야기한다는, 아주 오래된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우리가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것들이 잘못된 상식에서 기인했음을 발견하곤 합니다. 지방, 그리고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는 무려 1970년대에 행해진 안셀 키즈 박사의 박사의 잘못된 연구 방식에서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번 만들어진 선입견, 고정관념은 쉽사리 바뀌지 않죠.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 우리가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올바른 다이어트란 '올바른 식단'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아는 만큼 건강해질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시작을 지방과 콜레스테롤에 관한 오해로부터 시작한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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