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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비클, 스몰 비즈니스 클럽의 첫 번째 이야기

일요일 저녁 8시, 주말인데도 한 분 두 분 줌 화면 속으로 모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스비클의 첫 번째 줌 세미나?가 있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이게 뭐하는 모임이냐구요? 아주 작은 비즈니스 모델들을 서로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임입니다. 문득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듭니다. 우리는 지금 이렇게 서울 이태원은 물론, 전남 광양에 계신 분을 포함해 스무 명 가까이 한 화면에 모여 열띤 토론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주제는 뭐냐구요? 로컬, 그리고 커뮤니티 비즈니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해외 비즈니스 모델을 소개하는 조그만 스타트업과의 만남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아주 젊은 이 대표님은 전남 해남에 있는 아버지의 빈 집을 MZ 세대를 위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활용하기 원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세대는 아무리 시골이라도 환경이 좋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내부 인테리어까지 선뜻 투자하긴 쉽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했습니다. 문득 이런 곳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시골의 빈 집, 일종의 하드웨어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런 곳에 가장 필요한 바로 다양한 체험과 성장의 프로그램, 즉 소프트 웨어 아닐까요?


가장 먼저 들어오신 분은 제이든님입니다. 벌써 십대가 된 두 아이들을 '언스쿨링(Unschooling)'으로 키우고 계신 대단한 분입니다. 제페토에는 이분이 만든 아스빌리지라는 가상의 공간이 존재합니다. 거기엔 벌써 수 만 명이 모여 이분의 가족과 함께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시골에서 어떤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그런 곳을 필요로 하긴 할까요? 거기서 어떤 프로그램들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이미 그런 곳이 많지 않나요? 제이든님을 위시해 모두 스무 분 이상이 모니터 화면에 모였습니다. 신청자는 많았지만 주말 저녁에 몇 분이나 찾아오실까 했는데, 기우였습니다. 이내 줌 화면이 북적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찾아오신 분들의 면면이 다양하고 새롭습니다. 박경민님은 이미 이러한 커뮤니티 서비스를 기초로 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커뮤니티 운영자들의 커뮤니티, 즉 각각의 커뮤니티를 이끄는 분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담는 작업을 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이미 시골에 내려가 14년 째 지역 공동체를 만들고 계신 분도 계셨습니다. 우울증 극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혜림님, 이미 오랫동안 상담 일을 해오고 계신 연화님도 오셨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만들면서 농사가 아닌, 시골에서의 새로운 삶을 준비 중이신 지선님도 찾아오셨네요.


그렇습니다. 로컬에서의 삶의 가능성을 모색 중인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저 역시도 그랬거든요. 인터넷만 연결되어 있다면, 마당이 있는, 공기 좋은 바닷가 마을에서 일을 하며 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나는 자연인이다'를 열심히 보았는지도 모릅니다. 일종의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서의 가능성을, 시골이 아닌 로컬에서의 여유로운 삶을 꿈꾸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실체 없는 낭만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면에서 이미 제주에 집을 사고 비슷한 고민을 했던 연화님의 경험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자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전남 광양에 3만 평의 팬션을 가진 영균님이 우리를 초대했습니다. 이 고민을 이어갈거라면 실체가 있는 곳에서 함께 모여 고민을 이어가보자구요. 그러고보니 신기하네요. 이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까지 준비된 셈이니까요. 다만 저는 이러한 시도도 스몰 스텝으로 해보자고 했습니다. 오늘은 그저 첫 모임이었을 뿐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을, 수요를 타진해본 날이었습니다. 그런 날 치고는 성과가 제법 있었네요. 로컬에서의 자기 발견, 자기 성장을 고민하는 분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문득 오래 전 돌아가신 구본형 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 놀랍게도, 그는 벌써 20여 년 전에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셨거든요. 시골의 어느 펜션에 모여 자기 발견과 성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들을 실제로 했습니다. 이때 했다는 포도 단식은 선생님이 안계신 요즘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구본형 선생님의 제자들을 여럿 만난 바 있습니다. 문득 저도 그런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단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제가 꿈꾸는 로컬에서의 세컨드 라이프는 스몰 비즈니스로까지 연계하기 원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떠신가요? 제이든님은 24시간 논스톱으로 쉬지 않고 진행하는 스파르타식 자기 성장 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소리 없이 고개를 가로졌던 기혜님의 얼굴이 생각이 나네요^^ 경민님은 '워케이션' 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스비클만의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저희 집에서 가까운 판교의 스타트업들 찾아가 영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수한 사원들을 선발해 일주일 동안 지역에서 일하며 저녁마다 저희가 만든 프로그램에 참여해보는 겁니다. 어떤가요? 이런 이야기들을 듣고서 혹 가슴 뛰는 분들이 계신가요? 그런 분들이 계시다면 다음 모임에 혹 참여해보실 의향은 없으신가요?


모두들 백세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난리들입니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을 무얼 하며 먹고 살지 고민하는 일은 심각한 고민이기도 합니다. 저는 스비클에서 시골 생활만을 고민하진 않을 겁니다. 각각의 개인이 자기를 발견하고 성장시키며, 자기주도적인 저마다의 스몰 비즈니스를 도모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제가 바라는 건 그런 작지만 건강한, 좋은 브랜드들이 더 많이 탄생하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도 그 과정의 일부가 되어 그들을 돕고 싶습니다. 이른바 좋은 브랜드 생태계를 만들어, 저 역시 그곳에서 저의 존재 가치를 발견해가며 어울리고 싶고 성장하고 싶습니다.


이제 첫 모임입니다. 혹 기회가 된다면 광양에서 두 번째 모임을 진행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누군가의 필요에 가닿지 않는다면 언제고 사라질 모임이기도 합니다. 어떤 비즈니스건 중요한 건 사람들의 숨은 욕구를 발견하고 이를 채우는 것이니까요. 만일 그런게 비즈니스라면 우리는 적어도 그 '가능성' 하나만큼은 충분히 발견했다 싶었습니다. 이 모임의 마무리는 너무나도 이런 공동체를 갈망하는 정은님의 노래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정은님은 자신이 운영하는 이태원의 작은 선술집에서 기타를 들고 직접 작사 작곡한 노래를 들려주었습니다. 저는 문득 이 노래를 줌이 아닌 지방의 어느 시골집 마당에서 듣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떠신가요? 과연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도대체 이 모임은 어디로 흘러갈까요? 저는 기대되는데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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