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혹시 경복궁 영제교 금천에 네 마리의 해치 석상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런데 그 중 한 마리는 혀를 내밀고 있다네요. 신기하지 않나요? 조선의 수도가 한양으로 천도된 해인 1394년, 이 해치 석상도 함께 만들어졌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 해치는 어떻게 조선 왕궁의 상징적인 동물이 된 것일까요?
해치는 선악을 판단하고, 재앙과 화재를 막아주는 전설의 동물입니다. 복슬복슬한 비늘, 둥근 이빨, 커다란 몸, 거기에 혀를 내밀고 있는 형상까지... 왠지 모르게 사람들을 좋아할 것 같은 이 동물에 관심을 보인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 혀를 내민 동물에 '메롱해치'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바로 김유신이라는 웹툰 작가였습니다.
사실 이 메롱해치를 알게 된 것도 어머니께서 경복궁을 소개하는 해설가로 활동하셨기 때문이에요. 이 웹툰 작가는 생각했습니다. 경복궁을 비롯한 전통 소재를 적극 활용해 궁궐의 모습이 보다 편하고 재밌게 전달되기를 바란 거죠. 그래서 조선의 왕과 이 메롱해치의 티격태격하는 관계를 가상으로 설정해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굿즈를 만들었죠.
저는 이 브랜드를 2022 한류연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지원사업인 'CAST'에서 만났습니다. 일종의 자문위원으로 반나절의 시간을 함께 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직접 만나보니 훨씬 더 매력적인 캐릭터와 브랜드인 겁니다. 경복궁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궁궐이잖아요. 그런데 여기에 살아 있는 가상의 이야기를 더하니 훨씬 더 매력적인 공간이 되더군요. 혀를 내민 해치라니... 상상만 해도 즐겁습니다. 거기다 임금님과 장난을 주고 받는 그런 친근한 캐릭터라니 더욱 매력적입니다.
저는 이 분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경복궁을 시작으로 사대문 안의 다양한 전통 문물들을 시리즈로 소개해보자고 말입니다. 그 다음에는 이 메롱해치가 주인공이 되어 지역의 명물들과 콜라보를 해보는 건 어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문득 엄청난 인기를 한 몸에 받았던 펭수가 생각이 났습니다. 펭수도 그 친근하고 발랄한 이미지 때문에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잖아요. 혀를 내민 해치라면 충분히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겁니다.
혹시 전통의 소재를 가지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시는 사장님이 계신가요? 지역의 특산물이나 기념품 등으로 사업을 해보고 싶으신 분은 안계신가요? 그렇다면 이 메롱해치를 찾아 역으로 콜라보를 제안해보면 어떨까요? 이들은 이미 캐릭터와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브랜드의 이미지를 활용한다면 분명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마케팅과 프로모션이 가능할 거에요. 신생 기업이니 비용에 대한 부담도 훨씬 덜할 거구요.
물론 메롱해치는 세련된 이미지를 가진 현대의 캐릭터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캐릭터보다도 한국적이고 친근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 특유의 해학과 생동감이 숨쉬고 있어서 더욱 매력적이구요. 그러니 브랜드 스토리에 목마른, 지역과 전통을 소재로 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면 이 메롱해치에 제안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콜라보가 될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