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K님을 만났습니다. 누구나 아는 대기업은 아니지만 상장사에서 20년 가까이 정말 열심히 일하셨더군요. 지금은 퇴직 후 희망재단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계십니다. 회사를 나온지 겨우 석 달 정도 되셨는데 벌써 지원 사업에 합격을 하셔서 제게 도움을 청해오셨습니다. 그런데 만나고보니 비슷한 연배고 해서 짧지만 수다를 떨고 왔습니다. 공감하는 부분이 너무 많더라구요.
우리 나이 40대 중후반이면 임원이 되거나 회사를 나와야 합니다. 이른바 인생 후반전을 기획해야 하지요. 왜냐하면 퇴직하고도 최소 1,20년은 계속 일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 때는 또 한 번 계급장을 떼고 일해야 합니다. 아무리 대기업이라 해도 퇴직하면 이전의 명함은 휴지가 되고 맙니다. 이전에 다니던 기업의 아우라 없이 새로운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럴 시간이 너무 없습니다.
사실 K님은 그저 인생을 '열심히'만 살아오신 분입니다. 퇴직한 후에도 주 90시간을 일하는 분입니다. 얼추 일주일 내내 10시간 이상을 일하고 계십니다. 주말에도 새벽 5시에 일어나시는 분이니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인생이 어디 '성실함'만 가지고 되던가요. 정말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진짜 천직을 찾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드렸습니다. 다행히 미팅을 하고 나올 때는 표정이 2배는 더 밝아지셨어요. 이럴 때면 정말 무한한 보람을 느낍니다.
저는 한편으로 이런 고민을 풀고 싶습니다. 창업 지원 시장이 너무 왜곡되어 있습니다. 창업자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들이 아닌, 지원 사업을 지속하기 위한 또 하나의 사업을 하는 곳이 너무 많습니다. 마치 엄마 아빠도 부르지 못하는 친구들에게 문법을 가르치는 형국입니다. 창업을 준비하고 지원과 투자를 받고 제품과 서비스를 런칭하기까지 챙겨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처음 해보는 일이니 모든 것이 서툽니다. 하다못해 사업자 등록조차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들에게 최적화된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요?
그래서 K님에게 창업 과정의 경험담을 특강 형식으로 준비해달라 했습니다. 이렇게 준비성이 철저한 분이니 창업에 관련된 지식들을 적지 않게 알고 계시리란 생각 때문입니다. 마치 뼈대를 만들고 살을 붙여 나가듯 스몰 비즈니스의 창업 전반에 관한 '여정 지도'를 그려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에 맞는 전문가들을 초빙해서 세부적인 그림을 함께 그려보려고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제 막 퇴직해서 막막한, 창업의 길을 걸었으나 무엇부터 해야할지 모르는, 그런 분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오늘 K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창업자들에게 필요한 건 전문가가 아니라 '공감'을 해주는 사람이라고. 저야말로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제 막 창업을 한 분들은 얼마나 불안하고 막막할까요. 브랜딩의 기본이 사람들의 문제와 욕구를 해결해주는 것 아니던가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미팅은 꽤 의미있었습니다. 생생한 고객의 니즈를 실제로 대면하는 시간이었으니까요. 그리고 이런 분들과 함께 '창업 여정 지도'의 커다란 퍼즐을 하나씩 맞춰볼 생각입니다. 어떤가요? 혹 이런 필요를 느끼신 분이 주위에 계신가요? 그런 분들이라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재밌게, 함께 협업할 생각이 얼마든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