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5. 컨티뉴
1. 세계적으로 친환경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패션 업계에 '업사이클링' 바람이 불고 있다. 업사이클링'은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recycle) 합성어로, 버려지는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담아 다른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것을 뜻한다. 새로운 디자인과 기능을 더해 전혀 다른 제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단순한 재활용과는 다르다.
2. 방탄소년단의 리더 RM이 랩몬스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지난 해 10월 유럽 여행에서 메고 다녀 화제가 된 가방이 있다. 신생 브랜드 ‘컨티뉴’의 ‘엘카 백팩’으로 폐차 시트 가죽을 재가공해 만든 가방이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 돈 주고 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RM에게 “역시 개념돌(개념있는 아이돌)”이란 칭찬이 쏟아졌고, 단종됐던 백팩은 국내외 주문이 이어지며 재출시됐다.
3. 컨티뉴의 최이현 대표(37)는 영국 유학 시절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는 “정말 아끼던 차가 있었는데 주차해 놓은 사이 누군가 뒤에서 심하게 받고 도망을 가 폐차해야 할 상황이었다”며 “너무 아까워서 차량 시트를 뜯어와 집에서 소파처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을 공부하던 친구들이 이걸 보고는 ‘가죽이 정말 좋다’며 다른 걸 만들어 보라고 해서 그때 가방을 만들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4. 미국 리즈대에서 공부했던 최 대표의 석사 논문 주제도 ‘한국 자동차 업계의 사회적 책임’이었다. 그는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0만 t의 자동차 폐기물이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의자 가죽 시트, 안전벨트, 에어백 등 재활용되지 않는 폐차 쓰레기를 이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게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5. 2013년 말 귀국한 최 대표는 이듬해부터 본격적으로 창업을 준비하며 폐차장을 돌아다녔다. 폐차장 사장들은 ‘차량 시트를 달라’는 부탁을 들은 척도 하지 않거나 터무니없는 가격을 내고 가져가라며 코웃음을 쳤다. 직접 전문가에게 평가받고 싶어 2014년 소셜벤처 경진대회에 나가 장려상을 받았다. 팀원을 모아 2015년 6월 모어댄을 창업했다.
6. 창업 후 8개월 만인 2016년 2월 백팩 100개를 시범적으로 만들어 판매했는데 사흘 만에 다 팔렸다. 대량 생산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했고 같은 해 9월에 10개의 제품을 선보였다. 가방을 구매한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가 좋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2018년 재 생산되는 가짓수만 120여개. 이 제품들은 인기 아이돌 그룹 BTS의 멤버 RM,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태원 SK회장 등이 구입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7. 차량용 시트에 사용하는 천연 가죽은 일반 가죽보다 4배 비싸다. 사람이 매일 앉아야 하니 내구성이 강하고 생활 방수도 된다. 구김이 가지 않은 의자 등 쪽 가죽과 헤드레스트(머리 받침 부분)를 사용한다. 수거된 가죽들은 세척-다림질-분류 등의 과정을 거쳐 국내 유명 가방을 제작하는 공장에 전달한다. 그곳에서 가방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가방을 만든다. 재료 준비 2개월, 가방 생산 2개월. 하나의 백팩을 만들기 위해 총 4개월이 걸린다.
8. 보통 가죽을 염색할 때는 다량의 화학약품이 사용되고, 냄새가 심해 물 세척을 대여섯 번 정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컨티뉴’ 제품에 사용되는 가죽은 따로 염색을 하지 않고 가죽의 원래 색상을 살린다. 가죽에 밴 담배 냄새 등을 지우기 위해 베이킹 소다, 울샴푸 등을 이용한 세제로 가볍게 한 번 물 세척을 할 뿐이다. 최 대표는 “백팩 하나를 만들 때 물 1642L가 절약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 공식 웹사이트
* 내용 출처
- https://bit.ly/3wBMCs5 (한국일보, 2018.03)
- https://bit.ly/3dRwg83 (동아일보, 2018.06)
- ttps://bit.ly/3Tj3C05 (매일경제, 2018.07)
- ttps://bit.ly/3PQKbso (아시아경제, 2018.09)
- https://bit.ly/3QXPYxI (더스쿠프, 2021.03)
- https://bit.ly/3CEzrKS (투데이에너지, 2021.06)
- https://bit.ly/3Rj3ko8 (이데일리, 20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