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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이 아닌 '업'을 찾아라

우리나라에선 모르는 사람끼리 서로 만나 자기 소개를 할 때 재미있는 일이 일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가 아닌 ‘저, 삼성전자 다녀요’와 같이 직장을 먼저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직장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영어 표현 역시 ‘당신의 직업이 뭔가요?’가 아니라 ‘무슨 일을 하세요?’이다. 그래서 외국인들은 무슨 엔지니어다, 무슨 디자이너다, 이렇게 이야기한다. 이 둘의 차이는 바로 ‘직(職)’과 ‘업(業)’의 차이에서 온다.


그렇다면 이 둘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지금 다니는 직장을 명함 없이 소개할 수 있다면, 그는 자신만의 ‘업’을 가진 사람이다. 만일 특정 직장의 특정 직급을 이야기하지 않고서는 자신을 알릴 수 없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업’을 모르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은 우리가 말하는 브랜드가 아니다. 자신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타인에게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직’이 생계를 위해(이것도 중요하다) 필요한 것이라면 ‘업’은 그 이상의 어떤 가치를 추구한다는 데 가장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업을 발견하려면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런 가치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남들이 나한테 '잘한다'고 말해주는 것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빨리 배우는 것들이 있다. 지속적으로 성공하게 되는 영역들이 있다. 성공의 경험이 많은 것들이 있다. 상대적으로 더 몰입하게 되고 성장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이런 경험들을 찾는 것이 자신을 '브랜딩'하는 첫 단추이다. 그저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저 좋아하기만 하고 잘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직업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앞서 얘기한 여러가지 툴들(브랜드 컨셉휠, 세줄 일기, 경험 쪼개기 등)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핵심은 자기 성찰이다. 자신에 대한 정보를 많이 가질수록, 자신에 대한 이해가 클수록 자기를 브랜딩하는 일은 쉬워진다. 남들보다 빨리 배우는 일, 지속적인 성공의 경험, 더 쉬운 몰입 그리고 사람들이 내게 고마움을 표하는 영역들을 지속적으로 찾아보자. 그 안에 당신만의 '천직'이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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