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달리는 방법을 찾습니다

나는 매일 습관처럼 '매불쇼'를 듣는다. 매불쇼를 모른다고? 그럼 당신은 매우 바쁘거나, 매우 행복하거나,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우울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팟캐스트이자 유튜브 방송이니까. 어디 이뿐인가. 대한민국엔 수많은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넘쳐난다. 와이프와 아들은 '웃긴 대학' 소속이다. 다만 몇 초라도 키득이기 위해서 사람들은 이런 사이트들을 찾아다닌다. 이게 다 사는 '재미'가 부족한 탓이다. 스스로 재미를 찾지 못하니 '압도적 재미' 매불쇼를 찾아다니는 것이다.


내게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뭐냐고 묻는다면, 매우 많은 욕 먹을 각오를 하고 '글쓰기'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이건 사실이다. 나는 한 편의 글을 쓰는게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타고난 소질도 좀 있는데다, 20년 가까이 관련된 일을 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도 물론 있다. 그건 바로 '달리기'다. 의사의 권고와 협박을 받고도 여전히 어려운게 '달리기'다. 심지어 '걷기'도 힘들어 한다. 몇 번이고 다짐을 하지만 매번 실패한다. 최근에도 사흘을 걷고 사흘을 쉬었다. 왜 나는 남들이 어려워하는 글쓰기는 쉽게 하면서 달리기는 어려워하는지 고민해보았다. 결론은 간단했다. 이게 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달리기는 재미가 없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같은 풍경을 바라보고 30분씩, 때로는 한 시간씩 달리는 일만큼 재미 없는 일도 없다. 그래서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이며 팟캐스트며 유튜브를 다양하게 들어본다. 그런데 그 때 뿐이다. 걷고 달려야 하는 시간이 오면 어떻게든 핑계부터 찾는다. 어제 밤에는 비가 와서 어찌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날씨 탓을 하고 굳이 달리러 나가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다. 세상 일이 어떻게 다 재밌냐고 뭐라 할 사람도 있겠지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오래도록 계속하려면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뭔가를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은 그것에서 재미를 찾은 사람들이다.


굳이 어렵게 사례를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내 가장 친한 친구는 운동을 좋아한다. 무모한 도전을 즐긴다. 시속 300킬로미터로 오토바이를 달리는 일도, 아무런 안전 장치 없이 바다 수영을 하는 일도 재밌다고 한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한 편의 글을 쓸 때마다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조회수와 댓글 수에 무한한 보람과 기쁨을 느낀다. 그런데 달리기는 재미가 없다. 걷기는 무료하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수십 킬로미터를 달리면서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그걸 표현하는 단어가 바로 '러닝 하이(Running High)'다.


내 삶을 바꾸려면 재미를 찾아야 한다. 내 건강에 꼭 필요한 걷기와 달리기를 꾸준히 하기 위해서라도 재미를 찾아야 한다. 왜 나는 운동에서 글쓰기와 같은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지 이유를 찾아야 한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응원'할 사람을 찾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매번 달릴 때마다 그 내용을 인증하기로 했다. 그들의 좋아요와 댓글로 힘을 얻기 위해서다. 한 달을 달리고 나면 나 스스로에게 선물을 해주기로 했다. 과정은 힘들더라도 결과에 재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행복한 삶은 언제나 변화를 전제로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강제가 아닌 재미라는 엔진을 달 때 지속가능하다고 나는 믿는다. 재밌게 달리는 것, 그게 내 인생의 재미를 찾기 위한 첫 번째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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