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하나씩의 브랜드를 찾아 페이스북과 브런치에 정리해 올린다. 관련된 내용의 출처는 대부분 신문 기사들이다. 나는 이 소스들을 모아 100개의 작은, 우리 브랜드에 대한 글을 쓸 계획이다. 온라인 서점에 연재를 한 후 출간까지도 약속한 상태다. 이런 얘기를 하니 혹자는 그 많은 브랜드를 어떻게 찾았냐고 신기해했다. 상대적으로 쉽게 이 일을 하고 있는 나는 그 분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지난 5년 동안 100여 개의 소스를 모았어요. SNS, 블로그, 매거진, 웹사이트 등 종류도 다양하죠. 오늘은 에세이를 읽다가 '목금토식탁'이란 재밌는 식당을 찾았어요. 신문 기사를 검색해보니 인터뷰 기사가 많더라구요. 대략 이런 식으로 좋은 브랜드들을 찾고 있어요.
내가 브랜드 관련 전문지에서 일을 시작한 것은 2008년 무렵이다.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브랜드를 배웠다. 애증이 섞인 지난 15년 동안 나는 비로소 브랜드를 '좋아하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관련 책과 정보들을 찾아나서게 되었다. 직접 가서 경험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 과정을 '즐기게' 되었다. 문득 이 일을 시작할 무렵의 막막했던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상사는 캔버스 신발을 한 켤레도 가지고 있지 않은 나를 놀라워하며 공개적으로 비웃곤 했다. 먹고 살기도 빠듯한 삶에 트렌드를 연구하고 찾아디닐 시간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상시 안테나를 세우며 새로운 트렌드와 브랜드의 탄생과 소멸을 이야기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8시간 분량의 강의안을 만드는데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이쯤 되면 나도 프로가 된 것일까?
그것이 물건이든 사람이든 15년을 좋아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 생각한다. 생활의 달인에는 수없이 많은 숙련가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아주 단순한 일을 극도로 효율적으로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곤 한다. 어느 한 분야에 빠져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그들을 보면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하지만 아내는 단순 작업을 달인급으로 해내는 그들의 모습을 대단치 않게 여기는 듯 했다. 그거야 뭐 십 년을 하고도 그 정도로 못하면 바보인 거지... 말은 안하지만 이런 생각인 듯 했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떡볶이 떡을 10년을 썰라고 하면 나는 미쳐버릴 것 같다. 꽈배기를 10년 동안 튀기라면 1년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가버릴 것 같다. 그렇다. 그들은 그 일을 즐기기 때문에 그토록 오랫동안 참고 견뎌 지금의 자리에 오른 것이리라.
아들은 기타를 친다. 연습실에 홀로 처박혀 10시간 가까이 연습을 하고 온다. 낯빛을 살피지만 아무렇지도 않다. 기타와 연주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딸의 고민이 크다. 늘 자신의 진로를 궁금해하고 불안해했다. 그런 딸에게 그림 그리기 수업을 듣게 해주었다. 요즘은 관련된 학원에 다닌다. 사진도 배우고 싶다고 한다. 가르쳐줄 생각이다. 돈이 되고 안되는 그 다음에 고민할 일이다. 즐거움이 전부는 아니지만 견뎌낼 힘을 준다. 일이 재밌어야 한다. 사람이 재밌어야 한다. 그래야 인생이 재밌어진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명예를 얻어도, 그 사람의 하루 '재미'없다면 얼마나 불행한 것인가. 이 글을 쓰고 난 후 나는 '목금토식탁'에 관한 글을 쓰려고 한다. 어떤 사람이 어떤 이유로 이런 식당을 연 것일까? 궁금하고 또 궁금해서다. 재미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