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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으로 만든 증류식 소주, 화요

백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44. 화요

1. 한국 전통 소주는 원래 화요·일품진로·원소주와 같은 '증류식'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때 일본에서 유행하던 신식 소주 제조 방법인 '희석식'이 들어왔고 한국 소주시장은 희석식 소주가 장악했다. 반면 일본 소주시장은 이미 증류식 소주가 대세다. 일본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증류식 소주는 2005년 50만2000㎘가 판매돼 희석식 소주(49만7000㎘)를 앞서기 시작했고 이후 증류식 소주 판매량이 희석식 소주를 앞서고 있다.


2. 2005년부터 증류식 소주를 만들기 시작한 화요는 희석식 소주가 장악한 국내 소주 시장에서 우여곡절을 겪다가 2015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30% 오른 360억원. 2년 전부터는 오크통에 3년 이상 숙성한 쌀 증류주가 위스키 본고장인 유럽에서 ‘코리안 라이스(쌀) 위스키’로 인정받아 미국·유럽을 비롯한 전세계 수출길에 올랐다.


3. 화요의 하루 평균 생산량은 3만병가량. 매일 아침 10시 밥 짓기와 동시에 쌀 누룩을 발효한다. 화요는 술을 발효할 때 흔히 쓰이는 밀 누룩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배양한 쌀 누룩을 쓴다. 박준성 본부장은 “주조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건 발효 공정이라고 본다”며 “발효 시 미생물 제어가 되지 않으면 매번 맛이 다른 술이 나와 우리가 제어할 수 있도록 쌀 누룩을 만들어 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4. "화요는 ‘증류식 소주는 탄내가 나고, 맛이 독해 마시기가 부담스럽다'는 선입견을 여지없이 깼습니다. 증류식 소주도 얼마든지 순하고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다는 것을 화요가 처음 보여줬다고 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한민국주류대상에서 최고상(Best of 2020)을 받은 화요25는 증류식 소주치고는 도수가 낮은 편인데도 쓴 맛이 나지 않습니다. 증류식 소주는 (물을 타서)도수를 낮추면 대개 쓴맛이 도드라지는 것과는 대조적이죠. 공기가 오가는 미세 기공이 있는 옹기에서 3개월 이상 숙성을 거친 덕분입니다."


5. 화요는 증류식 소주 시장에서는 1등이지만 주류 영업소가 현재 서울과 영남 두 지역에만 있어 경쟁사인 하이트진로와 비교할 때 영업력은 물론, 물류 기반도 열세다. 이에 편의점 진출과 동시에 3자 물류(제품 생산을 제외한 물류 전반을 아웃소싱하는 것)를 도입한다. 아울러 앞으로 증류식 소주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에 대비해 올해 하반기 공장 증설도 계획 중이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 140억원(제세금 포함)을 달성할 계획이다.


6. 문 대표는 “술은 기호식품이라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서 “화요 출시 당시 기존 증류식 소주들은 맛이 강하고 일정하지 않아 소비자가 충분히 만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술의 가치는 맛과 향기와 일정한 품질”이라면서 “화요는 소비자가 원하는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예로부터 내려오는 제조방식을 고수하면서도 공정별로 맛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요소를 제거했다”고 강조했다.


7. "화요는 우리 전통으로 만든 증류식소주이지만, 주세법상 전통주로 분류되지 못하고 있다. 주세법상 전통주는 제조방법이 아닌 제조 주체 즉 농민, 명인이나 민속주 제조자만이 만들 수 있도록 돼 있다. 국내 증류식 소주의 선두주자인 화요는 희석식소주와 같이 ‘일반 주류'로 돼 있다. 그런데 청와대 행사 선정 술은 전통술 중에서 고른다. 그래서 화요는 이런 기회가 원천적으로 막혀 있다. 그래서 ‘전통주 분류 기준을 이제 바꿔야 한다’고 정부에 여러차례 건의도 했다."


8. 박재범 소주 돌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도 코로나19로 집에서 '혼술'하는 문화가 정착하면서 소비자들이 내가 마시는 '술의 정체'에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제는 가격이 비싸도 '원산지'와 '재료'를 따져보고 술을 마시는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희석식 소주가 '부어라, 마셔라' 취하기 위한 술이라면 증류식 소주는 맛과 향을 음미하며 즐기기 위한 술이란 것이다. 박재범 소주는 강원도 원주산 쌀을 100% 원료로 해 만들었다며 지역과 재료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9. 주류 칼럼니스트인 명욱 숙명여대 객원교수는 "지역문화를 높이 평가하고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소주시장 변화를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에 익숙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다품종 소량생산' 상품을 즐기는 MZ세대 소비 패턴도 증류주 돌풍의 한 원인이다. 지역마다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국내 소주산업에도 '마이크로 브루어리' 증류주 업체가 각 지역에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이 체험하고 소비하는 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인증하면서 "내가 소비하는 게 나 자신"이라는 취향을 표현하는 MZ 소비자에게는 박재범 소주를 구하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체험소비'다.






* 공식 웹사이트

https://hwayo.com/


* 내용 출처

https://bit.ly/3LKsURo (매일경제, 2022.09)

https://bit.ly/3Sw9IsF (조선일보, 2022.08)

https://bit.ly/3dKinck (뉴데일리 경제, 2022.06)

https://bit.ly/3LKJssf (MoneyS, 2021.06)

https://bit.ly/3DOjuSQ (머니투데이, 2017.02)

https://bit.ly/3SjezOk (조선비즈,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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