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06.
1. 이 씨가 2011년 회사에 입사한 이래로 그의 모니터엔 자필로 쓴 문구가 붙어 있다. ‘언젠가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라는 철칙이다. 그의 입사 동기들이 과장, 차장으로 승진할 때 그는 12년째 ‘만년 대리’에 머물러있다. 승진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점에 육아휴직을 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일보다 중요한 건 내 인생”이라고 거침없이 말한다. 그러면서 “지나고 보면 승진 날짜는 기억이 안 나도 우리 아이가 태어난 순간은 잊을 수 없다”며 “승진 대신 육아휴직을 선택한 걸 저는 하나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2. “4년간 유튜브 채널을 운영했다. 구독자가 1만에 불과했지만 그 무렵 올렸던 ‘한 달 조깅’ 영상이 2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 영상을 보고 작가님이 댓글로 섭외 요청을 했다. 처음에 회사에선 방송 출연을 반대했다. 홍보팀, 인사팀을 설득하던 와중에 사장님이 바뀌면서 극적으로 방송 출연이 성사됐다. 새로 온 사장님이 ‘뭔 소리야. 방송 출연 해야지’라며 적극 지지해 주셨다.”
3. “간섭하는 거 싫어하는 사람. 알아서 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 새로운 일을 좋아하는 사람. 두루두루 친한 사람이다. 회사의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가 아닌 스스로의 평판과 몸값을 올리기 위해 일한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 일이 끝나고 연락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4. 이동수는 꼭두새벽부터 기상해 아침 운동에 나서고, 건강을 위해 꾸준히 달리기를 시작한 지 6~7개월가량 됐다고 밝혀 놀라움을 산다. 또한 “최대한 (정시에 맞춰) 늦게 출근해서 칼퇴하는 게 제 삶의 모토"라고 솔직한 발언을 던진다고. 지하철역에서 옥수수를 구입한 이동수는 으리으리한 회사 건물 앞에 도착해서도 ”건물은 제 것이 아니니까, 지금 제 손에 있는 옥수수가 더 중요하죠“라고 말하는 등 통통 튀는 성격을 자랑한다.
5.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미팅을 시작한 이동수는 곧바로 일에 집중하며 프로페셔널한 면모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회사의 핵심 인물로서 공로를 인정받아 대내외적으로 수많은 표창을 받은 사실까지 밝혀 반전 매력(?)을 자랑한다.
6. 5년 만근 시 한 달을 쉴 수 있는 제도인 안식월을 즐기고 있는 이동수는 “‘언젠간 잘리고, 회사는 망하고, 우리는 죽는다’가 제 회사 생활 모토”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를 평생 다닐 수는 없으니까 있는 동안만큼은 일을 재밌게 하자는 주의”라면서 “하지만 열심히는 해야 한다. 자유로운 캐릭터다 보니까 일까지 열심히 안 하면 엉망인 사람이 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7. “저는 개인주의자이고, 채널의 주제가 없다. 그저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이것저것 시도 해보는 과정에 있다. 조깅 영상을 올리다가 인생 잡담 영상을 올리면 구독자가 50명씩 줄어들기도 하기도 한다. 고생해서 영상을 만들었는데 수치를 보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저를 좋아하는 ‘찐 구독자’만 남아 더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얕고 넓은 인간관계보다 좁고 깊은 인간관계를 선호하는 제 가치관과도 맞는 것 같다."
8. “결론은 뭐라도 해야 한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영어·운동·독서 중 하나라도 시작해라. 세 가지 중 아무거나 시작하면 감이 온다. 뭐가 맞고 아닌지 알게 된다. 이것조차 시도할 마음이 없으면 변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이다.”
9. "지금 육아휴직 5개월 차인데요. 밀도 있게 행복한 시간인 것 같아요. 아내도 저도 꿈꾸던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는 중이에요. 유튜브를 만드는 작업실을 구했고 여기에 갖고 싶은 소품도 채워넣었어요. 곧 책도 출간되고요. 아내는 관심 있던 요가 강사 자격증과 와인 공부를 하고 있어요. 이제 곧 가족들과 제주도 한달 살기를 떠나요. 이 시간이 앞으로도 평생 기억나지 않을까요?"
* 내용 출처
- https://bit.ly/3yclbpq (헤럴드경제, 2022.09)
- https://bit.ly/3Va6mOe (조선일보, 2021.04)
- https://bit.ly/3ft5rrA (동아일보, 2021.04)
- https://bit.ly/3yc1bDg (세계일보, 2021.04)
- https://bit.ly/3CqSwQ6 (디스패치, 2021.07)
- https://bit.ly/3fG1fVF (폴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