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아나운서와 시인의 꿈이 만나면 일어나는 일, 김지수

사람도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10.

1. "패션지 기자가 최적이었다. 그곳의 글쓰는 무대가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저는 아름다움에 예민하다. 이성복 시인과 나눈 이야기가 있다. ‘아름다운 건 진리고, 진리는 아름다운 것’이라고. 자연과학책에도 이런 말이 있다. ‘사실에 부합하지만 지저분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 사실에 맞지 않지만 아름답다면 그걸 취해야 한다. 당장은 틀려 보여도 결국은 그게 맞다.’ 나는 아름다움이 자연의 인간의 기본 구조라고 믿고 있다."


2. "연차가 높은 기자로써 내가 잘할 수 있고 나만이 할 수 있으면서 회사에도 도움이 되고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가 필요했다. 그래서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했는데 ‘인터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인터뷰를 시작했고 ‘인터스텔라’의 뜻은 처음에 사람人으로 해서 ‘人터스텔라’였다."


3. "자기 소개를 할 때면 우스개 소리로 어릴 때 꿈이었던 아나운서와 시인을 조합해서 패션지 에디터가 되었다고 했다. 때로는 한껏 쇼업한 무대위의 명료한 전달자로, 때로는 바람 부는 도시의 뒷골목을 기록하는 관찰자로, 그런 이질적인 조합이 ‘기자’로서 저의 정체성이 되었다. 앞으로 프리미엄 경제 파워, 조선비즈에서의 나날이 기대된다. 이곳에서 셀러브러티들의 지적이고 진솔한 모습, 그들만의 고급스러운 라이프 스타일, 생활의 질을 높여주는 고급 트렌드들을 정교하게 담겠다."



4. "패션지 기자는 비주얼과 텍스트를 같이 다룬다. 일하던 90년대 중반부터 2015년 경 까지는 패션잡지의 전성시대였다.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신문물이 쏟아져 들어왔고, 잡지의 피처 섹션은 영화, 건축, 미술, 음악, 의학, 문학, 과학, 인물 인터뷰에 이르기까지 다루는 범위가 방대했다. 취재의 밀도가 높고 미적 형태감이 뛰어났다. ‘보그’에서 파격과 파워와 그것을 쓰는 아름다움을 배웠다. 전쟁과 의학, 환경과 페미니즘 등의 이슈를 다루며 저널리즘과 휴머니즘에 닿으려고 노력했다.”


5. "패션지에서 경제지로의 장르의 변화, 일터의 변화는 매우 우연이었고 또 매우 실질적인 이유에서였다. 40대 중반에 직장을 그만두게 되면서, 데스크가 아닌 플레이어로서, 현장의 기자로서 일하기에 이곳의 환경이 더 적당했기 때문이다. 처음엔 발레리나의 근육을 쓰던 사람이 유도나 달리기 근육을 쓰게 된 것처럼 서툴고 당황스러웠지만, 점점 해법을 찾아갔다. 디지털 독법에 맞는 몰입도 높은 문답체를 찾아내고, 비주얼로 시각적인 쉼터를 주면서, 그러니까 패션지와 일간지 양식을 적절히 섞어서 독자와의 코드를 맞춰갔다.”


6. “아나운서의 꿈과 시인의 꿈을 절충해 기자라는 직에 이르렀다고 말해왔다. 밝은 오픈 광장에서 공적 스피커가 되고 싶은 욕구와 어두운 백스테이지에서 내밀하고 서정적인 언어를 구사하고 싶은 두 가지 욕구가 합쳐져서 기자가 됐다."


7. “인터스텔라라는 코너를 만들게 된 이유는 소박하다. 제가 당장 잘할 수 있는 게 인터뷰였기 때문이다. 2015년 6월 당시, 인터넷 언론은 독자도 동료도 제게는 낯선 생태계였다. 잘 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다.”


8. "제 인생의 철학은 ‘생존’인거 같다. 나는 생존에 대해서 엄청나게 중요시 생각하는 사람인데 얼마 전에 타계한 칼 라거펠트도 “나에게 가장 진화 된 본능은 생존본능과 생의 의지이다”라고 했다. 많은 창작자들에게 있어서 생존본능이 굉장한 자기의 동력이자 살아야 한다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삶의 엔진이 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 인간을 굉장히 아름답고 눈물겨운 존재로 바라보려고 계속 노력하는 것이 나의 철학인 것 같다."



7. “요즘엔 해외 인문학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해외 지식 트렌드 책을 중심으로 많이 보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 지식 세계가 크게 변하고 있다. 승리와 성취, 번영을 중심으로 설계된 인문 경제학의 흐름이 큰 폭으로 뒤집히고 있다. ‘인피니티 게임’의 사이먼 시넥을 인터뷰하면서 앞으로 ‘세계관 대조정’이 일어나리라는 것을 예감했다. 단기적 시야로 이기고 지는 유한게임이 아니라, 생명 공동체라는 무한게임 속에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현명한 무한 플레이어로 살 것인가. 그런 맥락에서 다양한 인터뷰이가 나온 것이다."


8. “인터뷰어로서 저는 요즘 ‘마인즈 커넥터(Minds connecter)’라는 저의 정체성을 실현시킨다는 생각을 한다. 사람 안에 있는 아름다운 언어를 발굴해서 연결시키는 ‘연결자’라는 나름의 캐치프레이즈다. 인터뷰를 읽으면서 필요한 정보나 메시지를 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정보나 메시지는 오롯이 그냥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서사와 이야기의 맥락 안에서 따라 나오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주셨으면 한다. 그래서 저는 정성껏 듣고 좀 길게 롱 스토리를 쓰는 편이다. 물론 지루하지 않도록 드라마 대본처럼 쓰기 위해 노력한다.”


9. “계속할 수 있을 때까지는 할 것이다. 신기하게도 만나고 싶은 사람은 계속 생겨나는데 시간이 한정적이라 아쉽다. 그러나 앞날은 알 수가 없다. 언론사에서 계속 쓸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지, 그건 제 권한 밖의 일이다. 다른 형식의 콘텐츠나 글을 생각하고는 있다. 편견을 바로잡아주는 다양성 콘셉트의 동화 작업이나 인터뷰에 관한 단행본 등을 생각하고 있다.”





* 내용 출처

https://bit.ly/3Mc6kB3 (아주경제, 2019.03)

https://bit.ly/3ynQjCv (스타연예, 2022.08)

https://bit.ly/3M8dFlo (조선비즈, 2015.06)

https://bit.ly/3e6Ku5J (미디어오늘, 2022.09)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와 해녀를 사랑하는 또 하나의 방법, 김하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