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64.
1. 요즘 도시곳간은 그야말로 ‘핫’하다. 오픈만 했다 하면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다보니 가맹문의가 끝없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민 대표의 부모는 골목시장에서 10년간 반찬가게를 운영했다. 현재 도시곳간의 매장은 전국 16개며 오는 4월까지 26개로 늘릴 예정이다. 오는 3월엔 제주와 서귀포점을 오픈한다. 도시곳간과 납품계약을 한 로컬·청년농부는 현재까지 300여명이다. 올해 65개 매장, 421억원의 매출을 찍는 게 목표다.
2. 도시곳간은 최근 위쿡 등 공유주방 브랜드들과 손잡고 경쟁력 있는 푸드메이커들의 음식을 입점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도시곳간에서 입점업체들이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맛에 대한 평가가 어떤지, 제품 판매가는 적정한지 시장성을 판단할 수 있죠. 소규모 생산제품 브랜드는 대형마트에 입점을 못하는 데 이런 상품이 늘고 있어요. 우리가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이들에게 투명한 직거래 유통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겁니다."
3. 민 대표는 요리계의 하버드라고 하는 미국 뉴욕의 CIA 요리학교 출신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미슐랭가이드 스타 식당에서 근무한 경력도 있다. 유학파 셰프가 창업을, 그것도 사업 아이템을 반찬으로 정한 이유는 우연한 계기 때문이다.
4. “병역 문제로 한국에 돌아왔을 때, 늘 지나던 시장 반찬 가게에서 손님들이 검은 봉지에 넣어달라고 하는 말이 귀에 박혔어요. 국내 반찬 시장 규모가 5조원 정도 됩니다. 그런데 아직 반찬을 사 먹을 때 창피해하는 풍조가 있는 거죠.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마땅한 브랜드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싶더라고요. 반찬 가게의 고정된 이미지를 깨는 프리미엄 반찬 브랜드를 만들면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5. 본격적인 창업 준비 과정에서 민 대표는 농식품 유통 체계의 문제를 마주했다. 특히 소농들의 어려움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소규모 농장의 농식품을 도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려면 대부분 도매시장을 거쳐야 해 마진을 많이 남길 수 없었다”면서 “더구나 생산량도 적기 때문에 대기업에 납품하기 어렵고 각 지역에 있는 직판장은 수요가 적어 판매량이 저조했다”고 말했다.
6. 도시의 소비자가 시골 생산자를 만날 수 있는 곳간이라는 뜻을 가진 도시곳간은 민 대표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처음에 내가 고객으로서 왜 반찬가게를 왜 가지 않을까? 왜 내가 반찬을 사 먹지 않을까? 어떻게 만들어야 내가 반찬가게를 갈까? 왜 고객들이 반찬가게를 창피해할까? 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우리가 평소 흔하게 먹는 치킨은 가게도 많고 대기업들도 뛰어드는데 매일매일 먹는 반찬은 ‘왜 제대로 된 브랜드가 없을까?’라는 생각을 토대로 시장 분석을 했다”라고 민 대표는 말했다.
7. “처음에는 주부들이 많이 가는 카페, 백화점, 키즈카페를 무작정 찾아갔다. 많은 곳들을 직접 찾아가 보고 잡지와 책들을 가지고 분석을 해본 결과, 반찬가게가 제대로 브랜드화 되지 못한 이유는 첫째, 젊은 사람들이 다가갈 수 없는 인테리어와 둘째, 메뉴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 수십 가지를 만들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쉽게 뛰어들 수 없는 시장이라는 부분이었다. 이런 부분들을 보완하고 준비해가면서 도시곳간이라는 브랜드가 정착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8. 도시곳간의 성격을 한마디로 말하면 '식료품계의 올리브영'이다. 각종 화장품을 주로 취급하면서 식품·잡화도 함께 파는 식의 매장구성과 닮았다. 도시곳간을 쪼개보면 야채가게, 반찬가게, 가정간편식(HMR·이하 간편식) 매장을 합쳐놓았다. 팔고 남은 농수산물은 다음날 반찬재료로 쓰이는 시스템이 눈에 띈다. 이렇게 만든 반찬은 소포장·저가로 당일생산·소비된다.
9. 민 대표는 처음엔 반찬과 공산품 정도만 판매했다. 지금은 지역별 매장에 따라 구성을 계속 바꾸는 '팝업스토어 형식'으로 운영한다. 이를테면 젊은 부부가 많은 신도시매장 경기 다산점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나 유아식 중심으로 판다. 서울 강남 주요 학원가 상권에 있는 대치한티점은 컵밥, 중장년이 주로 거주하는 서울 뚝섬유원지점은 전통식품과 한식 위주로 배치하는 식이다.
10. 민요한(25) 대표는 지역의 소농에게서 직접 받아 온 농산물로 반찬을 만들어 판매하는 ‘도시곳간’을 운영한다. 숙련된 셰프들이 반찬을 만든다는 점도 특별하다. 매장엔 ‘농부의 제품’이라는 이름으로 신선한 식재료와 농부들이 만든 다양한 친환경·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코너도 갖추고 있다.
11. “수익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농부들이 매장에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어 특히 좋아해요. 이전에는 제품을 납품하고 판매가 잘 되지 않을 때 문제점을 알 길이 없으셨던 거죠. 고객들의 피드백을 통해 잘 안 팔리는 제품은 농부들과 함께 고민하며 개선합니다. 새로운 제품 개발과 기획도 함께하고, 매장을 통해 테스트할 기회도 제공해요. 소농들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것, 진정한 상생은 이런 거 아닐까요.”
12. 도시곳간은 최근 위쿡 등 공유주방 브랜드들과 손잡고 경쟁력 있는 푸드메이커들의 음식을 입점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도시곳간에서 입점업체들이 자신의 제품을 판매하면서 맛에 대한 평가가 어떤지, 제품 판매가는 적정한지 시장성을 판단할 수 있죠. 소규모 생산제품 브랜드는 대형마트에 입점을 못하는 데 이런 상품이 늘고 있어요. 우리가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이들에게 투명한 직거래 유통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겁니다."
13. 민 대표는 도시곳간을 일본 유명 생활용품 잡화점 브랜드 '무인양품'(무지)처럼 꾸며나갈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마치 '키친라이프숍'처럼 앞으로 식품에 국한하지 않고 도마나 앞치마, 세제 등 주방에서 필요로 하는 도구·기기까지 갖춘 숍인숍 형태의 매장으로 확장할 거예요. 편집숍만의 묘미를 앞으로 더 만끽하게 될 겁니다."
* 공식 웹사이트
* 내용 출처
- https://bit.ly/3SQFwc6 (조선일보, 2022.01)
- https://bit.ly/3rJuVUM (국민일보, 2021.11)
- https://bit.ly/3Mrecin (충청매일, 2020.05)
- https://bit.ly/3CLyno8 (머니투데이, 20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