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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을 넘어 공간을 팝니다, 젠틀몬스터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75.

1. 지난 2011년 한 영어캠프 회사의 신사업으로 출발한 아이웨어(eye wear) 브랜드가 있다. 독특한 제품 디자인과 미래 지향적인 트렌드를 제시한 이 브랜드는 론칭 10년 만인 2021년 전세계 30개국 400여개 매장에 진출했으며 기업 가치는 1조원에 달한다.


2. 블랙핑크 제니, 전지현, 마돈나, 지지 하디드 등 세계적인 패셔니스타들이 이 브랜드의 선글라스를 즐겨쓰고, 2017년에는 루이비통을 소유한 세계 최대 명품 그룹 LVMH 계열 사모투자(PEF) 운용사인 엘캐터톤아시아로부터 약 700억원을 투자받는 등 해외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 받았다.


3. 젠틀몬스터는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브랜드지만 해외에서는 ‘K스타일’의 선두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펜디, 알렉산더왕, 엠부쉬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협업 ‘러브콜’이 쇄도할 정도다. 지난 9월엔 이탈리아 럭셔리 아웃도어 브랜드인 몽클레르와 ‘콜라보’ 제품을 내놨다.



4. 글로벌 패션 및 유통업계가 젠틀몬스터에 주목하는 이유는 ‘틀을 깬 파격’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수천 평의 아이웨어 매장을 제품이 아니라 조각과 독특한 공간 디자인으로 채우는 설계 역량이 뛰어나다. 아이웨어(안경, 선글라스)를 만들기 위해 젠틀몬스터는 100여 명으로 구성된 창작자 그룹을 운영한다.


5. 김한국 대표는 2011년 안경 사업을 시작했다. 안경은 ‘시장지배 사업자가 없고 브랜드도 없다’는 배경에서다. 하지만 정작 그는 돈도 없었다. 홍대 거리에 매장을 내고 싶었지만 비싼 월세, 인테리어 비용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200만원 월세로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아파트형 공장을 구했다. 커튼으로 사무실과 쇼룸을 분리해 사용했다.


6. 처음 그의 사업 모델은 제품을 집에 보내주고 구매를 결정하도록 하는 ‘홈트라이’. “포장비와 배송비를 감당하기 어려웠어요. 온종일 반송된 안경 닦는게 일이었죠.” 직접 제품을 들고 안경점을 다녔다. “사업을 시작하고 명동 에이랜드에 입점하는게 꿈이었어요.” 입점할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매장을 찾아다니면서 민망한 상황도 여러 번. 그는 결심했다. ‘소비자가 찾아오도록 직접 매장을 만들어보자.’ 그는 사업방향을 B2C로 수정했다.


7. “전 패션이나 건축을 공부한 적이 없지만 잘 할 수 있겠단 생각은 가지고 있었어요.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그리고 이것을 어떻게 사업화할 수 있을지 잘 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주변의 도움은 필요했죠. 당시 디자인 스튜디오 패브리커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눴는데 말이 잘 통했어요. 그래서 함께 일을 하게 됐죠. 젠몬 초창기의 과감한 도전에는 패브리커의 공이 컸어요. 지금도 친하고요.”



8. 김한국 대표가 30대 초반이던 2011년 창업한 젠틀몬스터는 애초부터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200~300달러의 안경을 한국에서 대량으로 파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첫 진출지는 2016년 미국 뉴욕과 중국 베이징이었다. 당시 김 대표는 “파괴적인 혁신으로 세계 1위가 되겠다”고 마음먹었다. 그가 부여잡은 단 하나의 화두는 “소비자의 인식을 장악한다”는 것. 세상의 모든 브랜드는 “OO(Only One, 유일한 1등)와 MOT(Matter of Time,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는 사라질 기타 브랜드)로 나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9.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는 상업공간을 예술공간으로 설계해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전시나 콘텐츠를 앞세워 브랜드와 제품을 각인시켰다. 영화를 보고 나면 스토리가 남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주인공이 떠오르듯. 뉴욕타임즈는 이를 두고 ‘극장’이라고 표현했다.


10. 젠틀몬스터는 코로나 불황을 이겨낼 해법을 ‘공간’에서 찾았다. 하우스 도산 매장의 정식 명칭도 퓨처 리테일(미래의 유통)이란 뜻을 담은 ‘HAUS 0 10 10 10 1’이다. ‘01’은 양자역학적 개념으로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HAUS’는 자사의 여러 브랜드가 모여 만들어갈 유통 공간을 의미한다.



11. 공간을 활용한 전략은 젠틀몬스터가 가장 자신하는 분야다. 앞서 목욕탕, 만화방, 인형의 집 등을 주제로 쇼룸(show room·제품 판매 및 전시 공간)을 선보이며 체험형 오프라인 매장의 붐을 주도했고, 2019년에는 중국 최고급 백화점 SKP가 젊은층을 겨냥해 만든 백화점 SKP-S의 인테리어를 맡았다. 새로운 럭셔리 백화점을 만들어 달라는 백화점의 주문에 4층 점포 전체를 양떼 목장, 우주선, 복제인간 등으로 채운 화성기지로 꾸몄는데, 문을 열자마자 소셜미디어(SNS)를 도배했다.


12. 젠틀몬스터는 인지도에 비하면 미디어 노출이 적은 브랜드다. 제품 출시나 행사 관련 기사 이외엔 별다른 뉴스가 없다. 김한국 대표가 거의 인터뷰를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이유는 ‘굳이’ 제품, 공간과 같은 콘텐츠 이외에 대해선 알리고 싶어하지 않는 기업문화에 기인한다. 다만 그들의 관심은 ‘놀라움을 주는 일’에 있다.


13. 김 대표는 젠몬이 추구하는 목표를 ‘위대함’이라고 했다. 놀라움과 새로움을 주되 지속하는 것이 위대함이라는 것. 더이상 위대한 순간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두렵다고도 했다. 그는 긍정적인 의미의 ‘Shocker’다.


14. 백화점 공간에 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젠틀몬스터는 2017년 로봇 회사인 위저드를 인수해 창작 집단 젠틀몬스터랩을 신설했다. 전기 신호를 활용해 움직이는 ‘오브제’를 창작해냈다. 독특한 공간을 창출하는 ‘젠몬의 스타일’이 나온 배경이다. 중국, 미국 등 해외 7개국에서 2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젠틀몬스터는 2023년 중국 선전에 3000평 규모의 초대형 매장을 연다.





* 공식 웹사이트

https://bit.ly/3D76g1k


* 내용 출처

https://bit.ly/3t5B10k (조선비즈, 2021.03)

https://bit.ly/3zc6Vxp (한국경제, 2021.10)

https://bit.ly/3VQoSeG (포춘코리아, 2022.07)

https://bit.ly/3zbJkgB (브랜드브리프, 2021.09)

https://bit.ly/3SwZeZE (포춘코리아, 20210)

https://bit.ly/3gFfomv (ㅍㅍㅅㅅ, 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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