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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글씨를 쓰는 시간, 동백문구점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76.

1. 동백문구점을 운영하는 유한빈씨(29)는 온라인에서 이름 난 손글씨 전문가다. ‘펜크래프트’라는 이름으로 유튜브·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유씨는 2020년 처음으로 이곳 망원동에 글씨 쓰는 사람을 위한 공간을 열었다. 동백문구점은 여느 ‘문구점’과는 다르다. 향을 피워두고, 글씨에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을 틀어둔다. 공간을 방문한 사람들이 자신의 글씨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2. “군 시절 글씨를 잘 쓰는 중대장님이 멋져 보였어요. 글씨 연습을 하려고 값비싼 만년필을 구매한 게 계기가 되었죠. 저 또한 손글씨 연습을 하기 전까지는 평범한 글씨체였어요."


3. 유 작가는 김훈 작가의 ‘남한산성’을 매일 한 페이지씩 필사하면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진행한다.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써내려가는 그의 손글씨를 보며 어떤 이들은 연습 삼아 따라 쓰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힐링’을 경험한다. 유튜브에 올라오는 유 작가의 ‘손글씨 ASMR’ 영상은 가장 인기있는 콘텐츠다. 유 작가는 “느릿느릿한 영상을 사람들이 이렇게 좋아할지 몰랐다”며 앞으로도 그런 영상들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4. 유 대표는 '문구점 아저씨'로 통한다. 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 최고로 치는 필명은 '펜크래프트(pencraft)'다. 필법(筆法), 즉 '글씨를 쓰는 법'을 뜻하는 단어다. 온라인에서 손글씨 강좌로 유명해진 유 대표는 "하는 일과 별칭이 연관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고민하다 4년 전부터 이 단어를 생각해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5. 펜크래프트라는 별칭답게 그의 손글씨 관련 콘텐츠는 이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다.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어는 8만명이 넘고,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독자 또한 10만명이 넘는다. 유 대표는 가사나 시 등을 필사하는 콘텐츠를 주로 업로드한다. 그는 "필사를 하면 시간이 빠르게 흐르고 힐링하는 느낌을 받는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허망한 감정이 때때로 드는데 글씨를 쓸 때는 그렇지 않다"며 "연필이나 만년필로 글씨를 쓸 때, 손끝에 전해지는 감촉이 좋다"고 덧붙였다.



6. 지난 6월, 유씨는 그동안 글씨를 매개로 쌓아 올린 여러 에피소드를 묶어 〈어쩌다, 문구점 아저씨〉를 출간했다. 책에는 덕질 끝에 ‘문구점 아저씨’가 된 어느 청년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유씨는 이 책을 두고 “시즌 1을 마무리하는 느낌”이라고 설명한다. 좋아서 글씨를 배웠고, 좋아서 필사했고, 좋아서 글씨 쓰는 과정을 SNS에 올렸다. 사람들은 유씨의 채널과 계정에서 잔잔하게 잉크가 번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위안을 얻는다. 좋아하는 행동이 결국 직업이 되는 과정을 이 책에 정리했다.


7. “덕질의 끝은 제조잖아요. 손글씨 덕질을 하다 보니까 디자인도, 종이의 재질도 마음에 드는 노트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직접 만들었죠. ‘동백문구점’이 손글씨 문화 정착을 위한 양질의 제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며 제조하는 지속 가능한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공식 인스타그램

https://bit.ly/3ztBLSj


* 내용 출처

https://bit.ly/3DJAfOr (서울TV, 2021.02)

https://bit.ly/3NlDsHf (시사인, 2022.10)

https://bit.ly/3DoHo5k (한국강사신문, 2022.06)

https://bit.ly/3zrZXoa (아시아경제, 2021.02)

https://bit.ly/3FqZCG3 (마리끌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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