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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없는 카페, 얼스어스

백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78.

1. '얼스어스'는 보통의 카페와 다르다. 일단 플라스틱이 없다. 테이크 아웃을 원한다면, '용기'를 내야 한다. 개인 밀폐 용기가 있어야 '얼스어스'의 음료와 디저트를 밖으로 가져갈 수 있다. 휴지도 안 보인다. '얼스어스'는 한순간에 쓰레기로 전락하는 티슈 대신 세탁이 가능한 손수건을 제공한다. 카페의 모두가 'NO 일회용품' 방침에 익숙해 보였다. '얼스어스'에서는 가방 속에서 자연스럽게 텀블러 등 개인 용기를 꺼내는 이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다.


2. 연남동과 서촌에 있는 ‘얼스어스’는 ‘비건을 위한 비건 메뉴를 선보이고,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제로 웨이스트’가 슬로건인 카페이다. 이곳은 일회용품을 지양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컵과 일회용 포크가 없는 것은 물론, 냅킨 대신 손수건이 제공된다. 얼스어스에서는 일회용품 없는 카페이기 때문에 손님이 직접 포장 용기를 가져와야 포장이 가능하다. 미리 공지된 케이크의 사이즈를 보고 그에 맞는 용기를 가져가면 포장해 가져갈 수 있다.



3. 얼스어스가 만드는 모든 음료와 디저트류는 다회용품에 담겨 제공된다. 처음엔 테이크아웃 서비스도 하지 않았다. 고객들이 오면 처음엔 의아해하다가 나중엔 아예 집에서 반찬통이나 텀블러를 챙겨와서 포장을 제안했다고. 그때부터 다회용품을 가져오는 손님들에 한해서 포장도 하고 있다. 그리고 카페에 가면 일회용 컵과 빨대만큼 휴지 같은 쓰레기도 많이 나오는데, 얼스어스는 티슈 대신 세탁해서 다시 쓸 수 있는 손수건을 제공한다.


4. "대학생 시절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쓰레기로 변하는 걸 자주 봤다.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담긴 컵은 물로만 헹궈도 깨끗한데, 이걸 다 내 손으로 버려야 했다. 마음이 불편했다. 당시 환경에 관심을 두고 있었지만, 이렇게 카페를 운영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저 사회에 기여를 하거나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직업을 가지길 바랐다. 대학생 때부터 사용한 '얼스어스' 피드는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취지 아래 만들었다. 관련된 내용과 이미지를 꾸준히 올리다 보니 팔로워가 늘어났고, '포장을 하지 않는 카페'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5. "'얼스어스' 카페를 오픈한 2017년, 플라스틱 컵에 종이컵 홀더를 끼우는 게 유행이었다. 나는 그 반대로 가고 싶었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손님들이 가게 내부에서 '얼스어스' 자체를 최대한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팠다. 이 과정에서 생각한 게 '예쁜 잔'이었다. 고객분들이 예쁜 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고 가는 걸 상상하며 '얼스어스'를 꾸려나갔다. 내가 원하는 게 유행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나름 현실화한 것 같다. 처음으로 시도했던 홈 카페 영상 또한 널리 퍼져 이제는 많은 분이 제작하는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6. 그는 "코로나 이후 매출이 확 줄었다"며 "그래서 어떻게 한번 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많은 고민을 했지만 가게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포장이나 배달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속수무책이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상황에서도 다회용기를 지참하지 않은 채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결국 빈손으로 돌려보낸 적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 대표는 가게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끝까지 지켰다. 길 대표는 "카페 이름처럼 지구를 위한 일이 우리를 위한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고 겸손해 했다. 얼스어스는 '지구'를 뜻하는 earth와 '우리'의 목적격인 us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7. 환경보호를 꾸준히 강조하는 얼스어스의 커피 한 잔에는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많은 것이 담겼다. 원두 하나를 선택할 때에도 착한(?) 회사의 제품만 고집한다. 길 대표가 이용하는 'R' 업체는 팸플릿을 만들 때에도 친환경 재생지를 사용하고, 수익금은 커피 농장에 학교를 짓거나 노동자에게 지원하는 등 공익적인 활동을 하는 곳이다. 얼스어스의 커피를 마시는 이들도 은연중 환경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는 것이다.





*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earth__us/


* 내용 출처

https://bit.ly/3z9mhmZ (LIKIT, 2020.10)

https://bit.ly/3FP4uoX (데일리팝, 2022.08)

https://bit.ly/3chGtd5 (내 손안에 서울, 2022.05)

https://bit.ly/3Pr8ZaD (포춘코리아, 2022.03)

https://bit.ly/3Pv4FqM (이데일리, 2021.01)

https://bit.ly/3DLwRTg (그린포스트코리아, 20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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