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초부터 식사를 시작했다. 가장 큰 변화는 오래 씹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너무 맛있는데 양은 줄여야 하니까. 무엇보다 음식에 대한 기대가 생기고 소중함을 알게 됐다.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함이 아닌, 음식의 맛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방의 버스 터미널에서 만난 볼품없는 김치볶음밥도 그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체중은 소폭 늘었다. 사실 싸움은 지금부터다. 안 먹고 살을 빼는 것은 어쩌면 쉬운 일이다. 진짜는 먹으면서 빼는 거다. 아들의 유혹 때문에 반공기 먹은 매운탕은 고스란히 체중으로 돌아왔다. 그래서 먹거리를 매우 조심하게 됐다. 과일을 기본으로 탄수화물은 반으로 줄여서 한끼만 먹는다. 그래도 80 언저리에서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어떻게 뺀 살인데... 그래서 자주 자주 체중계에 올라 긴장감을 놓치 않는다.
피부는 좋아지고 피로감은 눈에 띄게 줄었다. 대여섯 시간 버스를 타는 지방 강연도 이전처럼 피곤하지 않다. 줌으로 하는 미팅 때마다 칭찬을 듣는다. 그런 작은 칭찬들이 나를 춤추게 한다. 운동은 여전히 힘들고 괴롭다. 즐기는 단계까지 가려면 멀었다. 하지만 나는 의식적으로 이 여정을 기록으로 남기고 있다. 나는 주변의 칭찬, 격려, 조언이 꼭 필요한 사람이니까.
그동안 얼마나 함부로 먹어왔는지 깨닫게 된다. 얼마나 운동을 안해왔는지 반성하게 된다. 저절로 건강해지는 법은 없다. 체중은 식단, 운동, 호르몬, 수면까지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지배받는다. 막 사는 사람에게 건강이란 없다. 타고난 건강도 20대까지다. 하루 40분의 운동을 통해 건강의 숨통을 틔운다. 식단 조절을 통해 욕심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 운동은 더이상 선택이 아니다. 필수다. 그걸 50년 동안 게을리 한 나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 그리고 남은 삶은 건강으로 채워보리라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