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혼자이면서도 함께 있는 곳, 책익다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89.

1. 술과 책을 곁들여,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딱 맞은 서교동 책익다. 1인 1 음료만 시키면 이용 시간이 제한되어 있지 않아 오래도록 머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게다가 이곳은 매달 글쓰기 모임을 하고 있어서 새로운 취미를 발굴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책익다의 인스타그램을 방문하면, 주인장의 책 소개까지 만나볼 수 있으니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이라면 방문 전에 인스타그램 피드를 읽어보고 가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2.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독립서점인 ‘책,익다’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한창인 2021년 1월 문을 열었다. 전유겸 대표는 “혼자 있으면서도 함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았다. 가게 한 켠을 차지한 테이블부터 책장, 벽까지 모두 원목으로 이뤄져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술을 파는 북 펍(bookpub)이지만 혹시 책을 읽는 이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소리 나는 ‘셰이커’를 사용하는 칵테일 판매도 지양했다.


3. 서점 한쪽 벽엔 포스트잇이 가득 붙어 있다. 누군가가 쪽지 하나를 붙이자 사람들이 따라 붙여 놓은 것이다. 전 대표는 ‘날적이(일기의 순우리말)’라고 부른다. 사람들은 ‘날적이’에 자신의 마음을 적어 놓았다. ‘책,익다’에서는 ‘글쓰기 익다’, ‘작가 익다’, ‘영화 익다’, ‘와인 익다’ 등 각자의 관심 분야를 더 알아갈 수 있는 소모임 프로그램도 열린다. 전 대표는 “영화를 보거나 와인을 마시는 날이면 조용했던 가게가 조금 시끄러워진다”라면서, 다양한 문화 행사를 통해 고객들과의 관계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4. 독립서점 '책익다'가 대학가에 자리잡은 이유는 힘든 시절을 겪고 있는 이들을 위로하고 싶어서다. 책익다를 연 전유겸 대표는 "내면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고민해봤다. 나이에 따라 정해진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20·30세대가 그런 고민들을 많이 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홍익대 '젊음의 거리'에서 북적이는 인파를 헤치고 책익다가 위치한 골목으로 접어들면 근처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조용함과 한적함을 느낄 수 있다. 책익다가 '나만 아는 특별한 곳'을 찾아다니는 인스타그래머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이유다.


5. '나는 왜 이런 걸까' 싶던 어린 시절의 고민이 지금의 전 대표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릴 때부터 스스로에 대해 (알고 싶은) 갈증이 계속 있었어요." 이러한 고민은 경영학도였던 전 대표가 심리학을 복수전공한 계기가 됐고, 지난 1월 책익다 오픈으로까지 이어졌다. "사실 아직 답은 못 찾았어요. 그런데 '나는 왜 이런가'가 아니라 '나는 원래 이래'라고 인정하게 된 것 같아요. '이런 나로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다 보니 서점까지 열게 된 거죠."



6. 전 대표는 책익다를 '나를 마주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변하지 않는 욕망은 외로움인 것 같더라고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으면서도 남이 아닌 나 자신을 찾고 싶은 마음도 들고요." 그래서 인테리어도 따뜻함을 연출하는 데에 주안점을 뒀다. 오래 머물러도 불편하지 않고 마음을 녹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전 대표의 목표였다. "독립서점의 매력은 사람 냄새도 나고, 동네 특유의 분위기도 느낄 수 있고, 사랑방 같은 느낌도 드는 것 아닐까요."


7. 책익다는 기존 서점의 기능을 넘어 주류를 제공하는 북펍(Book Pub)을 겸하고 있다. 대개 독서는 커피나 차를 내놓는 카페와 어울릴 것 같지만 세계적인 대문호 가운데 다수가 술을 사랑했던 점을 떠올려보면 그리 별난 조합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책 '노인과 바다'를 쓴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모히또를 즐겨 마셨고 '카라마조프 형제들'로 유명한 도스토옙스키는 매일 아침을 보드카 한 잔으로 열었다. 원고 청탁을 거부하는 괴테에게 고급 포도주 한 상자를 보내 마침내 기고문을 받아냈다는 출판사 직원의 일화도 전해진다. 전 대표는 "술을 마시면 감정에 조금 더 충실하게 되고, 책 내용에도 훨씬 몰입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손님이 고른 책에 어울리는 술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book.ikda/


* 내용 출처

https://bit.ly/3i0gytp (작은가게 오래가게, 2022.11)

https://bit.ly/3Xm3crC (아시아경제, 2021.10)

https://bit.ly/3TQN8ew (오마이뉴스, 2021.11)

https://bit.ly/3Xmd7NW (동아일보, 2022.02)

https://bit.ly/3Er64uQ (에스콰이어, 2022.07)

https://bit.ly/3GJZjqq (미디어스, 2021.11)

https://bit.ly/3ET40Ni (여성신문, 2022.04)

https://bit.ly/3OsruML (KBS NEWS, 2021.11)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사무실의 가까운 미래, 집무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