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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 로스터리, 옥희방앗간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93.

1. 여행매거진 론리플래닛의 에디터로 일했던 문 대표는 코로나의 직격탄을 받아 갑작스럽게 잡지사가 폐간을 하면서 직장을 잃었다. 원주로 내려와 잠시 집에서 머무르며 방앗간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도와드리려 했던 것이 옥희방앗간의 시작이 될 줄 몰랐다. 하다보니 욕심이 생기고 마음에 불씨는 당겨졌지만 신중하고 꼼꼼한 성정을 가진 터라 1년을 고민했다. 사업을 실행하면서도 확고하게 마음을 다지는 것이 어려웠다.


2. 문 대표가 "엄마는 왜 힘들게 방앗간 일을 해요?"라는 질문을 하자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을 정성스럽게 매만져 식탁에 올리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 말씀을 하실 때 어머니 얼굴에 피어나는 환한 미소를 보면서 어머니가 하시는 일의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다짐하며 결심을 굳혔어요." 그녀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대화를 떠올렸다. 어머니의 이름 '옥희'가 방앗간의 이름이 된 까닭이다.


3. 옥희방앗간은 다변화하는 소비자 니즈에 발맞춰 전통기름도 다양해지면서 다양한 요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로스터리 들기름과 참기름 개발에 나섰다. 옥희방앗간의 ‘로스터리 들기름 연하게’는 산뜻한 질감과 들깨 본연의 향긋함으로 샐러드 드레싱에 어울리며 ‘로스터리 참기름 연하게’는 부드러운 고소함으로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육회나 회에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옥희 방앗간은 문지연 대표의 할아버지가 직접 농사 지은 강원지역 깨와 원주, 영월 등의 지역 농가들과 협력해 진행하고 있으며 HACCP 식품안전관리 인증을 받아 위생적이고 안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4. “마을 할머니들이 농사지은 깨로 고소한 기름을 짜고, 인근 농가에서 수확한 질 좋은 곡물로 미숫가루를 만듭니다. 강원도 농산물을 정성스럽게 가공해 식탁에 올리는 일, 옥희가 가장 자부심을 갖는 일입니다.” 여행 매거진 에디터로 일한 딸이 자신의 다양한 경험과 영감을 살려 엄마(옥희는 어머니의 성함이다)가 일군 방앗간을 카페와 결합한 새로운 문화의 장으로 만들었다.


5. 강원도 원주의 깨 로스터리 방앗간인 ‘옥희방앗간’에서는 옥희방앗간의 전통기름, 로스팅 정도가 다른 두 가지 들기름과 참기름과 함께 들깻가루를 활용한 여러 음료를 맛볼 수 있다. 메뉴 중에서는 바닐라 크림과 들깨 향이 어우러져 더욱 달콤하고 고소한 ‘크림들깨라떼’를 추천. 이외에 강원도 로컬 먹거리나 공예품도 옥희방앗간에서 만나볼 수 있다.


6. 깨도 커피 원두처럼 생산자, 품종, 볶는 온도 등에 따라 맛이 달라져요. 들깨만 해도 품종이 100가지가 넘는 데다 작고 껍질이 얇아 엄청 섬세하게 1~2℃, 1~2초 차이로 타거나 맛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취향과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로스팅 정도를 달리한 두 가지 기름을 선보이고 있어요. 100℃와 115℃에서 볶고 짜낸 기름을 각각 ‘연하게’와 ‘균형 있게’로 분류해요. 사실 이건 방앗간 단골 어머니들에게서 얻은 아이디어예요. 방앗간에 와서 기호에 따라 볶는 정도를 요청하시더라고요.


7. 옥희방앗간의 시그니처음료는 '들깨크림라떼'다. 두유베이스에 강원도의 신선한 들깨와 부드러운 크림을 조합해 들깨 특유의 고소한 맛이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음료이다. 가을 신메뉴인 '호구라떼'는 단호박과 고구마를 쪄서 만든 따뜻한 음료이다. 자연의 단맛과 부드러움이 은은하게 전해져 오는 느낌을 준다.


8. 이러한 맛의 이유는 역시 좋은 재료에 있다. 그녀는 "할아버지가 깨농사를 직접 지으시고 모자라는 것은 영월깨 선별장에서 좋은 깨를 선별해 사용하고 갓 빻아낸 신선 재료만 사용합니다"라고 재료의 신선함에 대해 설명했다. 재료의 퀄리티가 높아 어디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맛이 난다. 제품을 구매하면 집에서 만들 수 있도록 레시피도 가르쳐준다. 문 대표는 "방앗간이니까 판매가 가능한 음료입니다. 레시피를 알려도 괜찮아요. 원재료의 단가가 높아 다른 곳에서는 따라하기 어렵거든요."



9. 강원도는 들깨가 많이 나는 지역이에요. 들깨 재배 면적이 2020년 기준 1위, 생산량은 경기도, 충청도와 1~3위를 다퉈요. 산짐승들이 깨 냄새를 싫어해서 밭 가장자리에 심거나 감자와 옥수수 수확이 끝난 뒤 이모작으로 심기도 하죠. 다만, 수확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여러 생산자한테 받고 있어요. 세부 지역과 생산자에 따라 깨 맛이 달라진다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에요. 손님들에게 ‘오늘의 깨’를 설명해 드리면 재미있어하시더라고요.


10. 옥희방앗간은 카페와 오픈형 착유장이 결합한 체험형 방앗간으로 다양한 문화 콘텐츠도 제공한다. 문지연 대표가 여행 에디터로 활동하며 이탈리아관광청 주최의 올리브유 컨퍼런스에 경험을 살려 기획하게 됐으며 들깨와 전통기름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다. 최근 출시한 들깨벌꿀아이스크림은 들깨 특유의 풍미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절묘하게 어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나만의 병 DIY 착유체험’, 한 달에 한 번 재사용 병에 기름을 담아가면 기부로 이어지는 환경 캠페인 ‘착한 참들기름 캠페인’ 등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다.


11. 옛날 방앗간이 그러했듯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어요. 카페의 모든 메뉴에 깨를 활용한 것이 특징인데,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크림들깨라테는 바닐라 크림과 들깨를 넣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을 강조했고, 들깨 벌꿀 아이스크림은 아이스크림 위에 들깨, 로스터리 들기름 연하게, 국산 벌집 꿀을 뿌리고 들깻잎을 올려 들깨의 풍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어요. 가족 모두가 함께 문화를 만드는 것에 동참하고 성취감을 얻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훗날 로컬 푸드 레스토랑을 열고, 전통 기름을 수출해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예요.





*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okhee_mill/


* 내용 출처

- https://bit.ly/3UGOuZO (바자르, 2022.05)

- https://bit.ly/3hb6KwN (원주투데이, 2021.10)

- https://bit.ly/3PeWcsZ (강원도민일보, 2022.07)

- https://bit.ly/3PiWAXs (디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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