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힘 내지 말고 힘 빼요, 꿀빠는시간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13.

1. 처음 꿀을 팔겠다고 했을 때, 주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양봉 업계에 있는 사람들도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이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특히 기존 꿀 시장과 저희가 생각하는 타겟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더 그랬죠. 한번은 코엑스에서 전시회에 나가서 저희 제품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20-30대 여성 분들에게 반응이 좋았어요.


2. ‘꿀빠는시간’을 기획한 이유는 네이밍 그대로입니다. 누군가에게 꿀빠는 시간을 선물하거나, 사람들에게 꿀빠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어요. 보통 건강식품에 대해서 소구를 할 때 ‘힘내'라는 메시지를 많이 담잖아요. 저희는 그와 반대로 힘을 뺄 때, 좀 쉬어갈 때 먹을 수 있는 제품으로 컨셉을 잡았어요. 그래서 ‘힘 내지 말고 힘 빼요' 라고 제품에 쓰여 있어요.


3. 현재 핵심 제품은 ‘꿀'이지만 휴식과 관련된 다양한 아이템들을 가지고 휴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꿀이 먼저냐 휴식이 먼저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는 ‘꿀빤다'는 표현이 있을만큼 ‘꿀'은 편안함, 달달하고 행복한 순간을 의미해요.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가치인 ‘휴식'과 잘 어울리는 아이템인 셈이죠. 그래서 첫 아이템을 ‘꿀'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휴식과 꿀은 많은 부분이 닮아 있어요.



4. 무엇을 만들든 ‘휴식'이라는 메시지를 모든 아웃풋에 담으려고 했죠. 릴랙스하는 느낌, 긴장이 풀어지고, 차분해지고, 느슨해지고, 편안해지고, 이런 걸 놓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패키지, 문구, 스토리, 말투 모든 곳에서 그런 느낌을 담으려고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말투도 ‘다나까’가 아니라 ‘-요'체를 쓰고, 색감도 일부러 차분하게 쓰고, 할 수 있는 데까지 모든 걸 집요하게, 편안함을 담으려고 노력했어요.


5. 꿀은 다른 식품에 비하면 덜 까다로운 제품이긴 해요. 왜냐면 유통기한이 없어요. 그리고 원물 자체를 제품으로 만들기 때문에 <가공> 단계가 줄어서 그 부분은 장점이죠. 하지만 꿀은 자동으로 얻어지지가 않아요. 저희가 만들고 싶다고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라, 꽃이 잘 펴야 하고, 벌들이 열심히 일해줘야 되고, 이런 자연적인 것들이 다 이루어졌을 때 원하는 물량이 나오는 거거든요. 자연을 거스를 수 없잖아요.



6. 회사명도 그렇고 네이밍도 그렇고, 결정하기까지는 오래 걸렸지만 아이디어를 얻는 데는 우연히 나온 경우가 많았어요. 아이디어는 서로 재밌어 하는 거, 좋아하는 거, 본 거, 들은 거,, 이런 걸 거리낌 없이 핑퐁해요. 슬로건, 스토리 메세지 모두 이렇게 찾았어요. 거리낌 없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아이디어의 원천이 아닐까요? 장르 불문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주고 받거든요. 우리 둘이 같이 좋아하는 것, 같이 싫어하는 것 중에 겹치는 게 뭐지? 이런 걸 놓치지 않으려고 해요.


7. 시속삼십킬로미터라는 회사는 ‘꿀빠는 시간’이라는 천연벌꿀스틱을 만드는 곳이다. 펀딩 붐이 막 일어나는 시점에 와디즈 펀딩에 내놓은 그들의 상품 기획을 보고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난다. 글자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이야기로 연결된 그들의 상품 제안은, 마치 신내림을 받은 기획 천재들이 쓴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기획력이라면 꿀 스틱뿐만 아니라 각종 식품류로 다양하게 확장해도 금방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공식 웹사이트

https://30kmperhour.com/


* 내용 출처

https://bit.ly/3jPZSFM (ㅍㅍㅅㅅ, 2022.04)

https://bit.ly/3ich4VD (서울경제, 2020.07)

https://bit.ly/3VLuuFI (라이프점프, 2020.06)

매거진의 이전글 우리 동네 취미 모임, 소모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