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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속 작은 뉴욕을 만나다, 노티드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14.

1. 노티드, 다운타우너 등의 유명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GFFG가 300억 원 규모로 첫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금액만큼이나 놀라웠던 건 기업 가치다. 투자 혹한기에 무려 3,000억 원이라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최근 유니콘을 눈앞에 두었던 유명 스타트업들도 스스로 몸값을 깎고, 심지어는 헐값에 매물로 나오는 상황에서 정말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2. 화려한 색감, 부드럽지만 과하게 달지 않은 크림, 귀여운 포장상자가 더해진 노티드는 금세 압구정 로데오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매일 백화점과 압구정 매장에는 도넛을 먹기 위한 행렬이 이어졌다. 긍정적인 반응에 자신감을 얻은 이 대표는 2019년 서래마을과 안국에 2, 3호점을 오픈했다. 이후 두 달에 하나꼴로 지점이 늘어나 현재는 서울과 제주에 15개 점포를 운영 중이다. 매장은 동일한 맛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직영 형태로 유지하고 있다.


3. 2018년 하와이에서 만난 도넛은 이 대표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당시 이 대표는 압구정동에 케이크 전문 디저트 가게 ‘카페 노티드’를 운영했다. 케이크의 특성상 테이블 회전율이 낮고, 포장 고객이 적어 노티드는 경영난을 겪었다. 이 대표는 ‘케이크의 크림을 밖이 아니라 안에 넣는다면’이라는 질문을 통해 도넛을 신메뉴로 구상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 그는 휴가차 떠났던 하와이에서 도넛을 먹기 위해 길게 줄을 서있던 현지인을 보고 확신을 얻었다. 한국에 돌아온 이 대표는 곧장 노티드(케이크)의 크림을 도넛에 접목시킨 신메뉴를 완성시켰다.



4. 외식업을 하다 보니까 주변에서는 주로 음식 본연의 맛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GFFG는 약간 다르게 접근했다. 미국에 있는 디즈니랜드를 가족과 함께 찾았을 때 굉장히 행복했던 추억이 있다. 특히 사람들이 이런 분위기 곳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을 때가 더 기억에 남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때의 기분 좋은 경험이 ‘브랜드, 즉 IP(지식재산권)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5. 그래서 노티드 브랜드로 다양한 실험을 해봤다. 여러 유명 브랜드와 컬래버(협업) 제품을 내놓고 있다. 골프공, 인형, 옷, 쿠션, 심지어 우유, 맥주도 있다. 노티드 단독 디자인 제품도 선보이고 있는데 한정판은 순식간에 매진되기도 한다. 일종의 팬덤이 형성된 것이다. 이런 점에서 단순 외식 브랜드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키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외식업계 최초로 브랜드 정체성을 담은 굿즈 등 콘텐츠를 계속 개발하고 있다.


6. GFFG의 감성엔 미국이 녹아 있다. 이 대표 역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모두 미국에서 졸업했다. 이 대표는 첫 브랜드였던 ‘오베이(다운타우너 전신)’를 시작할 때도 미국 생활의 감각을 살리려고 노력했다. GFFG 브랜드는 도넛, 햄버거뿐 아니라 피자(클랩피자), 브런치 메뉴(리틀넥) 등이 있다. 모두 ‘아메리칸 감성’이다. 일식이나 중식도 미국식으로 해석해 브랜드를 선보였고, 유일한 한식 브랜드인 ‘호족반’ 역시 퓨전 한식으로 구성했다.



7. 그가 생각하는 브랜드 정체성은 ‘1980~1990년대 올드스쿨 힙합 무드’ ‘서울 속의 작은 뉴욕’ 등이다. 한국에서 경험하는 미국 감성으로, 이를 발판삼아 역으로 미국 본토를 겨냥했다. 미국에 가장 먼저 해외 법인을 설립했다. 투자 유치 이후엔 태국,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협업 제안이 쇄도하는 중이라고 이 대표는 전했다.


8. GFFG의 이준범 대표는 아이돌 소속사에 비유한다. 특히 브랜드의 성공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남도록 업무를 체계화시켰다. 이를 바탕으로 햄버거부터 중식, 디저트, 피자까지 메뉴의 한계 없이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를 위해서 GFFG는 철저하게 직영 매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객에게 일관된 경험을 주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함이다. 또한 출점 지역도 까다롭게 선정한다. 브랜드의 감성에 어울리지 않는 지역은 아무리 상권이 좋더라도 배제한다.


9. "사람마다 성향, 장단점, 특기가 모두 다르듯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브랜드의 본질을 키우고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향에 양육의 초점을 맞춘다. 브랜드 자체의 인격을 만들고, 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부분을 지원하는 것이다. 더욱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2017년 푸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기업 GFFG를 설립해 산하 브랜드를 한데 모았다. GFFG가 추구하는 모습은 ‘브랜드 포트폴리오 기업’이다. 세월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환경에 걸맞은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업이다. 다양한 브랜드를 만들고 상호 보완하며 키워갈 것이다. 일명 ‘브랜차이즈(브랜드+프랜차이즈)’다."



10. "두 브랜드의 성공방정식은 동일하다.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매출이 늘기 시작한 지점은 ‘비주얼이 갖춰졌을 때’였다. 다운타우너는 처음에 ‘갈릭 프라이즈’라는 메뉴를 선보였다. 미국에서 파는 방식 그대로 마늘을 버터에 끓여서 감자튀김과 버무렸다. 후기는 처참했다. “먹다가 여자친구와 헤어질 뻔했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마늘 향이 너무 강했던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마늘을 줄이고, 감자튀김 위에 마요네즈를 활용한 소스를 대량 올렸다. 크리미한 마요네즈와 샛노란 감자튀김, 빨간 코카콜라까지 한 박스에 담아놓으니 비주얼이 조화로웠다. 곧 SNS에 사진이 많이 보이더니 손님이 늘었다."


11. "노티드도 마찬가지다. 초기엔 유난히 케이크를 환불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이동 중 녹거나 움직여서 모양이 망가진 탓이었다. 그래도 크림 맛에 대한 평은 좋았다. 맛은 유지하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차라리 크림을 케이크 안에 넣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한번은 도넛에 크림을 터질 듯하게 많이 넣어봤는데, 먹음직스러워 보기 좋았다. 직원들에게도 불티나게 팔리더라. 역시 SNS에 사진이 도배됐고, 노티드를 살린 효자템이 됐다."





* 공식 웹사이트

https://knotted-order.com/


*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afeknotted/


* 내용 출처

https://bit.ly/3Go6hQb (이데일리, 2022.04)

https://bit.ly/3ineaxq (매일경제, 2022.12)

https://bit.ly/3GsK57J (포브스, 2022.12)

https://bit.ly/3CznxkC (ㅍㅍㅅㅅ, 2023.01)

https://bit.ly/3IxOZD6 (헤럴드경제,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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