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나의 일을 찾을 것인가 - Summary

1. 노하우 책에 의한 오염은 최근에 특히 더 심해지는 듯하다. 실제로 컨설팅 회사에서 신입 사원 채용 면접에 들어가 보면 질문에 지원자들이 대답하는 내용과 사고 과정이 놀랄 정도로 흡사하다. 대부분이 '컨설팅 회사에 취직, 이직하는 방법'과 같은 노하우 책을 읽고 오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엘리트 취업 준비생답게 '경향과 대책'을 토대로 준비한 똑똑한 전략가이기는 하지만, 여기에는 중대한 모순이 도사리고 있다.


2. 이는 '나는 세상에 무엇을 바라는가?' 하고 우리가 품고 있는 물음을 세상은 내게 무엇을 바라는가? 하는 물음으로 180도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아주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스스로 성찰하여 자신의 직업 경력을 설계한다'는 접근은 무의미하다. 우리는 과연 예전에 마태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저 소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일까.


3. 스탠퍼드대학교의 교육학과 심리학 교수인 존 크럼볼츠는 미국의 사업가와 직장인 수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하여 커리어 형성의 계기 가운데 약 80퍼센트가 '우연'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커리어는 우발적으로 생성되는 만큼 중장기적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무의미하며 오히려 좋은 우연을 불러오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습관을 익히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논고를 계획된 우연 이론Planned Happenstance Theory으로 정리했다.


4. 크럼볼츠는 좋은 우연은 그저 가만히 기다리기만 해서는 일어나지 않으며 그것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습관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는 어떠한 습관이 좋은 우연을 불러들일까?


5. 둘째는 수명의 연장과 사업의 단명화다. 인간의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 어느덧 100세 시대를 맞이했다. 우리는 지금까지 '20세 전후에 일하기 시작해서 60세 전후에 은퇴한다'는 사고를 인생 모델로 삼아왔다. 하지만 수명 연장이라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이 사고는 과거의 유물로 사라질 것이다. 이제는 '20세 전후에 일하기 시작해서 80세 전후에 은퇴한다'는 장기 노동 모델로 사고를 바꿀 수밖에 없다.


6. 이 두 가지 사실을 토대로 추측할 수 있는 결론은 하나밖에 없다. 한 가지 직업에 종사하며 평생을 살아가던 삶의 방식이 앞으로는 거의 사라질 거라는 사실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와 테크놀로지의 변화에 이끌려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여러 번 직업을 선택해야 할 것이고 두 가지 이상의 작업을 병행하는 삶의 형태가 더욱 보편화될 것이다.


7. 이 책에서 나는 다양한 커리어 연구, 혹은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분야에서의 지견을 토대로 행복해지기 위한 직업 찾기라는 주제에 관해 고찰하고 있다.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사고 프로세스를 여러분이 똑같이 훑으면서 자신의 직업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판단 기준과 지식을 익히길 바란다.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쓴 가장 큰 목적이다.


8.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특별히 현대에만 벌어진 것은 아니다. 오히려 획일적인 성공 법칙이 명확하게 존재하던 20세기 후반이야말로 정상이 아니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소위 좋은 대학을 나와서 유명한 대기업에 입사하면 평생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다는 성공 법칙이 분명히 존재했다는 사실은, 역으로 말하면 실패 요소 또한 분명히 존재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얼마나 불건전하고 폐색된 사회가 생성되었는지는 현재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면 잘 알 수 있다.


9. 앞에서 천직 찾기는 본래 당신이 세상에 무엇을 바라는지가 아니라 세상이 당신에게 무엇을 바라는가 하는 물음에 답을 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가설을 제시했다. 사회적 기업에 뛰어드는 젊은이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사람들일지도 모른다.


10. 신상품이 출시되어 살아남을 확률을 살펴보면 음료 분야에서는 1퍼센트 이하다. 또한 내가 소속되어 있는 콘페리헤이그룹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수 합병이 기대한 성과를 달성할 확률은 10퍼센트라는 결과가 나와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신상품을 출시하지 말아야 할까? 경영자는 인수 합병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11. 그래서 나는 아주 대담한 발상을 하나 생각해냈다. 일단 30세 정도에 모든 직업인에게 일하기를 멈추게 하고 1~2년 동안 놀게 한 뒤에 앞으로 자신이 30~40대를 보낼 회사나 직업을 선택하게 하는 취업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12.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하는 물은 앞서 설명한 틀에서 말하자면 동경에 기반해서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사고한 끝에 원하는 대로 동경하는 직업을 갖게 되었다 해도 그 일을 정말로 좋아하고 잘하는지는 알 수 없다. 아무래도 직종이나 회사명에 대한 동경이 우선되었기 때문이다.


13. 이러한 세상에서 직업을 선택할 때 '꾸준하게 노력을 계속할 수 있느냐 없느냐' 하는 관점은 사실 가장 중요한 착안점이다. 그렇기에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무엇을 하면 즐거운가?' 하는 질문이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하는 질문보다 훨씬 중요하다.


14. 유도와 검도 등 '도'라는 글자가 붙은 기술 체계가 전반적으로 그러하듯, 어느 정도 깊이를 지닌 일이나 행위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몰입해봐야 비로소 참맛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일을 해봐야 자신이 어떤 때 성취감과 행복감을 얻는지 조금씩 알게 된다. 그러한 경험을 거친 뒤라면 더욱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고 일의 순도를 높일 수 있는 이직을 지향할 수도 있지만 이러한 만족감은 적어도 2~3년 이상 경험을 쌓아야 얻을 수 있다.


15. 20~30대 전반에 자신다움을 추구하고 자기 긍정 욕구가 높을수록 나중에 자기 부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화응로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오히려 젊을 때 자유롭지 못하고 자신답지 않은 일에도 '어느 정도' 견뎌낼 수 있는 힘이 필요하지 않을까.


16. 이렇게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커리어를 형성하는 데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뒤집어 '무엇을 양보할 수 없는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효과적일지도 모른다는 사고방식이 도출된다. 그런 생각을 한 이가 에드거 샤인이다. 그는 양보할 수 없는 점을 '커리어 앵커Career Anchor'라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17. 커리어 앵커는 자신의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혹은 절대로 희생하고 싶지 않은 가치관이나 욕구를 가리킨다. 개인을 배에, 인생을 항해에 비유할 때 배가 해류에 떠내려가는 것을 막아주는 닻, 즉 앵커와 같은 역할을 맡아주고 인생에서 자신다움을 지키기 위해 도전히 양보할 수 없는 가치관이나 욕구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18. 약한 유대 관계라는 개념은 미국의 사회학자 마크 그라노베터가 1973년에 발표한 논문 <약한 유대 관계의 힘>을 계기로 너릴 확산되었다. 가족이나 친척, 친구로 대표되는 강한 유대 관계strong ties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이 관계로 이어져 있는 사람들의 범위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미 자신도 알고 있는 정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즉 마음을 열어놓는 가족이나 친구하고만 교류를 하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한정된다는 뜻이다.


19. 이와 같은 현상은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일어난다.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인생의 한 시기에 오히려 일에 매여 지배당함으로써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한 힘을 길러둘 필요가 있다.


20. 이렇게 생각을 거듭하면 공격형 이직에서 어떤 점에 유의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것은 무엇을 얻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잃을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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