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39. 연남방앗간
1. 이희준 씨(30)는 자신을 3년 차 ‘참기름 소믈리에’라고 소개했다. 소믈리에라고 하면 보통 와인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포도주는 신맛부터 단맛까지 미세한 맛의 차이에 따라 종류가 수백, 수천 가지다. 소믈리에는 훈련된 미각과 해박한 지식으로 손님이 원하는 포도주를 파악해 추천한다. 반면 흰 쌀밥 위에 온갖 재료를 올리고 고추장 넣고 쓱쓱,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 방울 똑. ‘고소한 맛’이 일품이긴 해도 참기름이 그 이상의 맛을 낼 수 있을까? (비즈한국, 2018.09)
2. 방앗간을 차리기 전, 전국 1400여 전통시장 중 1011곳을 최소 10번 방문한 이 씨는 흥미로운 결과에 도달했다. 방앗간이 시장의 중심 역할을 할 확률은 65%, 시장이 사라질 때 방앗간이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75%. 이 씨는 방앗간이 동네 사랑방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연남방앗간을 찾는 방문객은 한 달 평균 1만 3000명. 하루 500명꼴이다. 수익을 따로 공개하진 않았지만, 참깨라떼가 한 잔에 6500원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매출이다. 특히 연남방앗간을 찾는 외국인 손님은 두말하지 않고 일단 참기름을 사고 본다고. (비즈한국, 2018.09)
3. 이런 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어느 정도일까. 어반플레이의 2017년 연매출은 18억원이었다. 현재 신한카드의 ‘컬처 팩토리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중이다. 직원 채용은 1년에 2~3회 공채를 진행하거나 상시채용한다. 콘텐츠를 발굴하는 기획자, 직접 지역을 찾아다니고 결과물을 만드는 제작자, 디자이너, 경영지원 담당을 채용한다. 어반플레이에서 일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일주일에 한두번씩 온다고 한다. (jobsN, 2018.08)
4. 연남방앗간은 ‘편집숍’과 더불어 카페로 운영된다. 자체 개발한 ‘참깨라떼’는 한 달 평균 1만 잔이 팔릴 만큼 인기다. 하지만 수익을 목표로 하는 일반 카페와는 분명 다르다. 1970년대 지어진 2층짜리 양옥집을 개조해 만든 카페 내부에 마련된 테이블은 단 4개, 의자는 15개 안팎이다. 카페에 있는 네 개의 방은 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의 작품으로 채워졌다. 지하실에선 주기적으로 작품 전시회가 열린다. (비즈한국, 2018.09)
5. “깨 원산지, 생산자의 착유 방법, 구력 등에 따라 맛과 풍미가 달라져요. 참기름마다 잘 어울리는 음식도 다 다르죠. 해외에선 이미 참기름이 ‘스페셜 오일’로 귀한 대접을 받아요. 한국 사람들은 너무 흔하게 먹으니까 모르죠. 참기름 장인이 점점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참기름 소믈리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비즈한국, 2018.09)
6. “조선영조실록에 보면 ‘영조가 참기름을 먹고 나면 조선 팔도에 참기름이 남지 않았다’는 한 줄이 나와요. 조선 왕 중 영조가 유독 참기름을 사랑했다고 해요. 근데 영조가 먹던 참기름 제조 공법이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아요. 당시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기술을 배워가서 남겨둔 문헌을 발굴하고 그 맛을 찾아가는 단계입니다.” (비즈한국, 2018.09)
7. 연남방앗간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의 경의선숲길을 따라가면 나오는 조용한 골목 안에 있다. 단순히 커피만 파는 카페가 아니라 참기름도 직접 살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중국이나 일본에서 온 여행객들은 참기름을 한꺼번에 여러 개 사가기도 한다. 연남방앗간은 참기름 이외에도 구운마늘 단양 ‘금수레’의 구운마늘 소금, 영월 ‘든해 티 하우스’의 전통차 등 지역의 다양한 지역상품을 팔고 있다. (jobsN, 2018.08)
8. 2층엔 프리랜서로 일하는 디자이너, 작가, 예비창업가들의 작업실과 책방이 있다. 이곳은 원래 연남동 주민이었던 한 할머니가 50년 이상 살았던 집이다. 하지만 어반플레이는 찢어진 벽지, 흠집 간 나무계단 등을 모두 그대로 두었다. 공간이 원래 갖고 있던 매력을 살리는 것이 그들의 원칙이기 때문이다. 독특한 콘셉트가 입소문을 타면서 하루 평균 200~300명이 방문하고 있다. (jobsN, 2018.08)
9. "과거 방앗간은 동네 주민들의 만남 장소였습니다. 대형 마트가 등장해 지금은 방앗간이 거의 사라졌어요. 기름 한 병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는데, 방앗간이 없어지니까 그 기술을 가진 장인들도 잊혀지고 있었죠. 이런 장인들이 만든 참기름을 알리려고 연남동에 문화공간을 조성하면서 ‘방앗간’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장인들과 협업해 참기름을 같이 짜고 제작 비용은 저희가 부담합니다." (jobsN, 2018.08)
10. 연남방앗간은 외관도, 내관도 카페보다는 가정 주택에 가깝다. 오래된 벽돌과 대문을 드리운 나무들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고풍스러운 샹들리에와 갈색 목조 인테리어로 구성된 내부가 펼쳐진다. 연남방앗간은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펼쳐지는 1층은 카페 공간이자 전시를 위해 사용된다. 공간 대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일렬로 작은 테이블과 의자들을 늘어놓는 몇몇 카페들과 달리 널찍하게 떨어져 있는 테이블들이 참 좋았다. (아트인사이트, 2019.12)
11. 연남방앗간은 상시 판매하는 참기름 등의 지역 상품 외에도 지하 1층 공간을 이용해 다른 브랜드의 전시와 상품 판매가 단기적으로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카페를 방문했을 당시에는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차를 모토로, 지역의 특색을 담은 차를 만들고 차와 닮은 삶을 이야기하는 브랜드, Magpie&Tiger의 팝업스토어와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아트인사이트, 2019.12)
12. “팔도의 숨겨진 음식 브랜드를 소개하고 싶어요.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려면, 식문화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부산에, 광주에 가지 않아도 그 지역 식문화를 맛볼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는 거죠. 맛본 음식이 마음에 들면, 그 지역에 여행 가서 더 제대로 즐길 수 있게요. 결국 지역의 소상공인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거죠.” (비즈한국, 2018.09)
*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eonnambangagan/
* 내용 출처
- https://bit.ly/3ZbJzCZ (아트인사이트, 2019.12)
- https://bit.ly/3J7lQhG (jobsN, 2018.08)
- https://bit.ly/3ZzUpCz (비즈한국, 201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