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연의 두 번째 강사로 라운즈의 전우성 이사를 모셨다. 29CM의 브랜딩을 총괄하신 분이자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일'을 쓰신 분이다. 특히 29CM는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이트이자 온라인 쇼핑몰이다. 이 브랜드가 왜 특별한지를 설명하자면 글이 길어질 것 같아 생략하겠다. 사실 정말 알고 싶었던 것은 누가, 왜 그런 브랜딩을, 프로모션을 했냐이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하세요"
전우성 이사는 조용한 분이셨다. 약간은 샤이한 분인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강의안 하나를 서너 번 수정하고 메일만 스무 통을 주고 받을 정도로 치밀한 분이기도 했다. 그러나 브랜드로서의 전우성을 말하자면 한 마디로 '남다름' 그 자체다. 그는 남들이 다 검은색 파카와 코트를 입는 사람들이 싫어서? 노란색 코트를 입고 다닌 사람이다. 하지만 이 작은 실천이 불러 일으킨 스노우볼 효과는 대단했다. 나는 이것이 작은 브랜드가 해야 할 마케팅이자 브랜딩의 핵심 원리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남다름을 용기있게 보여줄 것, 그래야만 '생존'이 가능하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스몰 브랜드의 규모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시작'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제 막 시작한 브랜드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생존력이다. 예전에는 남들처럼만 해도 먹고 살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남들처럼 해서는 생존조차도 힘든 세상이 되어버렸다. 경쟁자가 많아도 너무 많다. 동네빵집 하나도 전국의 빵집을 경쟁 상대로 삼아야 한다. SNS로 연결된 세상에서, 네비게이션 주소만 찍으면 전국 어디라도 달려갈 수 있는 세상에서 예전과 같은 동네 장사만으로는 생존하기 힘들다. 그래서 나는 전우성 이사에게 이렇게 물었다. 스몰 브랜드에도 브랜딩이 필요하냐고.
"스몰 브랜드라서 브랜딩이 필요한게 아니라, 스몰 브랜드이기 때문에 브랜딩이 필요한 겁니다."
간단히 말해서 필요 조건이 아니라 필요충분 조건으로서의 브랜딩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더더욱 '남달라야' 한다. 삼성은 남들 만큼의 품질만으로도 제품을 팔 수 있다. 이미 압도적인 브랜드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네 카페는 반드시 브랜드로 기억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바로 옆 건물에 언제든지 스타벅스와 투썸, 할리스가 들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방법은 큰 돈이 들지도,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도 않아야 한다. 우리는 돈도 사람도 없는 스몰 브랜드니까.
브랜딩의 핵심은 그야말로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우리가 시장을 연구하는 만큼 사람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우성 이사의 강연을 들으면서 내내 사람의 마음을 향한의 그의 통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보다 그 자신이 '남다르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지금 큰 회사의 이사로 일하고 있다. 그러니까 아직은 스몰 브랜드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 점이 강사로 모실 때의 가장 큰 고민이었으나 다음의 말로 그 의문은 기우가 되어 버렸다. 그는 강연 중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그 말이 우리 같은 스몰 브랜드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격려가 되었는지, 아마 그 자신은 모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저도 언젠가는 스몰 브랜드가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