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그는 어떻게 가수를 넘어 영웅이 될 수 있었나?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54.

1. 임영웅은 2020년 방영한 TV조선 ‘미스터트롯’에서 우승한 뒤 단숨에 ‘국민가수’로 부상한 주인공이다. 이듬해 12월 고작 데뷔 6년차 가수인 임영웅은 나훈아, 심수봉에 이어 TV단독쇼 무대(KBS)에 오르는가 하면, 지난 8일엔 K리그 경기 시축자로 나서 4만5007명이라는 최다 관중을 모았다. 나훈아와 심수봉이 각각 데뷔 50년과 40년을 훌쩍 넘긴 대가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임영웅의 TV단독쇼가 얼마나 상례에서 벗어났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해석이다. 그야말로 ‘영웅시대’인 것이다. (이데일리, 2023.04)


2. 임영웅에 대한 중장년층의 지지는 어지간한 아이돌 그룹의 팬덤을 능가한다. 실제 책 구매층의 연령대를 보면 50대 이상 여성 구매 비율이 63.3%(예스24 통계)에 달한다. 그는 “임영웅 팬덤은 노래로 삶의 질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수많은 팬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며 “그 어느 팬덤보다 결속력이 단단하다. 팬들의 지속적인 기부활동 역시 임영웅 덕분에 겪은 치유의 기적을 널리 전파하고자 한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2023.04)


3. 다음 팬카페 ‘영웅시대’ 회원 수는 18만9000여 명. 팬층은 남녀노소를 불문하지만 팬덤을 주도하는 건 50~70대 여성이다. 원래 대중음악계에서 팬덤 문화의 핵심 구성원은 여성이었다. 여성이 주축이 된 팬덤일수록 아이돌 가수의 영향력도 커졌다. 임영웅 현상이 새로운 건 중장년 여성들의 조직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팬덤 역사에서 조명된 적이 거의 없다. 임영웅은 무엇이 달랐기에 이 많은 여성들을 움직였을까? (시사인, 2023.05)


4. “임영웅 가수와 팬들의 관계를 상업적인 측면에서만 헤아리는 것은 무례한 행위입니다. 일찍이 김종삼 시인은 <묵화>란 시에서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말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라고 노래한 바 있습니다. 이 시에서처럼 몸과 마음이 함께 동반자적 경지의 유대가 임영웅 가수와 팬들 사이에 형성돼 있지 않았다면, 팬심이 기부 활동으로 이어지고 그 기부 활동이 사회적인 운동으로까지 발전하는 현상을 온 국민이 목격할 순 없었을 겁니다.” (월간조선, 2023.04)


5. 팬카페에는 임영웅 노래를 들으면서 우울증과 불면증이 사라졌다는 후기들이 종종 올라왔다. 암 투병 중에, 가족 간병 중에, 황혼 육아 중에. 저마다의 사연으로 고립돼 있던 여성들이 임영웅을 통해 위로받고, 또 서로 연결되었다. 황광순씨가 대구 지역 모임인 ‘위시 카페’를 찾았을 때도 그랬다. “여기는 언니고 동생이고 할 것 없이 처음 보는 사이인데도 그냥 끌어안고 우는 거야.” 임영웅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않았을 사람들과 이제는 가족 같은 사이가 되었다. (시사인, 2023.05)


6. 장유정 교수는 임영웅의 트로트를 ‘부드러운 남성성의 출현’이라 명명한다. 미국에서 방탄소년단(BTS)이 성공한 이유로 거론되는 특성이기도 하다. “가부장적 남성성에 질리거나 그들에게 상처받은 여성들은 말도 행동도 노래도 조심스럽게 하는 임영웅에게 열광했다. 강함이 아닌 부드러움을 통해 영향력을 보여주었다. (시사인, 2023.05)


7. “실낱같은 가능성을 뚫고 자신의 이름처럼 영웅이 되었다. 일종의 흙수저 서사다. 그런 서사가 5060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주는 희망과 기대가 있다(장유정 교수).” 잘 다듬어진 완성형 아이돌이 케이팝의 셀링 포인트라면, 중장년층에게는 임영웅처럼 ‘개천에서 난 용’ 서사가 소구했다는 얘기다. 그가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기도 포천의 돈가스집이 팬들의 성지가 된 것만 봐도 그렇다. 팬들은 임영웅에게서 “기특한 아들” “인성과 효심을 갖춘 가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찾아낸다. (시사인, 2023.05)




* 내용 출처

https://bit.ly/3LuqSow (시사인, 2023.05)

https://bit.ly/44hRcuV (월간조선, 2023.04)

https://bit.ly/44lFjE9 (이데일리, 2023.04)

매거진의 이전글 신은 믿지 않아도 진(GIN)은 믿는다, 진글라이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