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고민해도 힘들어해도 괜찮아, 괜찮아마을

천 일 동안, 오늘의 브랜드 #159.

1. 목포의 ‘괜찮아마을’은 마을 이름 같지만, 목포가 아닌 외지에서 모인 청년들이 만든 기업이다. 사회적 경제나 협동조합이 아니라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고 강조하는 괜찮아마을을 만든 홍동우(36) 대표는 2018년 정부의 시민 주도 공간활성화 용역 사업을 맡게 됐다. 처음에는 목포에 있는 빈집 5곳을 활용해 60명의 청년이 6주간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함께 밥을 먹는 공동체를 만들어 영화와 잡지를 제작하는 등의 활동을 한 청년의 절반은 사업 기간이 끝나도 목포에 눌러앉겠다고 했다. (서울신문, 2022.03)


2. 기계공학을 전공한 홍 대표는 서울에서 태어나 자랐다. 2014년부터 전국 일주 전문여행사를 만들어 운영하면서 청년들의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아파트촌에서 나서 평생을 보내는 청년들은 실패하더라도 돌아가 쉴 고향이 없고, 한 달 최저임금은 월세와 식비를 내면 바닥난다. 20대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이들의 숫자가 교통사고 사망자보다 3배나 많다는 사실에 청년들에게 ‘마음의 안전벨트’를 채워줄 수 있는 고향과 같은 곳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신문, 2022.03)


3. “여행 사업은 2015년부터 시작했다. ‘익스퍼루트’라는 이름의 국내 전문 여행사였다. 렌탈 사업을 최소화 한 후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겸 스쿠터로 국내 여행을 자주 다녔다. 다니다보니 로컬의 좋은 지역들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 ‘누구나 인생의 한 번은 전국 일주를 한다.’는 슬로건으로 여행사를 만들었다. 그때 3년 정도 전국을 돌며 다양한 청년들을 만났다.” (라이프점프, 2020.06)



4. “전국을 돌며 지역별 참가자들을 모집하는 형태였다. 주로 2~30대 청년이 참가자였고. 밤마다 참가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각자의 고민이 굉장히 많음을 알게 됐다. 진로, 취업, 사회생활 등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들이었다. 그래서 재방문율은 굉장히 높았는데 경비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결국 내 경비를 포기하고 적자를 보며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청년들과 함께하는 엄청난 경험은 얻었지만 통장 잔고는 0원이 됐다.” (라이프점프, 2020.06)


5. 청년들에게 ‘괜찮다’고 말해줄 공동체의 필요성을 착안한 계기가 있다. 홍 대표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 일주 여행사를 운영했다. 그의 여행사는 4박 5일, 9박 10일, 13박 14일 등의 코스로 청년들이 국내 이곳저곳을 다니며 함께 노래하고, 요리하고, 불 피우고, 별을 보다 잠드는 여행을 콘셉트로 하는 곳이었다. 4년간 1,300여 명의 청년이 함께했다. 그러니 수많은 밤,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오갔겠는가. 청년들은 처음에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있는지 등의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힘듦을 스스럼없이 꺼내놓았다. 여행 멤버가 바뀌어도 대화 형태는 늘 비슷하게 흘러갔다. 오죽하면 홍 대표가 ‘우리 여행에는 힘들어하는 사람만 모이는 건가?’를 고민했을 정도다. (원불교신문, 2022.11)


6. 홍동우 씨는 "여기가 괜찮아마을에서 운영하는 공간이어서 괜찮아마을 간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괜찮아마을'은 지친 청년들이 목포에서 6주간 살아보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청년들은 6주가 지나고도 목포에서 살기 위해 남았다고. 홍동우 씨는 "서울에서 온 친구들이 많이 지쳐 있을 거로 생각하고 쉬게 했다"며 "여기 마을도 구경하고 로컬 푸드 가지고 요리도 하고 쉬다보니까 2주 정도 하니까 어떤 친구는 식당을 운영하고 어떤 친구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며 그렇게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톱스타뉴스, 2020.06)



7. 홍 대표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거실에서 한눈에 누릴 수 있는 30평대 아파트 신혼집의 월세가 35만원 밖에 하지 않는다”면서 “서울에서 살 때는 월세 60만원, 밥값 80만원이 생계유지비로 나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목포에서는 서울에서 버틸 때의 절반 비용으로 인생의 2막이나 3막을 준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2022.03)


8. 괜찮아마을이 목포에 자리를 잡은 건, 한 시인의 제안 덕분이다. 당시 홍 대표와 박명호 대표(공동대표)는 전국 일주 여행사를 접고, 제주도에서 ‘한량유치원’이라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인연이 된 강제윤 시인은 “목포에 있는 옛 여관 건물(우진장)을 20년간 무상 임대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제주의 비싼 임대료에 사업 지속을 고민하고 있던 찰나, 그렇게 목포에 뿌리를 내리게 됐다. 홍 대표는 “20년 무상 임대 여관이 목포에 있어서 목포로 온 것이지, 다른 지역이었다면 그곳으로 갔을 것”이라며 웃었다. (원불교신문, 2022.11)


8. 여관은 목포의 원도심에 있었다. 목포에 와 보니 보물 창고를 발견한 기분이었다. 지방 소도시의 낮은 집값과 월세는 청년들이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기회이자 희망이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2018년 행정안전부 용역 사업에 선정돼 목포의 빈집 다섯 곳에서 60명의 청년을 6주간 머물게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게 했더니, 참석 인원의 절반이 프로젝트 후에도 목포에 남겠다고 했다. 홍 대표는 “괜찮아마을에서의 경험을 통해 ‘지방에서도 삶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원불교신문, 2022.11)


9. 청년들은 ‘힘들다’고 말할 곳과 대상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에 전국 일주는 수단일 뿐, 자연스레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 누구나 가진 고민과 어려움에 대한 공유의 장이 됐다. 누군가 힘듦을 꺼내놓으면, 그 자리에 모인 청년들은 충분히 들어주고 공감하고 위로했다. “괜찮아. 고민해도 괜찮고, 힘들어해도 괜찮아.” 그게 서로에게 힘이 되는 듯했다. (원불교신문, 2022.11)



10. 목포에서 괜찮아마을 청년들의 성공은 강 시인이 무상임대했던 우진장을 사들이는 것으로도 이어졌다. 오래된 여관은 1층은 복고풍 오락실, 2~3층은 새로운 감각의 숙소로 곧 재탄생할 예정이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청년마을 사업에 선정된 신안 안좌도의 ‘주섬주섬마을’ 대표는 목포대에 다닐 때 홍 대표의 강연을 들었던 청년이기도 하다. (서울신문, 2022.03)


11. 괜찮아마을에서는 쉼, 상상, 작은 성공을 지지하고 귀히 여긴다. 충분한 쉼을 통해 무언가를 상상해낸 청년이 있다면 창업보다는 팝업(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을 권하고, 대신 그에 필요한 기반과 받침을 해준다. ‘도전하고 시도했는데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패해도 괜찮다. 다시 시도하면 된다. 다만 도전은 처음부터 너무 무리하게 하지 말자’고 응원하며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다. 청년들은 이곳에서 남과 ‘함께’ 하는 법도 배운다. 거실은 공유하되 방은 따로 쓰고, 공공주방에서 같이 밥을 해 먹으면서 때때로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그렇게 충분히 쉬고, 위로받고, 힘을 얻는다. 홍 대표는 ‘이러한 커뮤니티(공동체)가 괜찮아마을의 핵심 중 하나’라고 말했다. 괜찮아마을에 머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현재 2박 3일, 3박 4일 일정이 운영 중이다. (원불교신문, 2022.11)


12. 제주에서 창업했다가 홍 대표를 알게 되어 3년 전부터 괜찮아마을에 합류한 김영범(30) 부대표는 “그동안 괜찮아마을은 식·음료 판매, 콘텐츠 제작, 교육, 여행 등 지방소도시에서 마을 만들기를 하며 할 수 있는 대부분의 비즈니스를 해 왔다”면서 “앞으로는 교육과 여행에 집중해 청년들에게 투자하는 규모도 넓힐 계획”이라며 단기 목표를 제시했다. (서울신문, 2022.03)


13. “진행 중인 ‘공장공장’ 일들을 훌륭하게 잘 마무리 하고 싶다. 그리고 ‘괜찮아마을’의 브랜드들이 잘 안착하고 자생 했으면 좋겠다. 또한 이 공동체 모델을 다양하게 확장해보고 싶다. 오프라인 측면은 호텔, 레스토랑, 코워킹 스페이스 등으로의 인프라 확장, 온라인으로는 우리의 공동체 모델을 적용해 수익화 해보고 싶다.” (라이프점프, 2020.06)





* 내용 출처


- https://bit.ly/42Tc8GR (서울신문, 2022.03)

- https://bit.ly/3Mpn3mc (원불교신문, 2022.11)

- https://bit.ly/42QksHq (아웃도어, 2021.03)

- https://bit.ly/42uA8jQ (톱스타뉴스, 2020.06)

- https://bit.ly/3BmCXaX (라이프점프, 2020.06)

매거진의 이전글 충주 사과로 만든 춤추는 술, 댄싱사이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