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과일 가게에도 브랜딩이 필요할까요?

오금동에 있는 이 작은 가게 주인은 원래 목사님이셨습니다. 저도 크리스천이지만 일부 대형 교회의 목사님들 빼고는 다들 형편이 좋지만은 않으세요. 부목사에서 담임 목사가 되기까지는 대기업 입사 뺨칠 만큼 좁고 힘든 길을 걸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목사님은 다른 길을 걷기로 했습니다. 돈이 너무 없어서 중고차에 과일을 가득 실어 노점부터 시작하셨죠. 그렇게 첫 달 수입 50만원을 벌고 나서 그렇게 행복하셨다고 합니다.


이제 5년 차인 이 가게는 이제 가게를 열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유독 까탈스런 입맛 탓에 맛있는 과일을 파는 가게로 소문이 났습니다. 그렇게 올린 수입의 일부는 고아원 같은 어려운 곳들을 돕는데 쓰이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착한' 가게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착하다는 말이 그렇게 환영받거나 매력 있는 말은 아니죠. 달콤한 과일 나무를 상징하는 가게 네이밍도 조금은 심심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하루는 행사를 위해 이 가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작은 힌트 하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그림이었습니다. 과일 가게 곳곳에 걸린 그림들은 모두 이 가게 주인이 직접 그린 그림들입니다. 특히나 고흐를 사랑하는 목사님은 독학으로 그림을 배워 짬짬이 그림을 그리고 계십니다. 저는 문득 유럽에서 한때 유행했던 일본풍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포장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과일을 소재로 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명화도 떠올랐습니다. 심지어 스브연의 한 멤버는 이 과일 가게에서 그림으로 배우는 인문학 수업을 제안하셨다고 하네요.


그냥 과일만 팔아도 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동네 작은 과일 가게에도 컨셉이 필요하고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착하고 선하지만 입맛은 까다로운, 차별화된 특장점을 알릴 여러가지 장치들이 필요합니다. 목사님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만든 포장지, 명화 속 그림들을 소개하는 작은 카탈로그, 함께 그림을 그리며 인문학을 공부하는 동네 사랑방 같은 그런 과일 가게... 이 작은 가게가 어쩌면 오금동을 대표하는 과일 가게이자 동네 브랜드로 재탄생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다시 태어날 스몰 브랜드를 기대하며 아래의 영상을 업데이트 합니다. 혹 오금동에 들르실 일이 있다면 꼭 한 번 들러주세요. 이 작은 브랜드의 아름다운 진화 과정을 저도 힘껏 돕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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