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호떡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다. 어떤 계기로 이 일을 하게 되었나?
처음부터 호떡을 만들고자 했던 건 아니었다. 다른 사업을 하다가 잘 안되어서, 먹고 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다. 과거에 노점 생활을 했던 경험도 있고 해서 아내 손을 잡고 인사동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지인에게 2평만 달라고 했더니 그 자리는 장사가 안된다는게 아닌가. 그래서 다시 소개받은 곳이 지금의 삼청동에 있는 15평 공간이었다. 그때가 오후 5시 반 정도였었나? 주변을 둘러보니 뭘 팔아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떡볶이 가게나 전문 브랜드가 너무 많았다. 원래 떡볶이를 팔려고 했던 터라 조금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딱 하나, 호떡집이 없었다. 그래서 말도 안되는 가격에 전전세를 얻어 한 달 뒤부터 호떡 장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Q. 한 달 후에 장사를 해야 하는데...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만큼 절박했던 거다. 그래서 유명한 호떡집을 대여섯 군데 찾아가봤는데 내가 원하는 호떡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서 밀가루와 야채를 구입해서 직접 가스 버너에 구워보기 시작했다. 엑셀에 레시피를 적어가며 적당한 레시피를 찾다 보니 어느 날 가장 맛있는 조합이 나왔다. 그렇게 무턱대고 장사를 시작했다.
Q. 호떡의 맛은 만족스러웠나?
무조건 감동을 주자고 다짐했다. 견과류도 차고 넘치도록 듬뿍 넣었다. 맛없으면 환불해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장사 첫날 11만 8천 원을 벌었다. 우리 부부 둘이서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날이 목요일이었다. 토요일에는 매출이 50만 원 넘게 나왔다. 가게가 워낙 토속적인 분위기라 달리 간판도 달지 않았다. 학생들은 공짜로 나눠주었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학교 학생들이 줄을 지어 가게를 찾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임산부 한 분이 가게를 찾았다. 두말 없이 공짜로 호떡을 구워 드렸다. 그러자 더 많은 손님들이 찾기 시작했다.
Q. 일종의 바이럴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느 날 성우 한 분이 지나가면서 우리 호떡을 사드셨다. 그 분이 다름아닌 배한성씨였다. 마침 교통방송에 출연 중이셨는데 그 분이 너무 맛있다고 해주시는 바람에 손님들이 그야말로 문전성시를 이루기 시작했다. 그날이 12월 25일이었다. 무진장 추운 크리스마스였는데 마음은 한없이 따뜻한 특별한 연말이었다. 그때 하루 매출이 100만 원을 넘었다.
Q. 그야말로 호떡집에 불이 난 것 아닌가?
그 다음 해 1월에는 방송 출연을 요청 받았다. 블로그나 SNS를 통해서도 조금씩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하루는 네이버 본사에서 연락이 왔다. 직접 촬영을 해서 올리겠다는 거였다. 사실 그때만 해도 그게 뭐 대수겠나 했다. 그런데 네이버에 소개된 후 일 매출이 300만원을 넘었다. 최고 매출은 350까지 찍어 봤다. 이 정도 팔려면 반죽통만 14개를 들고 가야 했다. 9시 반 오픈인데 30분 전부터 손님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Q. 어마어마한 성공이다.
매일 기다려주는 손님들이 그렇게 고마울 수 없었따. 그래서 따뜻한 녹차를 한 잔씩 대접하기 시작했다. 너무 추운 날은 핫팩을 나눠드리기도 했다.
Q. 이런 성공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물론 첫 번째는 맛이다.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손님을 대하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들이 군대 갔을 때였다. 제대할 때까지는 군인들에게 공짜로 호떡을 나눠주기로 했다. 동병상련의 감정을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루는 신라 호텔 제빵 명장님이 우리 가게에 들르셨다. 그리고 우리 호떡을 한 입 드시더니 ‘지금은 이거다’ 이 한 말씀을 하시는게 아닌가. 얼마 후 하얀 유니폼을 입은 신라 호텔 직원들이 밀물처럼 들이닥쳤다. 하루는 신라 호텔에 초대를 받아 그분으로부터 여러 도움 되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이런 작지만 소중한 경험들이 조금씩 쌓인 결과가 아닌가 싶다.
Q. 그런데 갑자기 코로나라는 불청객이 찾아왔다.
2019년 1월이었다. 사업장이 3개가 있었는데 모두 폐업할 수밖에 없었다. 해외 사업부도 모두 접었다. 손실 금액이 어마어마했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는 하루 매출이 30만 원 정도였다. 다행히 올 겨울엔 200 정도까지 올라왔다. 그런데 올해는 5월인데 벌써 더워서 문제다. 더워도 안 팔리고 비가 와도 안 팔리는게 바로 호떡이다. 달리 견디는 수밖에 방법이 없다.
Q. 호떡집 같은 작은 브랜드에도 브랜딩이 필요할까?
하루는 제주도에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함께 비행기를 타고 오신 팀 중의 한 분이 저를 알아본 거다. 너무 열정적으로 호떡을 굽고 있어서 감동했었다나? 그분을 통해 4,50명 되는 일행과 모두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때마침 중국에서 온 비행기가 막 도착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인들이 나와 함께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게 아닌가. 그렇게 사진을 찍다보니 공항을 빠져나오는데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 작은 브랜드일수록 창업자의 브랜딩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알려진 만큼 내가 만든 호떡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Q. 스몰 브랜드를 시작하시는 분들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생계를 잇기 위한 절실함, 그리고 아주 조그마한 유명세가 오늘의 나, 그리고 삼청동 호떡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호떡은 국민 간식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인데도 우리 호떡 업계엔 현재 후계자가 없다. 음식을 만드는 많은 과정이 자동화 설비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 손을 거치지 않은 호떡은 진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호떡을 직접 굽고 나누는 과정에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이런 감동을 나눌 수 있는, 작지만 강한 브랜드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