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브랜드 교육 컨설팅으로
온라인 마케팅 회사의 대표를 만났다.
가능하면 손에 잡히는 국내 사례를 들고 싶어서
최근 읽었던 몇 권의 책 이야기를 꺼내니
손사래를 치며 이런 반응을 보였다.
"그 회사 아는데, 알고 보면 그런 회사 아니에요"
솔직히 이 말은 맞는 말이다.
100미터 미인이란 말도 있듯이
철학과 가치관을 앞세우는 수많은 브랜드들이
그 속은 곪아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함께 일하던 에디터가 쓴 기사를 보고
우연히 들었던 부도덕한 회사 내부 사정으로
괜히 맘 속으로 화끈거렸던 기억이 새롭다.
하지만 굳이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랜딩'은 필요하다.
바로 '업의 본질'이라는 지향점에 관한 얘기다.
지금도 수많은 브랜드들이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일에 '질문'을 던지며
자기만의 답을 찾는 과정에 올인하고 있다.
그것은 단순히 제품과 서비스에 국한되지 않고
'일하는 방식'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발뮤다는 '밥맛'의 본질을 남다른 기술로 접근한다.
72초는 '자신이 좋아하는 콘텐츠'가 경쟁력이라 말하고
츠타야 서점은 '책'이 아닌 '취향'을 팔고 있다.
오바마의 자기다움은 화려한 연설 뒤에 숨은 진정성이다.
조선일보는 웹툰을 통해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고자 한다.
이 모든 몸부림의 중심에 '업의 본질'이 있다.
자신의 누구인지를 아는 사람이, 기업이, 브랜드가
비로소 본질에 기초한 변신을 꾀할 수 있다.
마케팅을 '많이 파는 것'으로만 정의한다면
그것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음을 우리는 알기에
그래도 '브랜딩'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 다분히 철학적인 얘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그러나 철학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관한
진지한 질문에서 시작했으므로
'사람'이 필요로 하는 니즈와 원츠에 집중해야 할
제품과 서비스의 지향점은 '브랜딩'일 수 밖에 없다.
그것은 한 개인의 삶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나와 내 업의 '본질'은 무엇이고,
그것을 위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다시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p.s. 서두에 소개한 미팅은 대표의 이런 말로 마무리되었다.
"...그래서 제대로 된 브랜드가 필요하다는 거에요."
(*사진 출처: 'Tokyo Ver0.8' 블로그, https://goo.gl/5bjA6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