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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에 세차장에서 일하며 부자가 되는 방법에 대하여

1. 가장 친한 친구가 이사를 한다.


이 친구는 부산 해운대 쪽에 5억 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집은 전세를 주고 용인에 가족들이 산다. 그런데 용인 집 전세가 2억 이상이 올랐다. 나름 깨끗한 집에 살던 친구의 와이프는 이 상황을 못견뎌 한다. 부산 집을 팔기는 아깝다. 그러나 나머지 돈으로 서울에 전세를 얻으려니 최소 4억이 있어야 한다. 그조차도 수십년 된 낡은 아파트다. 그나마 염창동 부근이라 가능한 일이다. 비슷한 평형대의 아파트를 잠실에서 구하려니 13억을 넘어선다. 이게 과연 직장인이 일해서 벌 수 있는 돈이란 말인가. 그래서 우리는 빚을 얻어 집을 사고 생활을 한다. 은행만 흥청망청 돈을 버는 세상이다.


2. '돈은, 너로부터다' 라는 책을 읽었다.


영악한 책이다. 돈으로 시작하지만 브랜딩으로 끝나는 책이다. 세차장을 하는 주인공이 어떻게 부자가 되는지를 스토리텔링 형태로 풀어내고 있다. 가만히 보니 저자 이름이 낯이 익다. 지금은 김작가TV로 유명한 친구 제갈현열씨다. 이전 직장에서 스치듯 만난 적이 있다. 그때는 지방대 출신으로 광고회사에 입사한 일이 화제가 됐었다. 그런데 이들 둘 다 광고 회사를 나와 유튜브를 하고 책을 쓰는 일을 한다. 격세지감이다. 불과 10년 새에 세상이 이만큼 바뀌었다.


3. 이 책도 '월 천 벌기'를 이야기한다.


다만 접근 방식이 다르다. 이 책은 부자가 되기 위한 첫 단계로 일단 월천을 벌어보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금액은 상징적이다. 하지만 여기서부터가 '픽션'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직장인으로서도 힘든 일이지만 자영업 하면서 월천 벌기가 어디 쉬운가. 하지만 이 책은 그 과정에서 시간이 아닌 가치로 돈을 버는 방법을 전수해준다. 더 많은 시간을 일하는 것이 아닌, 시간당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라는 말을 한다. 그건 맞는 말이다. 다만 우리가 월 천을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척이나 제한적이라는 사실도 함께 말해주었어야 했다. 시간당 만 원을 받는 사람이 시간당 백만원을 받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니까.


4. 이 책은 '세차장' 운영에 관한 이야기다.


앞서의 실망감에도 책을 놓지 않은 이유가 따로 있다. 내용이 생생하다. 아마도 실제로 성공한 사람을 모델로 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세차장에서 일하다가 인정을 받고, 결국 자신의 세차장을 만드는 과정은 '브랜딩'에 관한 이야기다. 어쩌면 퍼스널 브랜딩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문성에 기반한 신뢰를 얻는 과정이 아주 특별하진 않다. 그래도 디테일한 방법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믿음이 생겼다. 이 책이 정말로 말하고자 하는 바가 보였기 때문이다.



5. 이 책은 '시스템'으로 돈 버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이 조차도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진짜 부자들은 일하는 시간만큼 돈을 버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전문직 종사자들일 뿐이다. 정말 돈을 버는 사람은 시스템으로 돈을 번다. 남들이 자신을 위해 돈을 벌어주는 구조를 만든다. 그래서 이 책은 결국 경영과 사업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 책은 자신의 성공을 넘어 직원을 고용하고 그들을 성장시키고 회사의 문화로까지 이어지는 내부 브랜딩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뒤로 갈수록 점점 더 메시지가 분명해진다.


6. 이 책은 '브랜딩'에 관한 이야기다.


이 책은 돈을 넘어선 '본질'에 관해서 이야기한다.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시스템을 만들어 저절로 돈이 벌리는 구조를 만드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게 이 책이 말하는 '브랜딩'이다. 나는 이 의견에 동의한다. 자신의 몸값을 높이는 것을 넘어, 자신이 만든 쌓아올린 신뢰와 진정성으로 힘으로 부자가 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흔하다. 이 책의 결론이 월천을 버는 것에서 끝나지 않아 다행이고 반갑다. 자신의 성공 방법을 설파하고 그 스토리를 비싸게 파는 것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지 않아 반갑다. 적어도 이 책은 그렇게 결론을 내리지는 않고 있다.


7. 이 책의 제목에 속지 말기 바란다.


이 책은 중간 중간 '점프'가 많다. 무엇보다 월 천 버는 세차장 직원이 이야기는 살짝 비현실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정말 성공한 분의 이야기를 스토리로 풀어냈으니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그저 그 과정을 그대로 따라하기엔 힘들다는 얘기를 하고 싶은 것 뿐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 책의 방향은 맞다. 남다르게 일하고 스스로를 차별화하는 것, 이것은 세차장 뿐 아니라 골목식당, 카페, 과일 가게도 가능한 일이다. 이 책이 그렇게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사람들에게 '본질'에 가까운 메시지를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많은 토론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런 치열한 고민과 생각을 이어가는 사람들은 분명 브랜드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 책의 모델이 된 '김종봉' 씨처럼 말이다.




* 이 책을 함께 읽고 토론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로 참여 부탁드립니다. :)

https://discord.gg/gMQFTS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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