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육각'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온라인으로 돼지고기를 판다. 그런데 이 브랜드의 컨셉이 '초신선'이다. 도축한지 4일 이내의 돼지고기만을 팔기 때문이다. 고기는 숙성할 수록 맛있다는 상식을 가진 사람들은 무슨 소린가 할 것이다. 하지만 생선도 활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듯이 이 브랜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수백 억의 투자를 받고 승승장구 중이다. 그런데 이 브랜드의 컨셉과 유사한 제목의 책 한 권이 생각난다. 바로 '초격차'라는 책이다. 삼성전자 출신의 이 임원이 쓴 책은 제목의 덕을 톡톡히 본 사례다. 그냥 격차도 아니고 초격차라니. 그런데 알고보니 이 책의 제목에 대한 아이디어를 정육각에서 얻었다고 한다. 컨셉의 힘이 이렇게나 크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독자는 어떤 방법으로 책을 고르는지 궁금하다. 대개의 사람들은 책의 제목과 표지 디자인, 그리고 목차를 보고 책을 판단한다. 조금 더 꼼꼼한 분은 서문 정도를 읽는다. 그러니 제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제목만 그럴싸해서 막상 읽어보면 화가 나는 책들이 적지 않다. 무조건 팔기 위한 출판사나 편집자, 저자의 욕심 때문이다. 그러나 컨셉이 분명한 책은 제목과 내용이 맞아 떨어진다. 그렇다면 컨셉은 무엇일까?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특장점을 압축한 단어나 문장, 이미지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당신이 쓰고자 하는 책은 어떤가.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한 번에 표현할 수 있는 제목이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런데 이 컨셉은 어디서 올까. 우리는 이미 그 연습을 앞에서 해온바 있다. 당신이 살아온 삶의 가치가 바로 당신이 쓰게 될 책의 컨셉인 셈이다.
'스몰 스텝'이란 책이 있다. 2008년에 내가 쓴 책이다. 아주 작은 실천의 반복이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사실 이런 내용의 책은 숱하게 많았다. 그럼에도 내가 쓴 이 책은 무려 10쇄 이상을 찍을 수 있었다. 나는 이것이 제목이 가진 힘, 컨셉이 가진 힘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매일 작은 습관들을 반복하면 삶을 바꿀 수 있어요'라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들은 최소한 10분의 1로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이 내용을 '스몰 스텝'이라고 압축해서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나 하나 밖에 없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이 책의 인세는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그러니 내가 쓰고자 하는 책의 내용을 압축하는 연습을 미리 해보자. 책을 다 쓴 후에 컨셉을 잡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하지만 이 작업을 미리 하면 책 쓰기도 훨씬 쉬워질 뿐더라 컨셉 잡기가 백 배는 더 쉬워진다. 어쩌면 이런 것이 바로 '초격차'를 만들어내는 글쓰기의 노하우일지도 모른다.
* 당신이 읽었던 책 중에 지금 기억나는 책의 제목을 10가지만 적어보라. 내용을 가장 잘 압축한 책은 어떤 책이었는지 그 이유를 함께 적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