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모른다. 여자들은 헬스장에 갈 때도 화장을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약속이나 외출도 아니고 땀 흘리며 운동을 해야 하는 여자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불편할까. 그런데 이 불편함을 눈여겨 본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커브스'라는 여성 전용 헬스 클럽을 만들었다. 이곳에는 여자들만 오니 남자들의 눈치를 볼 이유가 없다. 오로지 운동에 전념할 수 있다. 현재 이 브랜드는 수많은 여성들의 호응에 힘입어 날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바로 일견 당연해보이는 것들에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와비파커라는 안경 브랜드는 무조건 매장에 가서 안경을 맞춰야 한다는 고정 관념에 반기를 들었다. 그리고 고객이 고른 5개의 안경을 보내주어 마음에 드는 제품을 고르게 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5개를 더 보내주는 식이었다. 고객은 집에서 편안히 마음에 드는 안경을 고르게 되니 얼마나 편하고 좋았겠는가. 이 모두가 '왜 안경은 매장에 직접 가야만 하지?' 라는 질문을 던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다면 당신이 쓰고자 하는 책은 어떤가. 혹시 뻔한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은가. 그렇다면 아무리 책의 내용이 좋아도 사거나 읽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제목이나 내용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내용이라면 어떨까. 세상에 없는 내용을 쓰자는게 아니다. 당연한 것들에 딴지를 거는 책을 써보자는 것이다.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이라는 책이 있다. 무례한 사람에게 항상 인상 쓰며 대들었던 내게는 너무도 신선한 제목의 책이었다. 당장에 사들고 서문을 읽었다. 어느 개그맨이 자신을 놀리는 사람에게 지혜롭게 대처하는 내용이 생생하게 적혀 있었다. 사실 그 다음의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책이 던진 질문이 너무도 신선했기에, 그리고 그 해법을 담고 있었기에 후회는 없다. 아니나 다를까, 이 책은 그해에 가장 많이 팔린 책 중의 하나가 되었다. 나처럼 소심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런 질문들을 발견할 수 있을까? 아마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평소에 신문이나 다양한 보고서를 읽는데 익숙할 것이다. 그렇다면 스크랩을 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부터라도 신문이나 잡지, 자료들 가운데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제목들을 수집해 보자.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거나, 강연을 듣거나, TV를 볼 때면 떠오르는 질문들을 하나의 수첩에 꾸준히 기록해 보자. 내용을 길게 쓸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물음표에 취약하다. 영화가 재미 없어도 끝까지 보는 이유는 결말이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 내용은 나중에 글을 쓸 때 찾아보고 메워도 된다. 이렇게 모아 놓은 제목들은 나중에 책의 목차를 짤 때도 큰 도움이 된다. 길을 걷다가 인상적인 광고 카피들이 보인다면 사진으로 찍어 두라. 친구들이 간간히 보내오는 재밌는 영상들의 제목을 유심히 살펴 보라. 본문 내용을 잘 쓰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읽지 않으면 못견딜만한 '질문'을 던지는 것도 팔리는 책쓰기를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이다.
* 최근 읽었던 신문이나 잡지 중 제목 만으로도 궁금했던 제목들을 10개만 적어 보자. 지나가는 길에 보았던 인상적인 광고 카피를 적어도 좋다. 그리고 왜 그런 제목이 매력 있었는지 그 이유를 함께 적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