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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 몬스터'의 12단계 브랜딩 프로세스 정리

1. Why


- 모두가 놀랄만한 선글라스를 만들 순 없을까?


2. Core Value


예측할 수 없는' '기이한 아름다움'의 전달


-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 아티스트 & 브랜드 콜라보, 그리고 공간


- 젠틀몬스터는 '모두를 놀라게 할 새로움'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고 있다. 패션 레이블이기 때문에 다양성과 과감함을 표현하지만, 아이웨어이기 때문에 기능적인 측면도 계속 연구해야 한다. 눈과 밀접한 렌즈는 칼자이스(Carl Zeiss) 렌즈를 적용하고, 피부에 직접 닿는 프레임에는 메탈이나 티타늄, 혹은 탄성이 강한 베타 티타늄을 사용하고 있다.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매년 새로운 디자인에 반영하고 있다.


3. Customer & Market


- 현재 아이웨어 브랜드로는 드물게 중국, 뉴욕, 런던을 포함한 주요 도시에 50여 개의 직영 매장을 운영 중이며, 30개국 400여 매장에서 3000억원(2019년 기준) 매출과 더불어 30%에 가까운 놀라운 영업 수익을 올리고 있는 ‘몬스터’로 성장했다. (2020년은 코로나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유지를 하고 있다)  


4. Brand Story


- 젠틀몬스터는 2011년 김한국 대표가 설립했다. 김 대표는 2000년대 후반, 금융권 대기업을 퇴사하고 영어교육업체로 이직해 1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한 능력자이다. 어느 날 회사가 위기에 처하자, 신사업으로 아이웨어 브랜드 론칭을 제안하게 된다. 2011년 2월 스눕바이(現 아이아이컴바인드)를 설립, 4월에 젠틀몬스터를 정식 론칭한다.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유명세를 치른 것은 2014년. 배우 전지현이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착용해 화제가 되면서, ‘천송이 선글라스’로 불리며 인지도 및 매출이 급상승한다.


- 젠틀몬스터는 영어캠프를 운영하는 회사에 다니던, 디자인과는 전혀 인연이 없던 김한국 대표가 회사 대표를 설득해 만든 안경테 회사가 그 출발이다. 규제가 심한 사교육 시장을 극복할만한 새로운 사업을 물색하다가 어떠한 상황에도 규제를 받지 않는 동시에 대기업과도 경쟁이 없는 안경테 사업에 주목했다. 


사업 초기, 유명 타투이스트와 협업 작업을 진행하며 내심 그를 설득하면 유명 연예인이 젠틀몬스터 제품을 착용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이 타투이스트는 연예인에게 끝내 제품을 주지 않았다. 이유는 충격적이게도 “제품이 예쁘지 않기 때문”이란 이유였다. 여기서 김 대표는 안경테도 예쁘지 않으면 소비자에게 선택되지 않는다는 디자인에 대한 본질적 니즈를 절실히 깨우쳤다고 한다. 이후 수개월 동안, 주요 타깃층인 ‘패션피플’이 원하는 차별화된 디자인 개발에 몰입한 끝에 시장에서 서서히 반응을 얻게 된다.




젠틀몬스터는 이후부터 모든 마케팅과 홍보 예산을 디자인에 쏟아 붓는다. 대표 스스로가 디자인 공부를 미친 듯이 한다. 직원이 몇 안 되는 회사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디자이너들을 선발하고, 외부 전문가들과 협업을 진행하는 등 기존 아이웨어 업체들과는 현격한 차이를 만들며 디자인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던 중 젠틀몬스터는 또 다른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된다. 2014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주인공 천송이가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쓰고 나온 것이다. 그런데 이것은 많은 돈을 들인 PPL이 아니었다.  당시 전지현이 선글라스를 쓰는 장면이 있었지만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의 종류가 200가지가 넘었다. 브랜드의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젠틀몬스터’도 전지현 스타일리스트에게 전달됐지만, 선택의 여부는 누구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결국 뛰어난 디자인을 가진 제품력이 브랜드의 운명을 갈라놓은 셈이다. 이것이 젠틀몬스터가 ‘천송이 선글라스’로 알려지면서 국내는 물론 중화권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 시발점이 된다.  


5. Product & Service


https://bit.ly/43NHOh2


6. Differentiation


- “세상을 놀라게 하라”라는 철학 아래 다른 브랜드에서 시도한 적 없는 일에 도전한다. 그 포문을 연 것이 바로, 2014년부터 홍대 쇼룸에서 진행한 ‘퀀텀 프로젝트’이다. 쇼룸이지만, 1층에는 그 어떤 제품도 찾아볼 수 없었다. 판매 공간이 아닌 ‘매력적인’ 공간에 가치를 뒀기 때문이다. 그리고 25일마다 테마 및 전시, 인테리어, 콘텐츠 등을 리뉴얼하며 진정한 의미의 ‘패스트 스페이스’를 구현한다. 그렇게 다양한 아티스트 및 브랜드와 협업하며 2년 5개월간 36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이 오가며 홍대의 떠오르는 핫플레이스로 화제된 바 있다.


- 2015년, 북촌에서 가장 오래된 목욕탕을 개조한 ‘배쓰 하우스(Bath House)’ 쇼룸을 선보인다. 공간 업사이클링을 잘 활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지금까지 손꼽히고 있다. 즉, 젠틀몬스터는 오프라인을 단순히 마케팅 채널로 생각하지 않았다. 브랜드 제품보다 감성과 가치를 전하는 매개체로서 공간을 활용한 것이다.




대중이 젠틀몬스터에 열광하게 된 이유는 독특한 제품 디자인이다. 국내 여성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소비 심리를 자극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브랜드는 론칭했지만 잘 팔리지 않아 고민이 많았던 김 대표는 지인이었던 여성복 기업 대표를 찾아간다. 그때 김 대표는 이런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한국 여성은 무조건 렌즈가 큰 선글라스를 선호한다. 얼굴이 작아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에서 구매하는 대부분의 선글라스는 서양에서 수입된다. 서양인은 동양인에 비해 얼굴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굳이 알이 큰 선글라스를 제작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김 대표는 다른 아이웨어 브랜드와 다르게 렌즈가 큰 선글라스 6종을 선보인다. 그 후 배우 전지현뿐 아니라 많은 국내 여성이 젠틀몬스터 선글라스를 찾기 시작했다.


젠틀몬스터는 돈을 내는 광고를 통해 브랜드를 알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대중적인 브랜드를 지향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브랜드 차별화는 고객의 브랜드 경험에서 나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특히 패션처럼 소수의 오피니언 리더가 반응해야 대중이 움직이는 시장에서는 오피니언 리더들에 대한 브랜드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김한국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 전 3개월 동안 칼을 옆에 두고 100권의 책을 읽겠다고 결심한다. (칼을 옆에 둔 이유는 자신의 결심이 흐트러지거나 책에 집중하지 않으면 손을 잘라 버리겠다는 비장한 결심을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당시 특히 뇌과학과 심리학에 관련된 책을 많이 읽으면서 인간의 소비 심리와 관련된 인사이트를 얻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안에 지금과 다르게 살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그랬다. 그것이 몬스터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한다. 그래서 ‘젠틀몬스터’는 젠틀하게 삶을 살아가되 내면에 감춰진 몬스터적인 욕망을 표출하고자 하는 인간의 속성을 반영한 심리학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7. Concept


라이프스타일 패션 브랜드


8. Naming & Logo


- 젠틀 몬스터 / 두 가지 상반된 요소가 합쳐진 브랜드명은 누구나 겉모습은 젠틀하지만, 패션에 대한 욕망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안에 품고 있고, 이것을 디자인에 반영하겠다는 레이블의 의지가 녹아있다.


9. Slogan


- “세상을 놀라게 하라”


10. Chan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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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unication


- ‘압구정 로데오 놀거리’ ‘압구정 로데오 핫플’을 검색하면 꾸준히 상위에 랭크되는 곳이 있다. 바로 ‘하우스 도산’이다. 이곳에서는 젠틀몬스터뿐 아니라 누데이크, 탬버린즈 등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브랜드들을 만날 수 있다. 2021년에 문을 연 하우스 도산은 크게 5층으로 구성돼 있다. 지하 1층 카페 ‘누데이크’, 1층 ‘협업 및 전시 공간’, 2~3층 ‘젠틀몬스터’, 4층 ‘탬버린즈’이다. 하우스 도산 곳곳에는 아이아이컴바인드의 미래지향적인 가치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HAUS 0 10 10 10 1’이라는 명칭은 양자역학의 개념을 활용해 이들이 꿈꾸는 진정한 의미의 ‘퓨처 리테일’을 표현하고 있다.


- 젠틀몬스터는 이렇게 만들어진 인지도를 플래그십 스토어에서의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해 팬덤을 만들어 나간다. 공간을 활용한 브랜딩이다. 논현동에서 시작한 쇼룸을 청담동, 홍대로 확장하면서 매장 자체로 세상을 놀라게 했다. 보통의 안경가게가 아닌 ‘젠틀몬스터’의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초현실 예술 공간으로 만든 것이다.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초현실 예술 작품으로 가득 채운 갤러리 공간 같은 매장에서 ‘젠몬다움’을 경험하는 브랜드 공간이다. 서울 북촌에서는 오래된 목욕탕을 개조해 ‘BATH HOUSE’라는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시켰고, 홍대 매장은 25일마다 매장 디스플레이 콘셉트를 바꾸는 ‘퀀텀 프로젝트’를 3년 동안 지속했다.  


- 대구 매장은 세탁소를 콘셉트로 세상을 놀라게 했으며, 압구정동에 매장에는 폭탄을 맞은 듯한 건물의 잔해 속에 자체 로봇연구팀이 만든 6족 보행 로봇이 어슬렁거리며 신기하고 낯선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당연히 고객들은 자발적인 SNS 활동을 통해 확산에 일조했다.  


- "우리가 설레지 않으면 소비자도 설레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내부 검열을 굉장히 까다롭게 진행한다. 그런 시간과 과정이 축적되면서 젠틀몬스터만의 방식이 생긴 것 같다. 정답이 없는 시장에서 젠틀몬스터만의 길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 젠틀몬스터는 창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 겸 최고경영자(CEO) 역할을 맡고 있는 김한국 대표를 포함해 약 250여명의 모든 직원들이 수평적이면서도 열린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유명하다.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매장 직원들과도 매일 커뮤니케이션하며 고객의 피드백과 현장 상황을 긴밀하게 공유한다. 고객 모두가 인플루언서라는 생각으로 아주 사소한 의견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 "젠틀몬스터에서는 직급이나 업무에 관계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분위기다. 이제 막 입사한 신입사원이 낸 의견이라도 많은 직원들의 공감을 얻으면 얼마든지 채택될 수 있다. 아이디어를 검증하는 내부 검열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한 번 결정된 사안에 대한 추진력은 어느 회사보다도 빠르다"




- 젠틀몬스터는 논현동에서 선보인 첫 번째 쇼룸을 시작으로 25일마다 매장 디스플레이를 바꾼 홍대 '퀀텀', 주방을 콘셉트로 한 가로수길 '키친', 대중목욕탕을 리모델링한 계동 'Bath House', '집과 치유'를 테마로 한 가로수길 '홈 & 리커버리(Home&Recovery), 제니와 함께 한 가로수길 팝업스토어 '젠틀홈(Gentle Home)'을 포함해 부산 'The Play:연극', 대구 'SECRET NEIGHBORS', 압구정 '하우스도산'까지 파격과 혁신을 선보이며 공간 마케팅의 강자로 떠올랐다.


- 2019년엔 중국 최고급 백화점인 SKP-S 베이징점의 공간 아트 디렉팅을 맡아 세계적으로도 공간에 대한 감각과 능력을 인정 받았다. 다음달에는 하우스도산의 2배 규모에 달하는 젠틀몬스터 하우스상해가 오픈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 제페토에 하우스도산을 3D 가상 공간으로 구현해내며 현실 공간을 넘어 메타버스 플랫폼에도 진출했다.
 젠틀몬스터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펜디(Fendi),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Huawei), 세계적인 MMORPG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등 글로벌 브랜드를 비롯해 알렉산더 왕, 제니, 헨릭 빕스코브 등 세계적인 인플루언서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 제니와의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제니는 젠틀몬스터를 대표하는 인플루언서로 자리 잡았다. 제니는 협업 당시 광고 모델뿐만 아니라 회의에도 수 차례 직접 참여해 제품 디자인에 대한 의견을 내는 등 적극적으로 컬래버레이션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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