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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블랭크 스트리트에서 배운 글쓰기

미국 뉴욕에는 재미있는 커피 브랜드 하나가 있다. 별도의 매장이 아닌 푸드 트럭에서 커피를 판다. 그런데도 이 브랜드는 Z세대의 스타벅스로 불릴만큼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비결은 간단했다. '고객에 주목하라'는 오래된 격언을 실천했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뉴욕 커피는 맛있으면 비쌌다. 저렴한 건 맛이 없었다. 좁은 공간에서 적당한 맛을 보장하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선 시간이 걸렸다. 불평이 나올 법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손님이 커피를 기다리는 이 23초의 시간을 접대에 쏟아부었다. 이런 잠깐의 환대를 통해 친해진 손님들은 그들의 단골이 되었다.


세상에는 힙하고 핫하고 멋진 글과 책들이 넘쳐난다. 내가 쓴 글들은 꼰대의 그것이니 읽을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은 언제나 조금의 비틀림은 있어도 진리를 향해 나아간다. 우리가 고민할 것은 뻔한 메시지가 아니다. 그 글을 써내려가는 방식이다. 앞서 소개한 브랜드는 커피의 본질을 '사람'에게 두었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 요즘 시중에 나오는 책들도 그렇다. 반면에 일과 삶의 본질을 우직하게 얘기하는 책은 드물다. 그러나 책의 본질이 '대화'에 있음을 잊지 말고 독자들에게 말을 걸어보자. 23초 동안 만이라도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나만의 환대를 글로 써보자. 분명 당신의 글에도 단골이 생길 것이다.





* 최근 당신이 경험한 가장 큰 환대의 경험을 적어보자. 그 이유는 무엇이었는가. 이제 당신이 그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글을 고쳐 써보자. 가르치려 들지 말고 공감하며 글을 써보자. 분명 이전과는 다른 글이 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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