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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스티브잡스, 발뮤다, 웹소설, 설레여행, 다방

#매일매일 다섯 브랜드 #13.

사람들의 필요를 읽으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의 머리와 가슴에는 철학이 있어야 한다.

스티브 잡스는 그 '철학'을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자신의 인생으로 생생하게 증명해냈고,

일본의 발뮤다는 이를 고스란히 이어받았다.

여행과 웹소설, 방구하기에 열중인 이 시대의 비즈니스들에서

과연 그런 철학을 찾아볼 수 있을까?

적어도 '설렘여행'의 대표에게선 그런 당참이 보인다.

그의 다음 인터뷰가 그 증거다.


“20대의 시간을 모두 일에 쏟았어요.

휴일도 없었고, 어울리는 사람도 직원들뿐이었죠.

일의 목적이 단지 돈이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하면

정해진 돈을 버는 직업이 내 일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평생 해야만 하는 일이라면 자유롭게, 재미있게,

무엇보다 나답게 하고 싶었습니다.”


1. 스티브 잡스

"마쿨라가 애플을 위해 제일 처음 체계화한 것은 세 가지로 구성된 애플의 마케팅 철학이었다. 첫 번째는 고객을 향한 '공감'. 두 번째는 중요하지 않은 것은 과감히 버리는 '집중'. 세 번째는 뇌에 새겨질 만한 강력한 '인상'으로 제품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었다. 잡스는 이것을 어떻게 실천했을까? 잡스는 누구나 공감할만한 최적의 유저 인터페이스를 만드는 것에 최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필요하지 않은 것은 과감하게 버리는 것으로 혁신에 집중했다. 애플의 광고와 키노트는 당대의 이슈가 되도록 인상 깊게 만들었다. 이것은 잡스가 죽는 날까지 지켜졌던 애플의 철칙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히어로일까?

아니면 나르시스트일까?

그 답의 한쪽을 차분히 논증하는 위의 글을 읽으면서

다소 모순되어보였던 그의 또 다른 면을 주목하게 된다.

'잡스런 잡스'로 평가절했던 나의 안목도 되돌아보게 된다.

스티브 잡스를 흉내내는 리더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자신'이 아닌 '자신의 비전'에 올인했던 삶을 살았다는 점에서

그는 확실히 자폐적인 나르시스트가 아닌

새로운 디지털 세상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히어로임에 분명하다.

그 때문에 마쿨라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의 마케팅 철학을

단순한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었다.

공감, 집중, 인상...

너무나 잡스답고 애플스럽지 않은가.

비록 지금은 멀어지고 있다 할지라도. 


2. 발뮤다

"화덕의 안쪽은 진짜 화덕의 내부처럼 구워지는 느낌의 불이 들어온다.

항시 들어오는게 아니고 구워지는 정도에 따라 불을 밝히기도 서서히 꺼두기도 한다. 이게 은근 쫄깃하다.

화덕을 들여다보는 재미랄까, 이친구들 물건 만들줄 안다.

그 작은 창안의 구워져가는 토스트를 바라보는 재미가 아주 기가막히다."


발뮤다 토스터기의 리뷰를 읽다보니

자연스럽게 스티브 잡스와 조너선 아이브의 기사들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잠자기' 모드의 불빛을 깜빡이게 했다거나

기계적인 소음을 줄이기 위해 쿨링팬을 제거했다거나

컴퓨터를 꺼낼 때의 손잡이가 사람을 어루만지는 느낌을 재현한 이야기 등이 그것이다.

결국은 기계를 '사람처럼' 만들었다는 이야기이고

기계에서 사람의 온기를 경험하고자한 숨은 니즈를 읽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발뮤다'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점도 정확히 그것이다.

마치 가전을 애플이 만들었다면 이렇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발뮤다의 창업자는 분명 애플의 광팬일 것이다.

그게 아니면 같은 철학을 공유했거나.

'철학'이란 이렇게 생생한 것이다.

토스터기에서 화덕의 따스함을 재현해내는 것처럼.


3. 웹소설

"유료 콘텐츠에 돈이 몰리고 있다.

유료 비즈니스가 안된다는 말은 개소리다.

이미 대표선수들은 돈 잘 벌고 있기 때문이다."


가끔씩 상식과 정설이 허물어진다.

어젯밤 딸이 한물 간 줄 알았던 '카카오페이지'의 만화를 보고

잠들기 직전까지 키득대던 모습을 보고 알아보았어야 했다.

딸은 그날 친구로부터 소개받았다고 했다.

이렇게 초등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면

이 시장은 분명히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고 보아야 한다.

아직도 '만화방'의 추억을 가진 나같은 사람들이

결코 쉽게 읽을 수 없는 그들만의 정서를.

컨텐츠 유료화를 가로막는 수많은 장애물들이 요 몇 년 사이 완전히 사라지고 있다.

이제 가장 큰 마음의 장벽만 남았다.

그것도 1,20대가 아닌 3,40대의.

이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자뭇 흥미롭다.


4. 설레여행

“제가 원하는 것은 단지 여행과 일을 병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원하는 방식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삶, 같은 정서를 가진 사람들과 연대하며 창조적으로 일하는 환경이에요. 제가 자유롭게 공간을 넘나들 수 없다면 전 세계의 디지털 노마드들이 제가 있는 곳으로 오도록 하고 싶어요. 그들이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카페 겸 코워킹 스페이스를 열고, 따로 또 같이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저의 또 다른 목표입니다.”


- 김상수, '라이크크레이지' 대표


하나의 정답이 아닌

자신만의 정답을 찾은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다른 누군가의 욕망이 아닌

자신의 욕망을 좇는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그것이 하나의 사업으로 자리잡아

갈 길 잃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가이드가 되어준다면

더욱 가슴 설레는 일이다.


5. 다방

지하철을 오가다보면 언제나 혜리가 보인다.

당차고 예뻐보이는

그러나 혼자 사는 이 시대의 청춘들.

직방과 다방의 싸움은

방 하나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는 작은 에피소드다.

난립하는 모텔앱도 크게 다르지 않다.

흥하는 사업의 격한 경쟁으로만 읽기에는

이 시대의 단상이 조금 슬프다.


*사진출처: getnews https://goo.gl/JTpz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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