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스브연 9월 네파 '김기엽 대표' 강연 후기

1.


그는 최근까지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이사로 일했습니다. 그래서 실명 대신 '와이직'이라는 닉네임을 만들었습니다. 항상 왜인지 고민하고(Why), 기본에 충실하기(Basic) 위해서입니다. 공대 산업공학과 출신인 그는 빈 학기를 채우기 위해 위메프에 입사했죠. 그런데 첫 달 영업 실적 1등의 놀라운 성과를 올립니다. 결국 7개월 만에 본사로 발령 받습니다.


2.


위메프의 사업 모델이 달라지면서 퇴사 대신 신사업 제안을 받습니다. 5억을 가지고 자회사를 만듭니다. 그리고 아무런 배경 지식 없이 역삼동에 김치찌개 집을 오픈하죠. 그는 기획자의 마인드로 찌개집을 운영합니다. 대통령상을 받은 김치에 고기도 듬뿍 넣어주었죠. 사람들이 좋아하는 100그릇 한정 판매, 공기밥이 아닌 도시락을 주는 신선한 프로모션도 좋은 반응을 얻습니다.  그 결과 2월에 오픈한 가게가 5월에 생생정보통신에 출연합니다.


3.


그런데 어마어마한 매출을 내도 남는게 없었습니다. 일단 돼지고기 가격이 두 배 가량 뛰었습니다. 고기값이 가장 쌀 때 창업을 했기 때문이죠. 김치 원가는 중국산 김치에 비해 4배에 달했습니다. 도시락을 위해 한 명 분의 고정 인건비가 더 나갔습니다. 식자재 원가가 무려 55%에 달했습니다. 거기에 더해 2층에 얻은 매장은 부동산 사기까지 당했습니다. 결국 김치찌개집 창업은 완전한 실패로 마무리 됩니다.


4.


두 번째 창업은 도시락 브랜드였습니다. 한창 도시락 시장이 뜰 때였습니다. 모든 반찬을 수제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재건축하면 언제든 나가는 잘못된 부동산 계약을 합니다. 그때 외식업은 음식만 잘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이 창업 역시 실패로 마무리됩니다. 


5.


세 번째 가게는 고깃집을 오픈합니다. 서래갈매기에서 착안을 해 대기업이 접근하지 는 특수부위를 아이템으로 정합니다. 차별화를 위해 예쁘게 정형합니다. 그 결과 강남 최초의 특수부위 고깃집으로 첫 번째 성공의 기쁨을 누립니다. 강남에만 6개의 직영점을 오픈해 동네에서 1등을 합니다. 그러나 김기엽 대표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합니다. 왜 우리는 동네 1등은 하는데 전국 1등은 못하는 걸까?


6.


그즈음 크라이치즈버거에 입사 제의를 받습니다. 그는 이 브랜드에서 K리그 득점왕이 아닌 손흥민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그것은 바로 철학이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이었습니다. 서브웨이는 건강한 패스트 푸드로, 쿠팡은 빠른 배송으로, 고기리 막국수는 환대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이즈음 가치 창출과 고객 중심적 사고의 중요성도 함께 깨닫습니다.


7.


'Q,S,C + V'가 전국구 브랜드를 위한 기본 공식입니다. 품질, 서비스, 청결에 가치 철학을 더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런데 전국구 브랜드도 실패하는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사업의 방향, 그리고 사람에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아울러 시간이 나의 편인 사업을 선택해야 함도 깨닫습니다.


8.


그는 외식업이 제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20평 매장의 매출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외식업은 지속적으로 매장을 오픈해야 수익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매장의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죠. 노티드 도넛과 다운타우너를 만든 GFFG가 최근 위기에 처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매출 천 억에 직원 700명은 버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트렌드가 꺽이면 바로 위기가 찾아오는 구조입니다.


9.


그는 외식업을 부동산업으로 정의하고 다음의 네 가지 핫플 찾는 법을 발견합니다. 대중 교통 접근성이 좋은 곳, 상권에 바이브가 있는 곳, 집객이 가능한 랜드마크가 존재하는 것, 기존 상권과는 다르게 형성되는 곳이 그곳입니다.


10.


그는 최근 동남아 진출도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두끼'는 해외 진출로 기업 가치가 10배 뛰었습니다. '나이스츄미츄'라는 국내 브랜드는 태국에만 230여 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죠. 그런데 이곳의 월급은 40만 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판매 단가는 비슷하죠. 영업 이익이 50%나 됩니다. 그래서 최근엔 동남아로 진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11.


사업에서 중요한 것은 '되는 판'에 뛰어드는 것입니다. 되는 판에 몸을 실으면 내 실력보다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쿤달'이라는 브랜드는 온라인 샴푸 시장에 뛰어들어 2000억에 엑시트를 합니다. 대기업이 기존 대리점 때문에 온라인에 들어올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이 브랜드 대표는 지금 시그니엘에 살며 운전 기사를 대동하고 다닙니다.


12.


'이치류'가 징기스칸 양고기 트렌드를 만들자 '라무진'이 100여 개 이상의 가맹 사업에 성공합니다. '남영돈 가브리살'이 트렌드를 만들자 '동래정'이 30애 개의 가맹점을 오픈합니다. '은화계'가 닭고기 특수부위  트렌드를 만들자 '팔각도'가 120개의 가맹점을 오픈합니다.


13.


MZ 타겟의 단점은 리텐션이 낮다는 겁니다. 새로운 곳만 방문하죠. 핫플의 유통기한이 짧아지면서 초기투자 비용은 커집니다. 그래서 김 대표는 릴스에 직접 도전합니다. 잘되는 릴스를 참고해 똑같이 올립니다. 그렇게 100만 뷰를 두 번이나 합니다. 성공한 릴스 계정을 갖고 있으니 두려울게 없습니다. 하루 30만원, 한달이면 900만원의 부가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매장을 오픈해도 돈 주고 광고할 필요가 없습니다.


14.


한우, 오마카세는 트렌드가 지고 있습니다. 고가 시장은 경기가 어려워짐에 따라 더 어려워지고 있죠. 이제 트렌드는 저가로 가고 있습니다. 하이엔드 음식점과 비싼 와인바들이 박살 나고 있습니다. 그러니 스테디한 아이템에서 트렌드를 찾아야 합니다. MZ 타겟보다는 AZ(아재)를 타겟으로 삼아야 합니다. 그래서 그는 최근 저가형 고깃집 브랜드 '솥두껍'의 창업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p.s. 스브연 네파는 '스몰 브랜드 연대'가 매월 진행하는 '네트워크 파티'를 부르는 말입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스브연 9월 네파 '김정훈 대표' 강연 후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