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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글쓰기, 팔리는 글쓰기에 대하여...

내게는 지병이 있다. 그건 아무리 좋은 모임이라도 서너 시간이 지나면 슬슬 지겨워진다는 거다. 그 대상은 친구와 지인, 일과 관련 모임을 가리지 않는다. 회사를 다니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간이 바로 회식이었다. 그래서 아예 회식이 없는 회사를 골라 가기도 했다. 친구와 약속을 했다가도 괜히 가기 싫은 마음에 핑계거리를 생각한 적도 여러 번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약속이 취소되는 것이 싫지만은 않다. 뜻하지 않은 나만의 시간이 더없이 반갑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사람을 만난다. 가벼운 모임도 있고, 미팅도 있고, 강연이나 교육도 있다. 그렇다면 그 동안 나는 사람과 모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사회화가 된 것일까? 그렇지 않다. 여전히 나는 아무리 좋은 모임이라도 두세 시간이 지나면 좀이 쑤시기 시작한다. 집에 갈 방법과 핑계를 연구한다. 막상 혼자 있는 시간에 하는 일이란게 책 보고 유튜브 보고 글쓰는 일 정도지만, 그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이 몸도 마음도 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을 만나면 희열과 충만함을 느낀다. 이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 그러나 나의 충만은 사회화가 많이 진행된 어떤 사람들과는 그 이유가 사뭇 다를 것이다. 나는 그들과의 만남에서 보석과도 같은 글감을 찾는다. 재미있어서, 자극되어서, 배울 수 있어서, 영감을 얻어서... 이 수많은 이유들로 인해 나는 매일 사람을 만난다.


때로는 그들의 이야기가 돈이 되기도 한다. 숱하게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문장을, 책을 다듬어 주는 일을 했다. 나는 이런 내 직업이 얼마나 좋고 행복한지 모르겠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그들의 지식과 지혜를 배우면서, 돈까지 받는 이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이 더없이 만족스럽다. 그 어떤 사람에게도 배울 점은 있었다. 나와 같다면 같은 이유로, 다르다면 다르다는 이유로 나는 언제나 그들에게서 배운다. 그리고 그 내용을 글로 쓴다.


나는 좋은 이야기를, 글감을 만나면 흥분하곤 한다. 게다가 이 일은 그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아무리 최첨단을 걷는 마케팅과 브랜딩의 시대가 와도 그 핵심은 스토리텔링에 있다. 그 제품과 서비스는 다름아닌 글의 형태로, 이야기의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속에는 숨은 공식이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나는 나의 재능에 더해 글쓰기의 노하우와 공식을 익혔다. 이제는 이런 경험을 어떻게 잘 다듬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줄지를 고민 중이다.


글쓰기는 유용하다. 마케팅과 브랜딩의 영역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블로그든 페이스북이든 유튜브든, 그리고 요즘 뜨기 시작하는 인스타그램도 릴스의 시작도 다름 아닌 글쓰기의 확장판이다. 기획단계에서 잘 다듬어진 원고가 있다면 이 모든 작업이 한층 쉬워진다. 어디 그뿐인가. 컨셉을 잡고, 네이밍을 고민하고, 슬로건과 카피를 쓰고, 상세페이지를 작성하는 그 모든 일이 글쓰기다. 이제 글쓰기는 여유로운 취미 생활이 아니라 먹고 살기 위한 가장 강력한 도구이자 솔루션임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글 잘 쓰는 카페 운영자가 쓰는 블로그는 손님을 부른다. 인스타에 쓰는 짧은 글에도 감각이 필요하다. 와디즈 펀딩을 위한 기획안은 한 편의 글쓰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돈을 주고 맡긴다 해도 내 생각과 내 의도를 전달하는 주체는 나라야 한다. 내가 직접 쓰는 것만큼 강력하면서도 확실한 마케팅은 없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팔리는 글'을 써보자. 머리를 쥐어뜯으며 밤을 새는 소설가의 이미지는 이제 버리자.


글 잘 쓴다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데 능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마케팅이란, 브랜딩이란 결국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 좋은 관계를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 다름 아니다. 당신이 아무리 좋은 제품과 훌륭한 서비스를 가지고 있다 해도 그것이 전달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러니 글쓰기를 배우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를 훈련해보자. 그 어떤 투자보다도 확실한 결과를 가져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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