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당신에겐 '팔릴만한' 이야기가 있습니까?

나는 잘 되는 브랜드와 그렇지 않은 브랜드의 가능성을 '스토리'에서 찾는다. 글쓰는게 직업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성공한 대부분의 브랜드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가졌다. 사람을 만날 때도 나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그것은 그들이 가진 외모나 스펙에 비해 몇 배나 더 매력적이다. 좋은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자리를 고쳐 앉는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듣게 된다.


매일 아침 한정식 집을 방불케 하는 아침상을 받는 카페 주인이 있다. 어린 시절 부모 없이 보낸 이 분에게 그 밥상은 과연 어떤 의미였을까? 아마도 귀하게 키운 딸에 대한 사랑이 사위에게로 이어졌을 것이다. 그분이 매일 아침 받는 밥상의 사진을 인스타로 보는 순간 나는 확신을 했다. 이 분이 앞으로 어떤 사업을 하건 장모님의 덕을 톡톡히 보게될 날이 오리라는 이유에서였다.


매일 배달을 하는 냉면집 사장님이 계셨다. 그는 내게 큰 차들 사이를 오가는 오토바이 배달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내게 말해주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든 것이 있다면 바로 주변의 시선이라고 했다. 어느 날 비에 흠뻑 젖은 채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그에게 엄마 손을 잡은 어떤 꼬마가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한다. 이 아저씨 참 불쌍해... 그 말을 들은 사장님은 만날 때마다 그 얘기를 하곤 했다. 자신이 매달 천만원을 버는 때였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이야기했다.


마트에서 판촉 사원을 관리하는 대표님을 만났다. 그야말로 똑부러지게 말할 줄 아는 이 분에게는, 그러나 아주 큰 고민이 있었다. 자신의 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그는 큰 회사의 매출을 책임지는 자신의 업을 사람들이 달리 보아주기를 바랬다. 그래서 자신에게 '판촉예술가'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주었다. 그녀는 만나는 사람마다 이 이름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돌아오는 질문에 당당하게 답했다. 자신의 일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예술'이라고 말이다.


유명한 브랜드의 스토리를 여기서 얘기하는건 의미가 없다고 본다. 유명하니까 그 얘기가 매력 있다고 여길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아주 작은 브랜드에도 그에 못지 않은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매번 발견하고 흥분하곤 한다. 그러나 연매출 10억이 안되는 브랜드의 이야기가 몇 조 하는 브랜드의 이야기도 훨씬 더 재미있고 감동적인 경우를 자주 만난다.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책으로 엮어내는 지금의 내 일이 얼마나 재미있고 보람있는지 모른다.


그러니 나를 만나면 당신의 이야기를 해달라. 만일 당신에게 그런 이야기가 없다면 조금은 긴장해도 좋을 것이다. 내가 당신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전할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식당, 가게, 학원, 병원을 한다 해도 내게 해줄 이야기 있다면 나를 불러달라. 돈을 받지 않고도 당신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할 자신이 있다. 당신의 제품을, 서비스를, 혹은 당신이라는 브랜드를 팔 자신이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나만의 이야기를 써보자. 기억을 더듬어 글감을 찾아보자. 이야기를 만들려 하지 말고 찾아보자. 전문가에게 맡길 생각을 하기 전에 직접 써보자. 당신의 이야기를 가장 매력있게, 자신있게 전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혹 그 일이 자신 없다면 나를 찾아달라. 단 조건이 있다. 당신의 이야기가 매력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당신에게 요구하고 싶은 유일한 조건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