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창업자 필 나이트는 창업 후 2년이 지난 즈음 아내와 심각한 대화를 나눈다. 사업이 망하면 무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말이다. 그는 아내에게 언제든지 회계사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정말로 그런 일이 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그는 백과사전도 팔고 뮤추얼 펀드는 더 잘 팔았다. 하지만 그는 달리기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사람들이 매일 밖에 나가 몇 킬로미터만 달리면, 세상은 더 좋은 곳이 될거란 믿음이 있었다.
2.
나이키는 35달러를 주고 로고 디자인을 만들었다. 첫 디자인이 나오던 날 직원들의 대화는 이랬다. "날개처럼 보여요" "육상 선수가 지나간 자국 같아요" 로고는 새롭고 신선했지만 시대를 초월하는 듯 하다는 데 대해 뜻을 같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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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란 이름은 더 쉽게, 어쩌면 황당하게 정해졌다. 직원 중 하나가 꿈속에 이 이름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NIKE'란 이름은 짧은데다 K가 들어가 센소리가 나서 오래 기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게다가 승리의 여신이라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필 나이트는 이름을 정하고 나서도 이렇게 말했다. "아마, 점점 마음에 들어지겠지..."
4.
슈독은 신발의 제조, 판매, 구매, 디자인에 전념하는 사람을 말한다. 신발에 일생을 건 사람들은 자기와 비슷한 사람을 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 표현을 쓴다. 그들은 오랜 세월을 두고 꾸준히 신발에만 몰두한다. 그들은 신발 외에는 어떤 것도 생각하지 않는다. 신발 마니아로서 심리 장애 증세가 뚜렷한 사람들이다.
5.
정리하자면 '나이키'가 탄생한 후에도 회사는 오랫동안 자리를 잡지 못하고 흔들리고 있었다. 'NIKE'란 이름에도 확신을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필 나이트는 신발, 운동화, 달리기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휴일 아침 이 책 '슈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마음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 여전히 좋은 브랜드를 만나면 행복한 나는 브랜드독이다. 이 나이에 이렇게 생산적인 마니아로 살 수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