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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브랜드에도 굳이 브랜딩이 필요할까요?

브랜드를 한 마디로 얘기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하지만 더 정의 내리기 어려운게 바로 '컨셉' 아닐까? 함께 일한 브랜드 전문지에서 두 번의 특집을 내며 다양한 전문가들을 만났지만 그때도 마찬가지였다. 컨셉이란 놈, 이해하기도 어렵고 정의내리기도 어렵다.


물론 사례로 얘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다. '워킹화'로 컨셉을 잡은 후 성공한 프로 스펙스, '건강'이란 컨셉으로 성공한 백세주, '제주' 하면 떠오르는 이니스프리, 침대가 아닌 '과학'으로 시장을 제패한 에이스 침대... 사례를 들자면 끝도 없지만 각각의 브랜드가 가진 컨셉을 하나로 정리하긴 어렵다. 어쩌면 그래서 컨셉이 가치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 컨셉이 각각의 브랜드가 가진 업의 본질, Why, 핵심가치와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즉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다양한 방법이 컨셉이 된다. 때로는 텍스트로, 때로는 비주얼로, 때로는 향기로 전달되는 것이 컨셉이다. 러쉬는 향기로, 무인양품은 철학으로, 이솝은 매장의 공간 자체가 컨셉이 되는 것이다.


문제는 컨셉을 발견하는 것도 정리하는 것도 전달하는 것도 어렵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TV 잡지 광고로 우기면 됐다. 지금도 라디오에선 매일 매일 같은 광고로 특정한 메시지를 주입(perception) 시킨다. 그러나 작은 브랜드는 이게 어렵다. 메시지를 전할 대상의 수도 작고 전달할 방법도 제한적이다. 블로그나 SNS를 통한 광고, 그리고 입소문이 거의 전부다.


그러니 작은 브랜드는 더더욱 자신의 브랜드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 Why가 더 중요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마치 페로몬처럼 만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매력 있어야 한다. 대형 브랜드처럼 광고 모델로, 규모로, 매장으로 압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만난 성공한 작은 브랜드들은 그 어디나 강력한 스토리, 매력을 갖고 있었다.


늘 고민하며 답을 찾아다니고 있다. 굳이 작은 브랜드에도 브랜딩이 필요할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던지고 있다. 수없이 많은 작은 브랜드를 만나 그 해답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확신을 가지게 된다. 작은 브랜드'라서' 더더욱 브랜딩이 필요하다. 더 명확한 핵심 가치와 컨셉이 있어야만 한다. 농축된 메시지와 스토리만이 생존과 성장을 보장한다. 스몰 브랜드에 브랜딩이 필요한 가장 확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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