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솥두껍'의 김기엽 대표는 햄버거 프랜차이즈 이사로 일할 때 만났다. 내 수업을 찾아서 들어주었고 햄버거 브랜딩 작업도 함께 했다. 그러던 김 대표가 이제는 독립한다고 했을 때도 나는 그 성공을 전혀 의심치 않았다. 스타트업,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이미 거둔 성공이 화려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 대표는 그 누구보다도 사업에 있어서 치밀한 전략가였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햄버거 브랜드를 하면서 새로운 매장의 입지를 발견하는 일을 주로 했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일을 즐길 뿐만 아니라 자신의 '역량'으로 만들기까지 했다. 즉 전국 상권에서 장사가 잘 될 법한 입지를 보는 눈을 자연스럽게 훈련한 것이다. 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자신이 10여 년간 익힌 외식업 노하우를 블로그에 녹여냈고 결국 프리미엄 컨텐츠를 생산하는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 뿐만이 아니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임원으로 일하면서도 자신의 고깃집을 따로 운영했다. 급기야 인스타그램과 릴스의 성공을 예측하고 자신의 계정에서 백만 단위의 성공한 컨텐츠를 터뜨리기 시작한다. 심지어 다른 외식업자들에게 돈을 받고 광고를 받는 계정을 만들어내기까지 했다. 만일 그가 식당을 한다면 외부에 광고를 주지 않고 자신의 채널에서 마음껏 홍보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이번 솥두껍을 오픈할 때도 나는 김 대표와 머리를 맞대고 컨셉과 전략, 스토리텔링을 함께 연구했다. 한국에서 가장 안정적인 외식업은 바로 고깃집이다. 해산물에 대한 불신과 더불어 아직은 다양한 확장이 가능한 아이템이며 한국인의 루틴, 리추얼에 적합한 메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거기에 '두꺼비'에 관한 우화를 가져와 브랜드에 접목했다. 부뚜막에서 제물로 바쳐진 주인공을 지켜주던 설화에서 솥두껑을, 그리고 두꺼비를 가져왔다.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두꺼비는 우직하고 두툼한 이미지와 함께 신뢰와 친근한 이미지를 함께 가지고 있지 않은가. 이런 이미지는 상호와 로고 뿐 아니라 솥뚜겅의 손잡이에, 하이볼 잔의 이미지에 그대로 녹아 있다. 김 대표는 고깃집 중에서도 저가형 고깃집으로 포지셔닝을 잡았다. 하지만 저가에서 주지 못하는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와 메뉴의 풍성을 주기 위해 이런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추구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대박의 성공이었다.
현재 '솥두껍 양재본점'은 네이버 양재역 맛집 검색 결과에 4번째로 뜨고 있는 중이다(상단 2개는 광고). 그러나 단순한 오픈 효과로 치부하기에는 이 고깃집 브랜드의 치밀한 준비와 전략이 얼마나 차별화되었는지 모른다. 이에 대해 앞으로 여러 번에 걸쳐 글을 써볼 생각이다. 성공하는 식당 브랜드들이 얼마나 많은 공부를 하는지 알고 나면 이름난 가게들을 바라보는 여러분의 눈빛이 달라질거라 확신한다. 만일 이러한 성공의 실체를 경험해보고 싶은 분은 양재역 솥두껍에 꼭 한 번 들러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