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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스브연 회원들에게 드리는 글

1.


1년 전 이맘 때의 일입니다. 100쇄 이상 찍은 어느 베스트셀러 저자가 일종의 비즈니스 협회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3명의 컨설턴트가 1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비즈니스를 성공시키겠다고 호언장담 하더군요. 저는 해당 모임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그게 왜 불가능한지에 대해 조목조목 따지는 글을 썼습니다. 그랬더니 어떻게 알았는지 제 번호로 그 모임을 만든 저자가 직접 전화를 해왔습니다. 그리고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며 정정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곤 반드시 성공시켜서 1년 뒤 저를 찾아오겠다고 하더군요.


2.


1년이 자났습니다. 오늘 그 모임을 주도한 3분 중 한 명에게 톡을 보내니 그 모임은 올해 1월부로 종료한다고 하더군요.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1년에 1000만원 이상의 회비를 받고 마치 홈쇼핑 광고하듯이 모객하던, 자신감에 넘치던 그 저자의 얼굴도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지금 그 저자의 인스타그램은 삭제되고 없었습니다. 과연 지난 1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3.


저는 어제부터 오늘밤 늦게까지 메일이 오는 알람을 들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설문 결과가 도착하면 메일이 오게끔 해두었거든요. 그리고 메일을 열어볼 때마다 희망과 절망이 오가는 경험을 했습니다. 운영진과는 그 결과를 실시간을 나누었습니다. 마치 시험 점수를 통보받는 기분이었습니다. 지난 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부족한 점도 많았습니다. 이 점 다시 한 번 여러분께 감사와 죄송하다는 마음을 동시에 전하고 싶습니다.


4.


저는 고민하고 있습니다. 과연 2024년에도 스브연 모임을 계속해야 할까? 사실 지난 1년 간 들인 공력에 비하면 제게 남는 수익은 거의 없습니다. 한 마디로 열정봉사를 한 셈입니다. 하지만 이건 짧은 생각입니다. 여러분들과 맺은 관계, 여러분들로 인해 얻은 일의 기회, 이 모임으로 인해 사람들에게 깊이 뿌리 내린 인식들 모두가 저의 자산입니다. 이 점 진심므로 여러분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하지만 그것이 이 모임을 계속할 이유가 되진 않습니다. 여러분이 필요로 해야 이 모임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5.


23분의 투표 결과 운영진을 제외한 재가입 여부는 정확히 반반으로 갈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크게 고민이 됩니다. 하지만 만일 이 모임을 계속하게 된다면 아래의 약속들은 반드시 지키고자 합니다. 1) 12개월이 지난 후 브랜딩의 개념을 확실히 잡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겠습니다. 2) 이 이론에 근거한 우리 스브연 멤버들의 사례를 매달 집중적으로 연구 분석해 내용을 공유하겠습니다. 3) 매달 와인 모임을 통해 자유롭게 서로의 비즈니스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어보겠습니다.


6.


하지만 이건 여러분의 참여가 있을 때 가능한 계획들입니다. 그래서 뼈 때리는 조언에도 지속적으로 여러분께 설문을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고통 없는 성장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1년 간 그래왔듯 끊임없이 여러분의 생각과 고민, 필요를 묻고 그에 도움이 되는 행사와 프로그램만을 진행하겠습니다. 그러나 연초에 정한 큰 계획은 끝까지 반드시 지켜가겠습니다.


7.


그러니 스몰 브랜드의 생존과 성장과 성공에 관한 우리 나름의 노하우와 솔루션을, 지식과 지혜를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꿈꿉니다. 박요섭 대표님의 과일 가게가, 김은송 대표님의 디저트 가게가, 김정훈 대표님의 냉면 프랜차이즈가, 김기엽 대표님의 솥두껍 프랜차이즈가 우리들의 롤모델이 될 만큼 성장하고 성공하는 그 날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우리들 모임이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는 고백을 듣고 싶습니다. 재가입 여부를 떠나 직지만 강한 브랜드를 꿈꾸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응원해주십시요. 5분의 운영진과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움직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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