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5천의 빚을 진 한 사람이 있었다. 매달 250만원씩 13년에 걸쳐 겨우 빚을 청산했다. 하지만 그 삶은 어떤 웃음도 보람도 없는 척박한 시간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밥상머리 앞에 앉은 와이프를 향해 실없는 유머 한 마디를 던졌다. 아내가 자지러지게 웃는 모습을 보며 이 사람은 생각했다. 아, 내가 가진 이 유머라는 재능으로 세상 다른 사람들을 일으켜세워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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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0여 년 이상 강사로, 저자로, 그는 나름의 이름을 브랜딩해왔다. '최규상'이라는 이름은 유머 쪽에서는 꽤나 알려진 이름이 되었다. 총 7권의 책을 썼고 걔중에는 5만 권 이상 팔린 책도 있었다. 다른 책들도 최소한 2,3만 권을 팔았다. 그러나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숨길 수 없는 갈증이 하나 있었다. 왜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유머를 그렇게 가볍게만 보는가 하는 거였다. 유머는 낙담과 우울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강력한 것인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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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가 전하는 유머는 개그맨들이 하는 그런 Funny한 웃음만이 아니다. 해외에서는 Pleasure한 유머들이 얼마나 사랑받는지 모른다. 때로는 유머를 통해 돈을 벌기도 한다. 그는 유머러스한 메시지를 통해 치킨집의 매출을 3배가 뛰게 만들기도 했다. '낙담한 당신을 위한 토닭토닭! 오늘도 수고한 이를 위한 당신이최고닭!' 이런 문자 메시지는 대형 프랜차이즈로 인해 고민하던 치킨집 하나를 살려냈다. 그러나 Money가 되는 유머를 아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 않다. 그는 자신의 업이 제대로 된 대접을 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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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 대표님께 말씀드렸다. 업의 정의를 바꾸셔야 한다. 사람들의 인식 속에 남아 있는 F(funny) 유머를 걷어내고 P(pleasure)와 M(money), S(soul)의 유머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이런 주제로 '유머니스트(humornist)'라는 책을 쓰고, 스스로를 펀 컨설턴트(Fun Consultant)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무엇보다 스몰 브랜드들을 타겟으로 작은 유머 하나로 매출을 바꿀 수 있는 컨설팅과 워크샵을 함께 진행해보자고 말씀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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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반 동안 우리는 구글 밋으로 유머에 관한 온갖 다양한 얘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최 대표님을 바라보는 내 시선도 달라졌다. '유머'라는 주제 하나로 일궈낸 결과들이 생각 이상으로 놀라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앞으로의 온라인 실시간 컨설팅에 항상 함께 해달라고 말씀드렸다. 이 분의 아이디어 하나가 고민하는 스몰 브랜드를 도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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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작고 소외된 업이지만 놀라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이, 스몰 브랜드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그들의 업을 재정의하고 나아가 격을 높이는 동시에 매출까지 올려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첫 실시간 컨설팅은 유쾌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앞으로 매주 수요일 저녁 시간에 이런 분들을 만나려고 한다. 벌써부터 가슴이 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정말 원했던 스몰 브랜드를 살리는 일이라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