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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리는 책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책, 출간 과정이 독특해요. 원래는 채용 공고에 첨부할 160쪽짜리 접객 가이드였거든요. 그런데 알음알음 소문이 나서 정식 출판됐어요."


- '롱블랙(2024.2.5)' 아티클 중에서


8년 된 아이스크림 가게 주인이 책을 썼다. '좋은 기분'이란 책이다. 책 내용은 마케팅이라가보다는 철학 책에 가깝다. 그런데도 한 달 새에 3쇄를 찍었다고 한다. 이 얘기를 듣고 나는 직감했다. 아 이 분은 이미 팬덤을 갖고 계시구나. 그래서 인스타그램을 확인해보니 팔로어 수만 1만이 넘는다. 내 예측이 맞았다.


많은 사람들이 좋은 책을 쓰고 큰 출판사를 만나면 베스트셀러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일단 팔리는 책을 만들려면 저자 자체가 '브랜드'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경우 책은 그런 사람의 생각을 좀 더 멀리 퍼뜨리는 바이럴의 도구가 되는 셈이다.


나는 '비버북스'라는 출판사를 준비하면서 서너 개의 원고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 핵심은 하나다. 저자가 먼저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컨설팅하는 것. 그래서 책이 나왔을 때 그들의 팬이 책을 구매하게끔 하는 것. 그게 가능하다면 저자도 독자도 출판사도 손해보지 않는 기분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장인이 도기를 만들듯 '완벽주의적인' 원고를 준비하는 분들이 있다. 원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는 고집을 부리는 분들이 있다. 죄송하지만 그래선 베스트셀러는 커녕 팔리는 책도 될 수 없다. 독자와 소통하고 그들이 듣고 싶고 읽고 싶은 책을 쓰는 것, 그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책이 될 수 있다고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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