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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치과의 브랜딩은 어떻게 달라야 할까?

1.


34세의 고모 씨는 트라우마가 있다. 어린 시절 치과에서 치료를 받을 때의 일이었다. 너무 무서운 나머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자 의사는 아이의 손을 누른채 강제로 주사를 놓았다고 한다. 그 이후로 그녀는 주사 바늘과 치과를 둘려워하게 됐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다래끼 수술을 받기 위해 전신 마취를 해야 할 정도였다.


2.


하지만 치아의 상태가 임플란트를 하지 않으면 안될 그런 상황에 이르자 그녀는 무려 서른 군데의 치과를 찾아다녔다. 일단 자신의 주사 공포증을 이야기하고 마취 크림과 같은 치료가 가능한지를 전화로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대응은 하나같이 차가웠다. 귀찮아 하는 빛이 역력했다. 그런데 단 한군데 공감해주고 걱정해주는 치과가 있었다. 바로 '내인생치과'였다.


3.


그녀는 내인생치과에 대해 조금 더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임플란트 시술을 가르치는 의사들의 선생님이란 사실을 추가로 알게 됐다. 신뢰를 갖고 병원을 찾았다. 그리고 6개월째 치료를 받으며 임플란트 시술도 받았다. 나는 그 이유에 대해 물었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따뜻하고 믿음이 간다고 했다. 환자를 기다려주고, 얘기를 들어주고, 심지어 인형을 쥐어줄 때도 있다고 했다.


4.


치과에 대한 공포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이분처럼 공포를 넘어 병적인 지경에 이른 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인터뷰 때문에 내인생치과와 전화로 통화한 적이 있었다. 전화가 끝나자마자 간단한 병원 소개와 찾아오는 길을 안내하는 카톡 문자가 도착했다. 이런 세밀한 환자와의 소통이 어쩌면 그녀의 마음을 활짝 열게 한 것은 아닐까.


5.


그녀는 서른 군데의 병원을 전전하며 느낀 공통점을 '차가움'으로 이야기했다. 사실 내가 의사라도 모든 환자들에게 상냥하긴 힘들 것이다. 치료 그 이상의 무언가를 굳이 제공하려 들지 않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병원은 최선의 치료 위에 무언가를 하나 얹어 환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진심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와이프는 가장 가까운 치과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하냐며 반문한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다르다.


6.


치과처럼 환자들의 선택이 어려운 대상도 없다. 우리는 의료 지식이 없다. 의사들의 실력 차이가 실재하는게 사실이지만 그걸 평가하기엔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거의 없는 우리다. 그러나 우리는 '진심'을 느낄 감각은 있다. 환자를 돈으로 대하는 의사와 마음 속 깊은 불안까지 읽어내는 치과를 구분할 능력이 우리에겐 있다.


7.


예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는 과정이라고 어느 책에서 읽었다. 브랜딩도 마찬가지다. 이 병원이 가진 진심이나 정직과 같은 가치를 환자들이 눈으로 보고 경험하게끔 하는게 바로 브랜딩이다. 나는 곧 있을 내인생치과의 리뉴얼 작업 때 환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따옴표로 묶어 병원 곳곳에 적어보자고 말씀드렸다. 병원의 입장이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 전하고픈 메시지를 읽는 기분은 분명 다를 것이다.


8.


치과의 본질은 치료다. 음식의 본질은 맛이다. 하지만 이렇게만 생각하고 말면 브랜딩, 측 차별화는 요원해진다. 마치 아시아 축구처럼 모든 영역에서 평준화가 이뤄진 지금의 비즈니스 환경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병원은 환자의 '만족'을 최고의 가치로 삼았다. 그리고 그걸 세상에 표현하고자 나를 불러 주었다. 내가 할 일은 이 병원이 가친 정직, 진심, 만족이라는 가치를 눈에 보이게끔 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이 일이 재밌고 보람되다. 과연 그 결과가 어떠한지, 이 병원의 리뉴얼 후에 꼭 한 번 찾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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