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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팔아야 하는건 제품이 아니에요, 그들의 불안이에요

‘그녀는 페이퍼를 넘기던 중 종아리 정가운데 박혀 있는 자신의 체모 한올을 발견했다. 아마도 팬티스타킹을 신던 중 속옷에서 떨어져 그곳에 붙은 모양이었다. 체모는 다른 털과는 충분히 구별될 수 있는 윤기와 웨이브를 가지고 있었다.’


 - 김애란,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 중에서...





수십 년 간 발명을 해온 어느 대표가 전혀 새로운 개념의 치간 칫솔을 만들었다. 하지만 제작에 들인 공의 십분의 일도 신경쓰지 않은 온라인 상세 페이지를 보고 팀장인 대표의 조카가 나를 찾아왔다. 하지만 나는 이 물건의 쓰임새가 도통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보통의 치간칫솔처럼 시원하게 잇 사이를 뚫어주는 상쾌함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쑤시개 같은 파괴력도, 워터픽 같은 시원함도 없었다.


하지만 팀장은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다. 일본에서 발간된 책자를 비롯 다양한 해외 기사, 관련 카페 등을 탐방해온 결과를 계속해서 내게 가져다 주었다. 그렇게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가 이 제품의 미세모가 플라그 제거에 충분하다는 점이었다. 상쾌함이 파괴력, 시원함을 포기한 대신에 연약한 잇몸을 보호하며 꼭 필요한 치석만 제거해준다는 깊은? 뜻이 있었다. 그와 나는 오랫동안 이 제품을 호소할 장점들을 모으고 또 모으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는 일단 이 제품의 정체성부터 확실히 하고 싶었다. 칫솔은 아니다. 보통의 치간칫솔도 아니다. 식사 후 몇 시간 동안 플라그는 점액질 형태로 우리 치아 사이에 존재한다. 그 와중에 설탕 가득한 음료나 커피 등을 마시면 조금씩 치아에 착색되기 시작한다. 교정기라도 착용할라치면 이 문제는 심각해진다. 그때 사용 가능한 것이 바로 이 치간칫솔 '덴티픽스'의 쓰임새다.


'인스턴트 에티켓 치간칫솔, 덴티픽스'


내가 잡은 리드 카피다. 나는 계속해서 상상해 보았다. 이 치간칫솔이 쓰일 법한 장면을 여러 가지로 상상해 보았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장면을 써볼 수 있었다.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화장실에 들른 순간,

하얀 이 사이로 뭔가 묻은게 보입니다


어렵게 마련한 소개팅 자리 거울을 들었습니다

잇몸 사이로 깻가루가 보이네요.


수년 공들인 면접 시간입니다

창문 사이로 비친 내 잇몸에 뭔가가 보입니다.


따로 양치질을 할 수 없는 급박하고 중요한 순간,

빠르고 편리하게 에티켓을 지킬 수 있는

인스턴트 치간칫솔, 덴티픽스를 소개합니다."


내가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한 건 바로 청결과 에티켓을 끔찍히도 중시 여기는 사람들의 불안이었다. 사람들은 칫솔과 치간 칫솔에 익숙해져 있다. 깊이 고민하지 않도 당연한 듯 그 제품을 산다. 하지만 칫솔은, 특히 치간칫솔은 파괴적이다. 이 사이를 벌어지게 하기 쉽고 연약한 잇몸을 자극한다. 그런데 이 덴티픽스는 그런 자극이 없다. 게다가 양쪽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 치아와 잇몸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다.


"구강 관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칫솔입니다.

기본이면서 효과적인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식 등의 다른 이유로 칫솔질을 하기 힘들 때

소중한 내 치아와 잇몸을 최대한 건강하게 지킬 수 있는

제품이나 방법은 혹 없을까요?


중요한 순간 빠르고 편리하게, 인스턴트 에티켓 치간칫솔"


기존 칫솔을 부정하진 않는다. 구강 관리에 칫솔만한게 어디 있겠는가. 내가 노리는 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급박한 순간이다. 중요한 미팅 자리를 앞두고 슬쩍 들른 화장실에서 잇몸에 끼인 고춧가루를 발견하는 것, 그때 내 주머니나 핸드백에 덴티픽스가 있다면 얼마나 안심이 될까. 만일 이런 설득히 가능하다면 덴티픽스는 늘 몸에 지니는 상비 용품이 된다. 일상의 루틴이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더 바랄게 없다.


나는 이 글을 쓰면서 김애란의 소설 ‘그녀가 잠 못 드는 이유가 있다’ 라는 소설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덴티픽스는 단순히 제품의 쓰임새를 팔지 않는다. 그들의 깊숙한 불안과 결핍과 문제를 판다. 그들의 불안을 해소해주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 이것이 내가 배우고 내가 현장에서 써먹고 있는 브랜딩의 실체다.





p.s. 이 아디어는 초안이며 두 번째 안으로 교정기 착용자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치아 교정 중에도 아름답고 편리하게, 교정 전용 치간칫솔'


• 교정기 사용으로 인해 심적, 미적, 금전적으로 힘든 경험

• 요즘은 많은 아이들이 엄마 때문에 교정기를 착용하는 경우가 많음

• 이가 난 후가 아닌, 이가 나기 전에 공간 유지 장치를 끼우고 다님

• 일반인들보다 치아관리가 많이 어렵고 복잡한 교정기 사용자들에게 더욱 효과적

• 교정장치(브라켓) 주위나 철사 아래, 그리고 철사안쪽은 양치질이 어려움

• 그로 인해 음식물의 찌꺼기로 인한 플라그가 쉽게 생겨 충치나 잇몸염증이 쉽게 생기며 치아나 교정제품에 쉽게 착색이 진행

• 덴티픽스는 (철사) 등 칫솔질이 어려운 부분까지  정교하게 청소가 가능하다

• 교정시에는 잇몸이 많이 약해져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양치질을 할 때 아파하시는 분들이 많음

• 잇몸에 문제가 있어 고통을 겪고있는 사람들, 특히 교정기를 사용해 예전보다 잇몸이 많이 약해져 신경이 많이 쓰이는 사람들

• 워터픽같은 구강세정제는 가격적인 문제와 휴대성의 문제 그리고 꼭 화장실같은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불리

• 적절한 수압을 찾지 못하면 오히려 잇몸에 상처나 염증을 일으킬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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